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상들을 보니, 내가 만일 작가라면 길고 긴 장편 소설을 쓸 수 있을 것 같아. 나이든 이분들도 모두 이전에는 젊었을 테고, 누구나 길고 긴 이야기를 간직하고있을 텐데.....정말로 긴 이야기를!-굽은거울_7쪽
그건 굽은 거울이 내 아내의 못생긴 얼굴을 온통 비틀고 변형시켜, 그 얼굴이 우연히 아름다워졌기 때문이었다. 마이너스 곱하기 마이너스는 플러스니까.-굽은거울_9쪽
어느 멋진 밤, 그 못지않게 멋지게 차려입은 회계관리 이반 드미뜨리치 체르뱌꼬프는 특석 두 번째 열에 앉아 오페라글라스를 들고 <코르네빌의 종>을 보고 있었다. 그는 오페라를 보며 더없는 행복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소설들에는 이 <그런데 갑자기>가 너무 자주 나온다. 하지만 작가들의 이 말을 쓸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만큼 인생에는 갑작스러운 일들이 가득한데! 그런데 갑자기 얼굴이 일그러지고 정신이 아득해지며 숨이 멎는가 싶더니....눈에 오페라글라스를 떼고 몸을 구부리자마자....에취!!! 재채기를 했던 것이다.-어느관리의죽음_10쪽
체르뱌꼬프의 뱃속에서 뭔가 끊어졌다.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하고, 그는 뒷걸음쳐 거리로 나와 간신히 걸었다.....기계적으로 집에 도착해 제복도 벗지 않고 그는 소파에 누웠다. 그리고....죽었다.-어느관리의죽음_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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