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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ㅣ 네 생각은 어때? 하브루타 생각 동화
왕수연 지음, 이수경 그림, 전성수 감수 / 브레멘플러스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0/0117/pimg_7949291122420004.jpg)
우리나라 고유의 명절인 설날,
하지만 요즘은 우리나라의 명절의 의미가 많이 축소된것 같아요
예전처럼 제사를 지내는 집도 많이 줄었고요
저희 시댁도 교회를 다니기에 명절날 제사를 따로 지내지 않는데요
그래서 저희 아이들은 명절에 대한 고유한 분위기를 느껴보지 못했어요
많은 가족들이 모여서 같이 음식도 만들고 놀고 그런 시끌벅적한 분위기를요
그리고 우리나라 설날의 분위기를 그대로 가르쳐주는 책이 요즘에는 잘 없더라고요
창작책이나 학습에 관련된 책이 더 많은것 같아요
처음에 저도 제사를 지내지 않아서 좋았는데 아이들에게 추석이나 설이 그저 그냥 휴일일뿐인것처럼 느껴지는것 같아서
조금씩 아쉬웠어요
설날에 세배를 하는것말고는 평소에 할머니댁에 가는것과 크게 다르지 않으니까요
이 책을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싶었던 이유는 책 소개에 나왔던 한 마디 때문이였어요
까치설날에 자면 어떻게 되는 줄 알아? 눈썹이 하얗게 세어 버린대!
저는 이 말을 보면서 제 어린시절이 생각났어요
언니 오빠들이 저를 놀린다고 제가 클때까지도 눈썹이 하얗게 된다고 겁주고
아침에 밀가루로 눈썹에 묻은줄도 모르고 하얗게 세어버린줄 알고 울기도하고
그때의 그 즐거웠던 순간들이 새록새록 떠올랐어요
저희 아이들도 이런 이야기는 어디서 들어본적이 없으니
너무 재미있어할것같았어요
책에 나오는 정아도 오빠가 그말을 하니 괜히 잠들기가 무서웠어요
옛날에 그런말이 나온이유는 자지 않고 새해를 맞아야 병에 걸리지 않는다고 믿어서 그랬다네요
아프면 빨리 늙어버리니까 그래서 눈썹이 하얗게 세어버린다는 말이 나왔나봐요
아빠는 지금은 안그러니 자도 된다고 정아를 토닥이셨죠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서 거울을 봤는데 정아 눈썹이 정말 하얗게 변했어요
오빠는 정아를 할머니라고 놀렸고 제가 그랬던것 처럼 울음을 터뜨렸어요
정아 눈썹이 하얘진 이유는 오빠가 정아가 자는 동안 밀가루를 발라 놓아서 그랬던것이였어요
지금이나 옛날이나 오빠들은 어쩔수없는 장난꾸러기인가봐요
정아도 저처럼 속았다는 생각에 저도 빵터져버렸어요
요즘은 이런 풍습을 모르기때문에 이런 장난 자체를 안하는것 같은데
아이들도 재미있어했어요
딸아이는 진작에 알았더라면 장난을 쳐봤을텐데 하더라고요
이번에 같이 책을 읽어서 동생도 알게되어 장난을 못치게 되어서 아쉬워하는 눈치였어요
저도 어릴때는 항상 설날에 각자의 복조리를 마련해서 방마다 걸어두었는데
한참 있고있었는데 책을 보고 떠올랐어요
요즘은 복조리를 걸어두지 않으니 저희 아이들은 이 풍경 조차도 책을 통해서 처음 보는것이였네요
책을 보고나니 아이들이 이번에는 복조리를 사자고 했어요
각자 자기방에 걸어둔다고요
그래서 일년내내 좋은일만 생겼으면 좋겠다고요
아이들에게 가르쳐주지 못한것이였는데 책을 통해서 생각난김에 이번 설에는 복조리를 준비해봐야겠다 싶었네요
설날에는 예쁜 새옷인 설빔을 입고 세배도 하고 세뱃돈도 받아요
그리고 다 같이 떡국을 먹죠
떡국 한 그릇을 먹어야 나이도 한살 먹으니까요
누구나 한번쯤은 그래봤을텐데 정아 역시 떡국을 두그릇을 먹고 세그릇째 먹으려 했어요
왜냐하면 오빠와 나이가 같아질려고요
오빠가 자꾸 놀리고 장난을 치니 나이가 같아지고 싶었나봐요
저도 어릴때는 나이가 많아지고 싶어서 한그릇 더 먹은적도 있고
중학생이 되기싫어서 괜히 떡국을 안먹고 싶다고 한적도 있어서 그런지
이 책은 저의 어린시절이을 참 많이 떠올리게해 준 책이였어요
요즘은 거의 철마다 새옷을 사입다보니 아이들에게 설빔 이라는 개념도 없는것 같아요
새옷이 많고, 그리고 한번씩 살때 몇벌을 사서 놔두다보면 새옷이 집에도 많잖아요
옛날에는 명절이 되어야만 제대로된 옷한벌을 마련할 수 있어서 설빔의 의미가 상당히 컸지만요
책을 읽으면서 오히려 제가 더 많이 공감하게 된것 같아요
제가 어릴때 설날을 보내던 모습이여서요
아이들은 조금 낯설기도 했지만 이런게 설날의 모습이라는것을 책을 통해서 느껴볼 수 있었네요
이 책은 하브루타 그림책 답게 4장의 하브루타 생각카드가 담겨있었어요
카드에 제시된 그림을 보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물어보고
적혀있는 질문을 아이들에게 해주었어요
아이들은 자기의 생각을 마음껏 이야기했어요
정아 엄마는 어떤 좋은 일을 바라며 복조리를 샀을까요? 라는 질문에
둘째가 당당하게 아빠가 돈을 많이 벌어오는 일요 라고해서 빵터졌어요
평소에 여보 돈 많이벌어와~라고 출근인사를 해서그런지 그렇게 대답하더라고요
딸아이는 그래도 가족의 건강을 가장 먼저 이야기하던데 말이죠
사실 뭐 둘째의 답이 틀린건 아니였어요
제가 정아 엄마라도 가족들이 건강하게 한해를 보내고 남편이 하는일 잘되서 대박나고,
아이들이 공부열심히하고 가족모두 화목하게 잘지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가졌을테니까요
그런데 왜 설날의 전날을 까치 설날이라고 했을까요?
이 질문에 딸아이는 곰곰이 생각한다고 선뜻 답을 하지 못했는데
둘째는 이번에도 당당하게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고 했으니까
설날이 반가운 손님처럼 온다고 까치설날아닐까?
라고 하더라고요
그럴듯 했어요
사실 저도 왜 까치설날인지 잘 몰라서 검색을 해보았네요
고려의 승려 일연이 쓴 삼국유사에는 까치설의 설화가 기록 되어있었는데
신라 소지왕 때 왕후가 한 스님과 내통해 왕을 해하려고 했는데
까치와 쥐, 돼지와 용의 도움으로 이를 모면했다고 해요
그래서 소지왕은 쥐,돼지,용은 모두 12지에 드는 동물이라 그날을 기념하지만 까치는 기념할 날이 없어 설 바로 전날을 까치의 날이라하여
까치설날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고 하네요
또 설날의 전날은 곧 섣달 그믐날로 음력으로 한 해의 마지막 날인데
설 전날을 아찬설로 불렀다고 해요
아찬설의 뜻은 작은 설이라는 뜻인데
아찬설이 변한 아치설이 와전돼 까치설이 되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진짜 둘째가 말한 이유도 있었어요
고구려 신화 유래설에는 까치를 길조로 여기게 되어 새해를 맞이하는 날 아침 까치를 맞이해 집안의 평안을 기원했다고 했어요
역시 창의력은 학습에 떼묻지 않은 아이에게서 더 많이 엿볼 수 있는것 같아요
사실 처음 답을 듣고는 에이~ 설마라는 생각을 했는데 오늘도 둘째의 기발한 대답에 놀랄 수 밖에 없었네요
아이들과 그림책도 읽어보고 까치설날의 유래도 찾아보고 굉장히 유익한 시간을 보냈어요
까치설날에 대해서 궁금해하지도 않았지만
왜 까치설날로 불리우게 되고 그런 동요가 나왔는지 찾아보고나니
절대 잊어버리지 않을것 같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