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대학
막심 고리끼 지음 / 이론과실천 / 1996년 12월
평점 :
품절


막심 고리끼. 저에게는 제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존경을 표시하고 싶은 몇 명의 인물이 있는데, 그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막심 고리끼입니다.

고리끼의 [어머니]는 이미 세계적인 걸작이고, 베르톨드 브레히트가 연극으로도 만들어 더욱 유명해진 작품입니다만, [어머니] 외에도 고리끼의 자전 삼부작은 참으로 눈부신 성장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지 자전 소설일 뿐 아니라, 러시아의 현대사를 온 몸으로 겪은 진정한 의미에서 ‘프롤레타리아’인 고리끼의 자전은 실제의 삶이 소설보다 더 극적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람의 성장이 어떤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한 사람의 의식이 어떻게 변화하는가를, 가난과 무지에서 어떻게 눈부시게 벗어나는가를 눈물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막심 고리끼는 현대 러시아의 혁명 속에서 ‘노동 계급’이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수단과 도구로써, 노동자를 의식화하고 노동자를 결집하게 만드는 역할로써 노동 계급의 문학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것이, 소위 말하는 ‘계급 투쟁’의 이론서가 아니라, 미학적 관점에서 ‘문학의 아름다움’을 통해, 언어와 계급적 의식을 통해 노동자를 깨우치고 무지에서 눈뜨게 하고 계급 모순을 자각하게 만든 것입니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노동 계급’이니 ‘혁명’이나 하는 단어들을 헌신짝 보듯 하지만, 바로 그 모순은 여전히 조금도 변하지 않은 채 우리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고리끼의 문학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할 것입니다.

올바른 인간형, 진화하는 인간형,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사회에 관한 고민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고, 고리끼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지금 우리 사회에서 고스란히 살아나야 할 ‘진실한 인간’들입니다.

그런 점에서, 많은 사람들은 무지의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노신 선생님처럼 창문도, 문도 없는 쇠감방 속에서 질식해 죽어가는 사람들이 바로 우리 사회의 많은 사람들인 것이죠.

그들을 깨워야 할 사람들은 극소수이고, 그래서 그들이 두드리는 소리는 아주 작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아직도 많은 고리끼가 필요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