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존 레논은 과연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졌다. 그 사람이 비틀즈의 멤버인 것 정도는 알고 있지만. 책을 읽을 수록 대체 커트 코베인을 존 레논과 왜 그렇게 비교 하는지 조금씩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커트 코베인& 코트니 러브 VS 존 레논 & 오노 요코. 이들은 어떤 이들인지..
존 레논과 커트 코베인의 공통점.. 둘 다 천재적인 뮤지션으로 음악적인 대성공과 함께 인기와 부를 모두 거머지고, 정상의 자리에서 어이 없는 죽음을 맞이한 것 정도. 이 정도로 끝났다면 이들의 인생을 엿보는 재미가 덜 했을꺼다. 다행이도 이들에겐 이들 인생의 불청객이자 양념이 되어준 여인네들이 등장해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우러러 보는 최상의 위치에 서있을 때, 진심으로 사랑한 여자를 찾았다는 것 또한 이 둘의 큰 공통점이다. 둘 다 독특하고 개성이 강한 여인을 만나 연애하다 결혼하고, 아이들 낳고.. 그 과정에 있어서는 요란하고 시끄러웠지만, 이 둘 모두 일반적으로 거쳐가는 사람들의 인생 패턴대로 살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라는 말처럼. 음악적인 두 천재는 여자로 인해 다른 운명의 길을 걸었던 것같다. 커트 코베인은 그의 부인인 코트니 러버로 인해 그의 영혼을 갉아먹히며 그의 음악성을 소진시키다 자살에 이르렀지만, 존 레논은 오노 요코와 예술적인 교감을 통해 그녀를 뮤즈로 삼아 음악적인 성장을 해나갔다.
두 책을 읽으면서 내가 판단한 바, 코트니 러버와 오노 요코를 비교한다면? 마이너스와 플러스? 독초와 약초? 설사약과 소화제? 별똥별과 북극성? 정도? 코트니 러버는 오노 요코와 비교하는 걸 굉장히 싫어했다고 하던데, 내가 보기엔 과분하다. 유명 뮤지션을 사로잡은 여자라는 것만으로 그렇게 비교되다니. 오노 요코가 코트니 러버와 비교되어 싫어했다면 몰라도 말이지..
그렇기에 난 음악적으로도.. 인생에 있어서도.. 결혼에 있어서도.. 존 레논이 커트 코베인보다 행복했었다고 본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진실된 사랑을 받을 수 있었고, 진정으로 하나가 될 수 있었으니까. 세상에 둘만 있는 것처럼 세상을 살 수 있었으니까.,, 그렇게 세상에 둘만 남아도 두렵지 않은 사람을 찾아 사랑을 했으니까. 부와 명예, 인기 그 모든 걸 가졌음에도 사랑을 가질 수 있었다니. 참 대단하다. 남들은 그 중에 하나도 갖기 힘든데 말이다.
한 가지 재미있는 건 그렇게 원했던 유명 뮤지션이 되었음에도 그 맛을 다 본 후엔 오히려 그것에서부터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치는 모습들이다. 그것들을 얻기 위해 빼앗긴 자유를 찾으려고 하는 그들.. 난 다시 한번 느낀다. 내가 정말 큰 행복을 가지고 있다는 걸.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로 속상해하기 보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로 난 행복해하련다.
- 연필과 지우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