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사 2 - 아리랑 김산에서 월남 김상사까지 한홍구의 역사이야기 2
한홍구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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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언들을 보면, 이중적인 것들이 많은데, 대표적인 것이 ‘아는 것이 힘이다.’ 와 ‘모르는 것이 약이다.’ 이다. 때론 모르는 것이 많아서, 한마디로 무식해서 당하는 경우도 많은 반면, 한편으로는 아는 것이 많아서 화를 자초하는 경우도 많은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상반된 금언이 존재하는 것일테지만, 그 이면을 한 번 살펴보니, 이 두 이야기는 실제로는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는 것이 힘이다’가 이야기하고 있는 ‘아는 것’은 남보다 더 많이 알라는 것이라기보다는 남만큼은 알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보여진다. 남보다 모르면, 여러모로 이용당할 수 있기 때문에 남만큼은 알아야 피해를 입지 않는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모르는 것이 약이다’ 의 ‘모르는 것’도 남보다 몰라도 된다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모르는 것을 구태여 알 필요가 없다는 것이리라. 이렇게 보면 언뜻 상반되어 보이는 두 금언은 결국 ‘남 만큼만 알아라’ 라는 같은 뜻을 가진 말이 되고 만다. 무슨 이야긴고 했더니, 결국은 어두운 시대의 처세술에 대한 이야기였다.

<대한민국史>는 괴롭다. 누군가를 미워하게도 만든다. 이런 건 몰라도 되는데 괜히 알았다는 생각이 곳곳에서 든다. <대한민국史’>를 읽으면서, 필자도 이야기하고 있지만, 진실을 다 안다고 좋은 일도 아니고, 뭐든지 명확한 것도 꼭 좋은 일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든 것은 그 때문이리라. 때론 진실이 오히려 괴롭고 해로운 경우도 있는 것이다. 그만큼 이 책은 우리나라의 현대사의 어두운 면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대종을 이루고 있다. 우리가 애써 외면해 왔던 진실을 마주치는 느낌은 사실 그리 좋은 기분은 아니다. 그러나 그런 괴로움을 마주했을 때만이 역사의 발전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이런 상처를 파헤치는 작업들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러한 괴로움에 대한 의도적 방기는 결국 이 사회가 올바른 것을 알 수 없는 사회가 되도록 하고만, 근본적 이유가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 사회는 여전히 ‘모르는 것이 약’인 사회인 것이 아닐까?

그렇다고 겁먹을 필요는 없다. 이 책은 주간지 연재물을 모은 것이기 때문에 매우 쉽게 읽히기 때문이다. 쉬운 형식에 괴로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저자의 솜씨는 앞으로의 다양한 저작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그러나 저자도 고백했듯이 주간지 연재물의 특성상 참고 자료의 목록이 빠져 있어, 다뤄진 이야기에 대한 좀 더 깊은 이해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아쉬운 점이 있다. 연재 당시에는 그랬다 치더라도 인용이나 주가 단행본 간행 시에 보충되지 않은 점은 매우 아쉬운 점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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