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유의 글쓰기 상담소 - 계속 쓰려는 사람을 위한 48가지 이야기
은유 지음 / 김영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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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소녀도 아니었다. 어릴 때부터 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도 적었고, 중고등 시절에는 책과 친한 편도 아니었기에 방학 무렵이면 독후감, 글짓기는 나에게 가장 하기 싫은 과제였다. 그럼에도 대학교에서 첫 직장에서 자의와 타의로 글을 써야 하는 상황을 선택하거나, 선택해야 하는 상황을 맞닥트리게 되었다. 글쓰기가 재밌는 과제가 아니었음에도 왜 그렇게 꾸역꾸역 나는 글쓰기를 했을까. 지금 이 서평이라는 것을 쓰게 되는 상황마저도 그렇다. 글쓰기를 정해진 분량을 채우는 글쓰기도 어려워 하는 글쓰기에 재능이 없는 내가, 지금 이렇게 서평단이라는 것을 하게 되는 상황을 만든다.

대학에 들어가면서 신문과 잡지의 에세이와 칼럼을 접하고 그런 글들을 좋아하게 되었다. 문학은 잘 몰랐지만, 개인의 삶과 목소리가 녹아든 글들을 좋아했던 것 같다. 언제인지는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런 좋아하는 글을 만나고 알게 된 사람이 '은유' 작가였다. 모든 글을 읽지는 않았지만, 책이 나오면 읽어보고 인스타 팔로우를 하며, 종종 접하게 되는 작가의 글과 말이 좋았다.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는 은유 작가의 글쓰기와 관련한 세 번째 책이다. <글쓰기의 최전선>, <쓰기의 말들>이 그전에 나온 책들이다. 이외에도 산문집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다가오는 말들> 인터뷰집 <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있지만 없는 아이들> 등이 있다.

이 책은 작가가 2020년, 2021년 네이버 오디오 클립에 연재한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의 내용들과 글쓰기 수업, 강연 등에서 접했던 이야기와 글쓰기 사례 등을 담고 있다.

1. 혼자 쓰다가 주저한다면

2. 일단 써보고자 한다면

3. 섬세하게 쓰고 싶다면

4. 계속 쓰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면

4개의 카테고리로 나눠서 해당하는 질문들에 대한 조언, 사례, 작가의 이야기를 전해준다.

[ 1. 혼자 쓰다가 주저한다면]에서는 - 혼자 글 쓰는 사람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재능이 없으면 글쓰기를 그만 두어야 하나요?, 솔직하고 정직한 글이 좋은 글인가요?, 글쓰기로 고통을 치유할 수 있을까요? 등에 글쓰기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나올 만한 글쓰기에 대한 궁금증을 나누는 자리이다.

[ 2. 일단 써보고자 한다면]에서는 글을 쓰고 있는, 쓰기 시작한 사람들의 질문을 담고 있다. - 글감을 어떻게 고르나요?, 첫 문장을 어떻게 쓰면 좋을까요?, 글을 마무리 짓기가 어려워요., 제목을 잘 지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등이다.

[ 3. 섬세하게 쓰고 싶다면]에서는 - 글 쓸 때 피해야 할 혐오 표현으로 어떤 것이 있나요?, 비유를 잘 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간결하고 쉬운 글이 좋은 글인가요?, 어떻게 하면 긴 글을 쓸 수 있나요? 등 좋은 글쓰기 방법들에 대한 질문들이 주로 담겨 있다.

[4. 계속 쓰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면]에서는 좋은 책이란 어떤 책인가요?, 글을 잘 쓰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하나요?, 책 리뷰는 어떻게 쓰나요?, 글 쓰는 시간 사수 방법, 나만의 스타일과 문체를 사수하는 방법, 작가가 되려면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가에 대한 글과 더불어 은유 작가에게 궁금한 질문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상담에서나 강연에서 나오는 질문들은 "글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이나 이미 쓰고 있는 사람이나 책을 낸 사람이나" 놀랍게도 비슷한 내용이라고 한다. 아래 사진에서 책에서 담고 있는 질문들을 살펴 볼 수 있다.



이 책의 부제가 계속 쓰려는 사람을 위한 48가지 이야기인 것에서 알 수 있듯 48가지 글쓰기와 관련한 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쓰는 사람, 계속 쓰려는 사람이 되려는 건 무엇인가 삶에서 추구하는 것, 변화되는 것이 있기 때문일 텐데 은유 작가에게 글쓰기 전과 후, 가장 달라진 점이 무엇일까?


이 책의 부제가 계속 쓰려는 사람을 위한 48가지 이야기인 것에서 알 수 있듯 48가지 글쓰기와 관련한 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쓰는 사람, 계속 쓰려는 사람이 되려는 건 무엇인가 삶에서 추구하는 것, 변화되는 것이 있기 때문일 텐데 은유 작가에게 글쓰기 전과 후, 가장 달라진 점이 무엇일까?

"읽는 사람 은유로 살다가 쓰는 사람 은유가 됐고. '은유'는 저를 '글쓰는 나'로 만드는 주문이었습니다. 즉, 은유라는 이름을 쓰고 부터는 나를 중심에 놓는 삶을 산다고나 할까요. 김지영으로 살 때보다 나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월등히 늘었어요. '김지영들'처럼 살기도 결코 쉽지 않지만, 은유가 된 후로는 내 욕망과 내 방향을 찾아갈 수 있어서 힘들어도 좋았습니다."

" 지금 생각해보니 저의 몸부림이 단지 글만 잘 쓰는 게 아니라 자신과 세상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이동시키려는 욕망과 욕심에서 비롯된 것 같아요. "

" 정리하자면, 글쓰기 전과 후 가장 달라진 점은 크게 두 가지네요. 더 나은 내가 되려고 노력하게 됐다는 것, 타인을 존중하게 되었다는 것. "

그러면서 미셸 푸코의 말을 인용하면서 글쓰기는 '내 생각에 몰입하고 그걸 다시 의심하고. 그렇게 내가 변해가는 과정을 기록하는 일'이라고 이야기한다.

내가 누구인지 묻지 말고 내가 계속 같은 사람인지도 묻지 마라. 아마도 나와 비슷한 한 사람 이상의 사람들이 아무런 얼굴도 갖지 않기 위해 쓰는 게 분명하다. - 미셸 푸코

작가는 들어가는 말 낙타의 언어에서 사자의 언어로 에서 니체의 인간 정신의 성장의 세 단계, 낙타 - 사자 - 어린아이 (낙타는 의심 없이 주어진 짐을 지고 가는 수동의 정신을, 사자는 '너는 마땅히 해야한다'는 명령을 거부하고 '나는 하고자 한다'라고 선언하는 부정의 정신을, 어린아이는 스스로 굴러가는 수레바퀴, 기쁨, 긍정의 정신을 상징한다 - 본문 인용-) 인용하면서 '모성 이데올로기를 내면화한 채 온갖 역할의 짐을 떠안고 일상의 사막을 거니는 한 여자'를 발견하고 이후, 낙타에서 사자로 변신 하고자 하는 마음이 '글을 낳았다'고 이야기한다.

 작가는 들어가는 말 낙타의 언어에서 사자의 언어로 에서 니체의 인간 정신의 성장의 세 단계, 낙타 - 사자 - 어린아이 (낙타는 의심 없이 주어진 짐을 지고 가는 수동의 정신을, 사자는 '너는 마땅히 해야한다'는 명령을 거부하고 '나는 하고자 한다'라고 선언하는 부정의 정신을, 어린아이는 스스로 굴러가는 수레바퀴, 기쁨, 긍정의 정신을 상징한다 - 본문 인용-)를 인용하면서 '모성 이데올로기를 내면화한 채 온갖 역할의 짐을 떠안고 일상의 사막을 거니는 한 여자'를 발견하고 이후, 낙타에서 사자로 변신 하고자 하는 마음이 '글을 낳았다'고 이야기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지금 나 자신보다 아이의 엄마로 살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이렇게 무엇인가, 나를 잃지 않기위해? 미약하게나마 서평단의 이름을 달고 쓰고자 하는 사람이 되려는 것인지도 모르겠고 말이다.

그런데 작가는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 낙타를 다시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인생에 쓸모없는 것은 없다고, 엄마로 살면서 길러진 낙타의 근면함과 수동성이 나를 쓰는 자리에 데려다 놓았고 나는 '그래도 계속 쓰는 사람'으로 살게 되었다."고.

이 책은 글쓰기와 관련한 질문들과 답글로 이어져 있는데 글 쓰기와 관련 된 조언 외에도 글 속에 담긴 작가와 쓰고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깊은 공감을 느낄 수 있었고, 위로와 토닥임을 받는 듯 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나와 같이 쓰기를 시작하는 사람들, 특히 쓰려는 '엄마'들이 함께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출판사의 도서지원을 받아 미자모서평단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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