우연히 마주쳐 인사하면 그 누구보다 따뜻하게 인사해 줄 것 같은 (내적으로 친밀한) 김경일 교수님!
김경일 교수님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인지심리학자로 고려대학교에서 학부와 대학원을 마친 후 텍사스 주립대 심리학과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인지심리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 아트 마크먼 교수의 지도하에 인간의 판단, 의사결정, 창의성에 대해 연구했으며 현재 아주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어쩌다 어른>, <세바시> 등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며, 고민을 풀어가고 좀 더 나은 삶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방송을 통해 만난 교수님은, 우리나라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보다듬어 주신다. 그분의 책이 나왔으니 어찌 안 볼 수 있을까.
책 제목은 <마음의 지혜>, '내 삶의 기준이 되는 8가지 심리학'의 부제를 달고 있다.
부제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8개의 장으로 나누어 삶에 있어서 중요한 것들에 대한 심리학적 접근을 통해 좀 더 나은 태도, 지향을 생각해 볼 수 있고, 삶을 되돌아보며 좀 더 긍정적인 시선으로 나와 만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목차는 아래와 같다.
1장. 사람을 대하는 자세
2장. 행복을 만끽하는 지혜
3장. 일을 해나가는 지혜
4장. 사랑을 지키는 지혜
5장. 돈에서 자유로울 지혜
6장. 성공을 꿈꾸는 지혜
7장. 죽음을 준비하는 지혜
8장. 그래도, 미래

인간관계, 행복, 사랑, 일, 돈, 성공, 죽음,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미래, 삶에 대한 이야기와 조언들이다.
"외로움 때문에 나쁜 관계를 선택하지 마세요"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인간관계에 대한, 사람을 대하는 자세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외로움을 자주 느끼는 사람은 나쁜 관계라는 것을 알면서도 타인과 접촉을 많이 하는 경우 '나를 유혹하는 사람, 나를 이용하는 사람이지만 그런 사람이라도 만나 마음을 줘버리는 것이다.' 이런 경우, '남는 에너지를 나쁜 관계에 소비한 건 아닌지 체크해보고 이럴 때에는 나의 자원을 쓸 수 있는 다른 분야를 찾는 게 도움이 된다.' '보고 싶은데 피곤하다, 기대되는데 가기 싫다 - 이런 상반된 감정이 동시에 드는 것은 비정상적인 것이 아니라고 한다.
" 사회적 에너지를 어느 정도 쓸 때에 나는 최적의 만족감을 느끼는가. 이것은 우리들이 마땅히 해야 하는 아주 작은 고민입니다. 하지만 작은 고민이 쌓이고 쌓이면 큰'스키마'가 됩니다. 스키마를 단순하게 설명하면 여러 정보를 통합하는 한 사람의 직관 체계입니다. 스키마는 쉽게 만들어지는 게 아닙니다. 따라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Try and Error',즉, 실행과 실패를 반복하는 게 아닐까요? 만약 지쳐서 주변 관계를 끊어내고 싶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세요. 나쁜 관계가 아니라면 적절한 선에서 조절해도 되니까요."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적절한 거리 두기를 통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두 가지 상반된 감정이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것, 재빠른 손절과 관계를 끊겠다는 극단적인 결심보다는 조금 거리를 두고, 멀리 떨어져서 생각해 보는 것이 교수님의 조언이었는데 사람들 대하는 지혜 파트 가 특히나 사람 관계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요즘,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행복을 만끽하는 지혜도 흥미로운 부분이었는데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 대한 언급이 특히나 재미있었다.
'이순신 장군의 숭고하고도 장엄한 기록이 페이지마다 가득 차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책을 펼친 독자들은 대부분 실망하고 말아요. 전투를 앞둔 장군의 고뇌와 번민도 나와 있긴 하지만 생각보다 그 비중은 매우 적습니다... 오늘 날씨가 좋았다. 경치가 예뻤다. 저녁에 뭘 먹었다. 누구와 농을 주고받았다. 활을 쏘았다. ... 이처럼 사소하기 짝이 없는 한두 줄의 기록이 <난중일기>거든요.', ' 이순신 장군이 어떤 난관이 있을 때, 습관처럼 작지만 소소한 기쁨을 주는 행동을 하고 그다음 날 주저하지 않고 일어나는 패턴이 보이는 것도 같았습니다.'
"아주 사소하고 소박하지만 나를 살짝 힘나게 해주었던 것들"에 대한 기억과 기록이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라고 하는 확신을 책을 읽으면서 새삼스레 깨닫게 된다.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되고, 어른이 되었다. 나는 그만큼의 지혜를 가지고 어른답게 생각하고 대처할까? 아니다. 그래서 어쩌다 어른, 같은 프로그램에서 접하는 교수님의 조언들에 공감하고, 마음을 다시 잡곤 했었다. 그리고 이제 교수님이 이야기해주는 8가지 마음에 대한 이야기와 지혜를 떠올리며, 소소한 행복, 더 나은 미래, 더 나아질 나 자신을 떠올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