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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스티브 잡스 ㅣ Who: 세계인물교양만화 18
김원식 지음, 스튜디오 청비 그림, 박원배 감수 / 다산어린이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세월이 참 많이 흘렀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어릴 때는 에디슨이나 아인슈타인, 퀴리부인 같은 이들이 위인전에 등장했는데, 이젠 스티븐 스필버그나 버락 오바마, 오프라 윈프리 같은 이들이 위인전에 나오니 말이다. 21세기의 문턱을 넘어서니, 위인전 인물도 19세기에서 20세기 인물로 바뀐 듯 했다.
애플하면 함께 떠오르는 인물, 스티브 잡스. 나 역시 애플 제품인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지만, 애플이나 스티브 잡스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것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재미있는 만화로 세기의 인물인 스티브 잡스를 알려주고 있는 책을 만나게 되었을 때 너무 반가웠다. 만화라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좋았는데, 나를 더 기쁘게 한 건 중간중간 들어 있는 인물백과였다. 책을 읽다보면 종종 더 자세한 내용이 알고 싶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자료를 찾아보면 좋으련만, 나중에 찾아봐야지 하곤 그냥 넘기기가 일수였다.
헌데 이 책은 그런 독자의 게으른 습성을 어떻게 알았는지. 만화로 다 풀어놓지 못한 스티브 잡스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들을 인물백과라는 코너를 통해 따로 설명해 주고 있었다. 이것은 독자들의 수고를 덜어줄 뿐 아니라, 올바른 정보를 바로 제공해 줌으로써 독자들의 학습 능력을 고취시켜 주었다. 이 한권을 읽고 나자 나머지 시리즈들이 탐이 날 정도였다. 만화로 그려진 책이긴 하지만, 여느 책이 부럽지 않을 현대 위인전 시리즈였다. 그리고 이 시리즈는 아이들에게 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좋은 책 친구가 될 수 있는 소양을 충분히 갖추고 있었다.
책을 펼치자마자 난 놀랄 수밖에 없었다. 스티브 잡스의 성공과 실패에 대한 이야기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세계적인 인물인 그가 입양아였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자신이 입양아라는 사실을 알고 방황하며 힘들어 했던 그를 보면서 그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놀라웠던 것은 그가 히피문화에 심취하고 자신을 찾기 위해 인도 여행을 떠났던 것이다. 21세기를 선도해가며 신기술을 선보이는 지금의 그를 볼 때 전혀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비록 친부모님의 곁에서 자라지 못하고 그 때문에 잠시나마 방황을 하게 되지만, 그는 인복이 참 많은 사람이었다. 스티브를 사랑으로 키운 좋은 양부모를 만난 것도 그렇고,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게 도와 준 선생님을 만난 것이 그랬다. 또 그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시켜준 친구들을 만난 것 역시 그러했다. 그는 그를 이해해주고 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소중한 사람들은 만났던 것이다. 만약 그가 집에 있는 기계를 손대 자꾸 망가트릴 때 그의 양부모가 혼내기만 했다면? 그가 숙제를 해오지 않고 학교수업에 성실히 임하지 않는 것을 선생님이 혼내기만 했다면? 그가 사업을 시작하려 할 때 그의 친구들이 응하지 않았다면? 그는 어떻게 되었을까? 어쩌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스티브 잡스는 없을지도 모른다.
Stay hungry, Stay foolish.
항상 갈구하고, 바보스러움을 고집하라.
- <who? 스티브 잡스> 중에서 -
Think Different!
다르게 생각하라!
- <who? 스티브 잡스> 중에서 -
스티브 잡스는 그의 기계에 대한 호기심을 키워나갈 수 있게 해 주신 부모님과 그가 지적 호기심을 가질 수 있게 이끌어 주신 선생님을 통해 훌륭한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그가 훗날 인생의 많은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을 때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큰 힘이 되었으리란 생각이 든다.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 쫓겨나게 되었을 때도, 심각한 경영난을 겪게 되었을 때도, 그는 흔들리지 않았고, 오뚜기처럼 언제나 다시 일어섰다. 그의 부모님과 선생님이 자신을 믿어주었던 것처럼 그는 그 자신을 믿고 있었다.
이제는 이 시대의 아이콘이 된 스티브 잡스. 그의 끊임없는 열정과 도전 정신을 보면서 나도 왠지 모를 기운이 났다. 나도 그처럼 나 자신을 믿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강한 사람이 된 듯 해서.
- 연필과 지우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