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크리테리엇
랜달 월레스 감독, 다이안 레인 외 출연 / 월트디즈니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경주마 '빅레드'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로, 해피엔딩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감동이 있는 영화다.

말이 주인공이긴 하지만 트랙에서 달리는 것 외에 말이 진지하게 등장하는 장면이 없는 것이 퍽 아쉽다.

70년대 이야기로 그리 오래지 않은 일인데 마치 오래된 역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긴, 이때 미국에서도 흑백 텔레비전을 보고 있을 때였고, 미국은 경제부흥으로 모든 산업과 분야에서 상승곡선을 타고 있었으니 백인들은 빠르게 중산층으로 도약하고 있던 시기였다.

목장을 소유한다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엄청난 부자라는 뜻이고, 이 이야기의 배경은 돈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역설적인 현실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리스 시대에도 노예 때문에 '시민'들이 철학과 문학과 예술을 꽃피웠듯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많은 사람들이 가진 호사 취미가 그러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이런 현실이 옳다는 뜻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말이다. 언어가 아니라 달리는 말. '빅레드'는 우수한 종마의 피를 타고난 말이어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준다.

말을 조련하고 훈련하는 것은 인간이다. 사람은 말과 교감하고, 말도 사람과 교감한다.

심지어, 말과 사람이 교감을 하는데, 왜 사람과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런 깊이 있는 교감이 일어나지 않는 것일까.

계급, 인종, 민족, 종교 등 다양한 갈등 구조를 만들어 서로를 죽이는 잔인함은 과연 누가, 누구를 위해 벌이는 것일까.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은 이 영화를 좋아할 것이고, 특히 말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볼만한 영화이다.

말이 주인공이라 사람 배우들의 역할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봐서, 그리고 결과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영화의 별은 세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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