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바도르(1disc) - 아웃케이스 없음
올리버 스톤 감독, 제임스 벨루시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영화 [살바도르]와 [로메로]를 보았다. 이 영화를 본 느낌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혼란과 두려움,공포가 폭풍처럼 휘몰아쳤다. 아니,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의 현실과 너무 비슷한 느낌이 들어 숨조차 쉬기  힘든 고통을 느끼면서 이 시대에 살아있음이 부끄럽고 참담했다. 
 이것이 나만의 생각일까. 살바도르의 민중들만이  겪는  고통일까.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사라져 죽음으로 발견될지  모르는  이 공포의 시대를 살면서 우리는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는가. 이 영화는 다시 한번 나의 내면을 고통스럽게  휘젓고 말았다. 
 [살바도르]는 한 미국인 사이비 기자--그러나 그는 진정한 기자였다--  로이가 특종을 얻기 위해 살바도르로 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미국에서  만든 이 영화는 헐리우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미국의 일상적인 생활에 찌든  로이는 현실에서 도피하듯이 미국을 떠난다. 친구와 함께. 비록 사이비 기자이기는 하지만 로이의 양심은 남아 있다. 그에게는  살바도르에 애인이 있다.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살바도르는 마치 전쟁터처럼 모든 것이 파괴되고 어지러웠다. 군부에  의해 자행되는 살육으로 민중들은 공포에 떨고 있다. 게릴라  반군과의 접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지원으로 겨우 버티는 극우 군사독재정권은 공포정치로 일관한다. 
 이런 가운데 로이는 특종이 될만한 사진을 찍기 위해  정부군과 반군의  전투 속으로 뛰어들어가기도 하고 게릴라 본부를 찾아가기도 한다. 그러나 극우 군사독재정권은 미국을 등에 업고  전례를 볼 수 없는 탄압을  자행한다. 평화집회를 열고 있는  민중들에게 총을 발사하여수 십명이 죽어가는  것은 예사이고  반정부 활동이나 데모대의 앞장을 선 사람들을 추적하여 납치, 살해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되어 있을 정도이다. 심지어는 로이의  친구이기도 한 미국인 수녀들을 납치하여 강간한 다음 처참하게 죽여 땅 속에  묻어버린 일이 발견되기도 한다. 이렇게 죽어가거나 실종된 사람들은 수 만명에 이르고 군사독재정권을 조금이라도  비판하면 무조건  좌익,빨갱이,공산주의자로 몰아 정식 재판도  없이 살해하는 것이 살바도르이다. 
 미국인 기자 로이는 점차 자신이 어디에 들어와 있는지깨닫게 된다. 그는 어떤 정치적 이념이나 사상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월남이나 캄보디아에서 취재한 경험으로 미국이 살바도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게 된다. 
 이런 가운데 로이 애인의 남동생과 친구가 경찰에 잡혀가자  뇌물을  써서 친구는 겨우 빼내오지만 남동생은 그대로 남는다. 미국 대사에게 부탁을 하였으나 행방을 알 수가 없고 로이의  비판적인 행동은 점차  군사독재정권의 미움을 받는다. 
 다른 신문사 기자이며 친구이기도 한 죤과 함께 정부군과  반군의  전투를 취재하러 나갔으나 미국이 지원한 비행기의 총격으로 죤이 사망하고 로이는 살바도르를 떠날 결심을 한다. 지난번  게릴라 쪽의 취재를 빌미로 군사독재정권은  로이를  체포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애인의 남동생은 시체로  발견되고 로이는  애인과 함께 살바도르를 떠난다. 증명서 발급을 위해 미국  대사관의 직원들과 만나지만 미국의 이익을 위해  군사독재정권을  지원하는 그들의 논리에 맞서 말다툼이 벌어지고 증명서를 위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그러나 국경선에서 검문에 걸린 로이는 그를  살해하라는  군사독재정권의 명령을 받은 일단의 테러리스트들에게 죽음을 당하기 직전에  미국  대사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살아난다. 죽음의 늪에서 살아난 듯 안심을 하고 버스를 속에 앉아 있던  로이  일행은 그러나 다시 그 죽음의 늪이 기다리고 있었다. 
 살바도르 사람인 애인을 군사독재정권이 체포하는 것이다. 이에  항의하는 로이까지 체포하여 다시 살바도르로 끌고 간다. 
 이것은 아주 간략하게 줄인 줄거리이다. 이 속에 담긴 많은  것들을 말하기에는 나의 글솜씨가 형편없음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이 영화를 보면서 나는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  극도의 흥분과 공포, 두려움,  분노, 고통스러움으로 몸이  마비되는 것같았다. 그것은 마치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는  느낌이었다. 물론 있는 그대로를 비교하자면 우리는 살바도르보다   나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독재의 정도가 강하고 약하고의 차이를 두고 민주정부와 독재정부를  나눌 수 있겠는가. 민주주의가 아니면 독재라는 단순 흑백논리는 아니지만  민주주의가 양적인 문제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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