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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 하트 치료실 2
오키노 요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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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누구에게나 한가지쯤 말못할 마음의 상처를 갖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비록 남 보기에 하찮고 보잘 것 없는 것일지라도 당사자에게는 두고두고 가슴을 콕콕 찌르는 그런 것 말이다. 그런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하고 감동을 느낄 거라고 단언한다.

사에는 전문 간호학교를 나와 의사와 결호하겠다는 목표로 간호사 노릇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에겐 특별한 재능이 있는데, 다른 사람의 마음에 어떤 아픔이 있는지를 잘 찾아내는 것. 그리고 끈기를 갖고 진심으로 그 상처를 다독여주는 것이다. 항상 환자와 함께 울고 웃고 싸우고 떠들썩하게 지내는 사에. 환자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기 위한 응급 하트 치료실. 그 속에서 벌어지는 훈훈한 이야기들이 연작으로 되어 있다.

이 가을 마음이 쓸쓸한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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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속에 1
강경옥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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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들어 하늘을 바라보면 새카만 어둠 너머로 은가루를 뿌려놓은 듯 가슴 설레이게 반짝이던 것들…. 그 별빛 속 하나 가득 떠오르던 이야기들… 내 인생의 큰 전환점에서 깊은 감동을 주었던 이야기. 그것은 <별빛 속에>이다.

푹푹 찌는 무더위에 휴식이라고는 없는 고3 생활. 여름방학 내내 선풍기 하나 없는 교실에서 땀을 흘리다가 저녁 먹으러 가는 행렬에 끼어서 교문을 나서면 저녁밥을 제쳐두고 한달음에 가던 곳. 다름 아닌 만화방이었다. 만화책 한 권 보는데 오십원 백원하던 그 시절. 그때는 만화라면 순정만화(그것도 대부분 비슷한 러브스토리)뿐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때 보았던 그 많은 만화중에 기억나는 것은 오직 하나뿐이다. 웅장한 스케일에 전혀 새로운 상상력, 그리고 가슴을 에이는 슬픈 러브스토리(심리묘사의 귀재라는 작가답다)가 사람들의 시선도 잊고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밤. 습관대로 밤하늘을 쳐다보았다. 그 어느 때보다 눈부신 어둠, 슬픈 별빛. 목이 뻐근하게 아파왔지만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마치 거기서 레디온(나의 우상)의 모습이 보일 것 같은 설레임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나는 그때부터 순정만화를 읽지 않게 되었다. 어느 것을 보아도 '별빛 속에'의 그 감동을 다시 찾기는 어려웠다. 그 장면 하나하나가 가슴에 새겨져 책갈피에서도 백지 위에서도, 견디기 힘든 운명 앞에 당당히 맞서는 한 소녀와 그 소녀를 사랑한 그의 모습이 아른거렸기 때문이다.

어떻게 그런 상상을 할 수 있었을까? 초능력과 블랙홀과 사차원의 공간과 지구와 카피온, 그리고 저 우주와 그곳을 넘나드는 사랑. 이 넓은 우주에 생명을 가진 별이 지구 하나뿐이랴. 사랑을 하는 것이 어디 인류뿐이랴... 보이지 않아도 어딘가 존재하고 있을 카피온. 지구의 지배자라는 오만에 더 넓은 세계를 보지 못하는 인류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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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 시리즈 21 - 뜨거운 사슬
카미야 유 / 학산문화사(만화)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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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비단 21권에 대한 얘기만은 아닙니다. 전 스물한권 모두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미궁시리즈를 읽고 있으면 인간 심리의 복잡미묘한 부분에 대한 작가의 통찰력에 놀라게 된다. 죄를 지은 사람이건 피해를 입은 사람이건 마음 속에 드리운 빛과 어둠의 공존에는 별 차이가 없다. 코노미 친구의 보석가게에서 벌어진 사건이나 영화 감독의 이야기에서도 역시 마찬가지 패턴을 볼 수 있다.

죄를 범한 이들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 혹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죄를 짓고 그것이 발각될까봐 두려워한다. 죽은 사람이 착한 사람이건 상종 못할 악인이건간에 죄를 지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으며 그들도 그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것이 비단 그들뿐일까?

누구나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데서는 두려워하며 뒷걸음질 치는 것이 보통이다.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빛이라면, 그 후에 올 세상의 질시와 법에 의한 처벌 같은 것은 빛에 따르는 어두운 그림자인 셈이다. 그리고 보통의 인간들은 모두 어둠을 두려워한다. 그런 인간의 빛을 끌어내는 것이 야마다, 어둠을 밝혀내는 것이 쿄우이다.

쿄우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잡은 어둠을 잘 포착해낸다. 냉철하고 예리하게, 그러나 그들에게 되도록 상처주지 않고 싶어하는 안타까움을 간지하며 진실을 밝혀나간다. 야마다는 항상 밝기만 하고 생각은 없는 것 같으면서도 쿄우의 서포트를 훌륭히 해낸다.

진실을 밝히고도 괴로워하는 쿄우에게 '넌 잘못이 없어'라며 기운을 북돋아주고, 잘못을 인정하며 좌절하는 사람들에게는 '심판을 받고'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용기를 준다. 이 두사람의 훌륭한 콤비는 마법 같은 치유력을 갖고 있다.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빛과 어둠이 균형을 잃지 않도록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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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헴 폴리스 1
강경옥 지음 / 시공사(만화)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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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헴폴리스를 처음 읽은 것은 80년대 중반쯤이었다. 당시 순정만화계에 SF는 드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더욱이 사람 사는 모습을 그린 것은 말이다.

SF라고 하면 우주선이나 스타워즈, 외계인의 침공, 에일리언 따위를 떠올리기 쉽지만 이 만화에선 그런 것보다 사람 사는 모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시대가 변하고 과학문명이 발전을 해도 사람과 사람이 서로 얼굴 맞대고 살아가는 사회라면 빠질 수 없는 소박한 삶의 단면들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고 본다.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과거에 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아 총도 제대로 못 쏘는 경찰관 라인 킬트, 그리고 아무것에도 구애받지 않을 듯이 자유로운 정신을 가지고 사는 하이아 리안. 이들은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고 사랑을 하고, 때로는 오해로 인해 가슴앓이도 한다.

실제로 21세기중 1년이 지나고 있는 지금 이 작품은 더욱 설득력을 가진다. 20세기 말을 살던 우리가 상상했던 21세기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상상의 세계였지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지극히 현실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람 사는 모습은 어느 시대 어느 장소에서나 별반 다를 것 없다는 작가의 이야기는 친근감 있게 다가온다.

이 작품은 <별빛속에>에서 보여준 작가의 저력이 좀더 자상하고 세밀하게 나타난 것이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 강경옥 작가의 작품 중 두번째로 좋아하는 작품이며 주저없이 별 다섯개를 매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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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 아저씨들의 행방 1
이마 이치코 지음, 이은주 옮김 / 시공사(만화)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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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그래도 많이 나아졌지만 예전에는 동성애라는 것이 무슨 끔찍한 범죄라도 되는 듯 여겨졌다.

바로 얼마전에도 모 연예인의 커밍아웃이 화제가 되어 그가 방송에서 제외되는 사태까지 있었다. 하지만 그는 다른 방송국에서 모습을 보였고 그만큼 우리사회의 동성애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키다리 아저씨들의 행방은 어른의 문제 못지않게 재미있었다. 읽다보면 '이런 사람들도 있구나! 이렇게 유쾌하게 사는구나!'하고 느낀다. 처음부터 끝까지 동성애에 대한 편견이나 불쾌감 같은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단지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 무슨 죄이겠는가. 그것이 어쩌다가 같은 성을 가졌을 뿐.

그래도 동성애를 죄악시 하는 사람이 있다면 묻고싶다. 다섯명의 키다리 아저씨들이 노말이라 자처하는 이들에게 해를 끼치기라도 했는가? 오히려 당신들이 그들의 삶에 얼토당토않은 간섭을 하는 것은 아닌가? 그것은 죄가 아니라 단지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형태의 한 부분일뿐이라고 본다.

물론 주위에 실제로 그런 사람이 있다면 조금 낯설어보이긴 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이 싫어지지는 않을 것이고, 실제로 싫다고 느껴보지 않았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고 권리이다. 그것을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 이 책은 그런 말들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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