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과 일각수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권민정.허진 옮김 / 강 / 2004년 8월
평점 :
품절


한땀 한땀 태피스트리를 엮듯이 써내린 소설. 트레이시 슈발리에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소설은 <진주 귀고리 소녀>일 것이다. <여인과 일각수>도 전작처럼 예술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상상력으로 쓰여진 작품이다. 어쩌면 진주 귀고리보다 훨씬 생동감있고 재미있는 작품이다. 주인공들이 성적인 열정을 스스럼없이 드러내놓는 장면은 다소 민망하기도 했지만, 한땀한땀 공들여 짠 이 작품은 대단히 매력적이다. 옛시절의 장인들의 땀이 고스란히 느껴지기도 한다. 리시에는 천민이라고 할 수 있는 직공에 불과하지만, 자부심과 예술에 대한 경외감을 가지고 일을 한다. 태피스트리를 짜는 장면을 읽고 있노라면 마음이 경건해진다. 옛시절을 이렇게 생생하게 살려낸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노력과 재능에 박수를 보낸다. 고전 소설을 읽을 때의 깊은 감동과 재미를 주는 책. 좋은 경험이었다. 이것이 그녀의 최고의 작품이 아니기를.....

사실 최신작 <시인과 서커스>는 다소 산만하고 재미가 떨어진다. 아마존닷컴의 서평들을 보니 신작에 실망했다는 사람들이 꽤 많은 것을 보면 <시인과 서커스>는 작가의 노력에 비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작품임에 분명한 것 같다. 트레이시 슈발리에 같은 재능있는 작가도 항상 좋은 작품만을 쓸 수 없나보다. 그래도 그녀의 실력을 믿기에 <시인과 서커스> 이후의 새로운 작품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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