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시기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난 후 할인매장에서 악기점을 지나지 않았더라면, 지금까지도 나는 방 한구석에서 매일 밤 포도주의 코르크 마게를 따고 만취한 상태로 잠이 드는 생활을 반복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생활이 잘못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고 나니 모든 것이 과정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사고 때문에 그 문장이 떠올랐고, 그 문장 때문에 술을 마시게 됐고, 술 때문에 악기점을 발견한 것이다.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것들이 한 줄로 연결되는 순간, 삶이 바뀐다. 그 줄을 길게 늘인 것이 한 인간의 삶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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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구경거리의 세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다 꾸며낸 것 

하지만 네가 나를 믿어준다면 

모두 다 진짜가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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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이해해가고 있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 대해.  

부모와 자식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점차 멀어져가는 서로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며 이별하는 사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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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그래서 실은, 누군가를 상상하는 일이야. 시시한 그 인간을, 곧 시시해질 한 인간을... 시간이 지나도 시시해지지 않게 미리, 상상해 주는 거야. 그리고 서로의 상상이 새로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서로가 서로를 희생해가는 거야. 사랑받지 못하는 인간은 그래서 스스로를 견디지 못해. 시시해질 자신의 삶을 버틸 수 없기 때문이지. 신은 완전한 인간을 창조하지 않았어, 대신 완전해질 수 있는 상상력을 인간에게 주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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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 뿔테안경을 쓰고 있는 그의 얼굴엔 거창한 야심이 사라진 대신, 회사원다운 조심성과 규칙성이 엿보인다. 그는 말하자면, 행복해지길 원하기보다는 단지 불행해지는 게 두려운 나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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