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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의 여왕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지음, 김수진 옮김 / 시공사 / 2003년 11월
평점 :
품절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을 확인케 해준 책이다.
책 뒷표지에 화려하게 실려 있는 언론의 극찬들은 도대체 어디서 기인된 것일까?
그것을 쓴 인간들은 제대로 책을 읽어보기나 했는가?
아니면 끝부분만 읽었는가?
그도 아니면 번역의 오류인가?
이 책을 구입한 후로 몇달에 걸쳐 읽었는지 잘 기억도 나지 않는다.
지난 겨울부터 읽기 시작해 이제서야 겨우 다 읽었다.
한 페이지를 두고 몇번을 읽어도 도대체가 문맥을 알 수 없으니
진도 나가기가 보통 일이 아니었다.
이건 아마도 번역과 편집의 무성의함이 이루어낸 합작품이지 싶다.
그나마 절반을 넘겨서 뒷부분에 가서야 조금 읽을 만했으니.
이것은 그야말로 인내심의 시험이었다.
중간에 책을 집어던지고 싶었던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고,
그때마다 '책값이 아까우니 끝까지 읽어보자'는 심정으로 버텼다.
남부의 여왕 테레사 멘도사.
그녀의 삶을 그려내는 방식은 지극히 헐리우드적이었다.
확실히 영화를 책으로 옮겨놓은 것이다.
계속 헐리우드 영화의 냄새가 폴폴 풍겨났고, 이것을 소설이 아니라 영화로 보았다면 그나마 조금 보기 편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조금 참아줄 만했던 것은 끝부분에 가서 보여준 '조그만' '아주 조그만' 감동의 편린이랄까.
이 책을 읽고 싶은 독자들은 꼭 인내심 있는 분이어야 하겠다. 좀 지루해도 참고, 조금 짜증나도 참고, 리콜하고 싶어도 참고, 총 700페이지 분량 중 절반 이상을 그냥 참고 볼 수 있는 분이라면 뒷부분은 조금 재미를 느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