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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 소설전집 - 인문학연구소고전총서동양문학 1
김시준 옮김 / 서울대학교출판부 / 1996년 1월
평점 :
품절
육신의 병을 고치는 것보다, 정신의 병을 고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노신 선생님이 일본에 유학가서 동포가 학살 당하는 것을 보면서 충격을 받고 결심한 생각입니다.
부정의 부정은 긍정이다.-노신 선생님이 중국 민중에 대해 그렇게 쓴 소리를 해댄 것은 결국 마음 깊이 동포를 사랑하는 마음 때문임이 분명합니다. 그렇기에 노신 선생님은 이념을 달리하는 중국과 대만 모두에서 깊은 존경을 받고 있는 것이지요.
그렇기에 리영희 선생님이 노신 선생님을 존경하는 것은 어찌보면 너무 당연하다고 봅니다. 시대는 달라도 ‘인간에 대한 애정’은 하나일테니 말입니다.
노신 선생님의 집안이 사대부에서 몰락한 집안이라는 것은 알려진 사실입니다만, 노신 선생님의 고택은 우리의 기준으로는 마치 대궐처럼 크고 넓었다고 리영희 선생님이 직접 찾아보고 증언하셨습니다. 그러니 노신 선생님도 일테면 양반 가문의 도령님이었을텐데, 단지 몰락한 집안이어서 ‘혁명의 길’로 나선 것일까요? 물론 그건 아닙니다.
제 경우, ‘광인일기’나 ‘아Q정전’을 비롯한 소설들은 처음 읽어서는 그 뜻을 쉽게 이해하지 못했습니다.-제가 좀 둔한 것은 인정합니다만-단편이어서 같은 소설을 꽤 여러번 읽었고, 그때마다 그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서 좀 부끄럽기도 했는데, 얼마 전부터 그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뜻이 무엇인지 조금 감이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광인일기의 사람들이며 아Q는 무지렁이, 어리석은 중국 민중임을 알게 되자, 그 소설의 의미를 좀 더 명확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노신의 소설이 중국 민중을 계몽하려는 의도는 물론이고, 그 기법으로도 중국 현대 소설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어서 더욱 뜻이 깊다 하겠습니다. 게다가 중국 현대 목판화의 시조로도 널리 알려져 있어서 중국의 미술, 특히 목판화는 노신의 깊은 애정과 노력으로 이루어졌다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노신은 또한 독일의 세계적인 작가인 케테 콜비츠의 영향을 받았으니, 그야말로 지성의 계보는 ‘국제주의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렇듯 세계 문학사의 중요한 인물인 노신 선생님의 전집이 우리나라에는 없다니, 참으로 통탄할 노릇입니다. 중국어를 배워서 그 전집을 모두 읽는 것이 저의 희망입니다만, 저의 어리석음을 탓할 밖에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