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특가판]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 안소니 퀸 외 출연 / PS월드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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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을 보고

영화를 보면서 이렇게 흐느껴 울기는 처음이었다. 나도 모르게 터져나오는 울음을 참을 수 없어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안소니 퀸이 아이스크림을 사먹으며 길을 걷다가 귀에 익은 노래소리를 따라 주위를 둘러보다 한 아낙을 부른다.

그 노래를 어떻게 알게 되었수?”

이곳에 살던 어떤 아가씨가 부르던 노래였어요. 트럼펫을 어찌나 잘 불던지 나도 모르게 배웠지요.”

그 아가씨는 지금 없수?”

벌써 4-5년 전에 죽었는걸요. 정신도 이상했고 몸도 많이 아팠어요. 날마다 이 노래를 불렀지요. 어디에 사느냐고 물어도 대답은 않고 그저 조용히 웃기만 했어요.”

이 대목에서 나는 정말 미칠 것만 같았다. 안소니 퀸은 모르는 체 하고 그저 발길을 돌리고 있었지만 나는 젤소미나가 불쌍해서, 너무나 불쌍하고 안타까와서 눈물을 줄줄 흘리며 울었다. 거의 통곡에 가까운 슬픔이 마음을 뒤흔들었다. 그 크고 맑은 눈동자의 젤소미나, 천사같이 착하고 귀여운 젤소미나, 살며시 웃음지을 때 그 천진하고 아름다운 모습이 겹쳐지면서 젤소미나의 죽음은 영화가 아니라 현실처럼 느껴졌다.

은 영화가 아니라 현실이다. 내 마음 속에서 사라지지 않을 현실로 다가선 것이다. 가난하고 어리석은 삶을 살고 있는 안소니 퀸과 젤소미나는 내 마음을 울린다. 나는 젤소미나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안타까운 사랑, 너무나 가여운 사람, 그렇게 죽어서는 안될 아름다운 사람, 젤소미나는 그렇게 쓸쓸하고 불쌍하게 죽어서는 안되는 사람이었다.

행복해야 할 사람이, 인생을 꽃피워야 할 사람이 어느 이름없는 마을에서 누구의 보살핌도 없이 쓸쓸하게 죽어간다는 생각을 하면 나는 견딜 수가 없다. 인생은 너무나 잔인하고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그렇게 죽어간 젤소미나가 불쌍하고 그것을 보고 있는 내 마음이 아파서 나는 눈물을 흘린다. 영화의 마지막에 몸부림치며 울부짖던 안소니 퀸처럼.

아아...인생이란, 정말 길처럼 끝없고 안타까운 것이란 말인가. 이 글을 쓰면서도 나는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사랑하는 젤소미나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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