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농민전쟁 1 - 제1부 계명산천은 밝아 오느냐 - 양장본
박태원 지음 / 깊은샘 / 1993년 5월
평점 :
품절


박태원의 갑오농민전쟁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박태원의 갑오농민전쟁은 한국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뛰어난 수작이자 숨겨진 보물같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이태준, 김기림, 이상, 김유정 등과 같은 시기에 활동했던 한국문학 초기의 작가이자 모더니스트였던 것은 이미 알려졌지만

해방과 전쟁 이후 그가 북쪽으로 올라가서 [갑오농민전쟁]과 같은 훌륭한 작품을 남겼다는 것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한글의 말과 글을 맛깔나게 쓰는 몇 안 돼는 작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 그의 작품은 일단 재미 있습니다.

대개, 30년대 작가들의 글이 매력적이고 맛이 있는 이유는, 그때까지의 언어가 자연스럽게 역사 속에서 이어져왔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식민지 환경에서 일본말과 글을 써야하는 제약때문에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더 많이 발전시키지는 못했겠지만 언어가 인위적으로 단절되지 않은, 즉 조선 언어의 마지막 시기가 아니었을까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 언어를 몸에 익힌 작가들이 소설을 썼기 때문에 그 글과 말이 맛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언어는 너무 딱딱하고 인위적이며 건조하고 삭막합니다. 말과 글이 맛이 없고, 별로 아름답지도 않고, 사용하는 어휘도 풍부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참으로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벽초의 [임꺽정]이나 박태원의 [갑오농민전쟁], 그리고 30년대 작가들의 작품-김유정도 으뜸이죠-을 많이 읽으면 우리 말이 얼마나 재미있고 아름다운지 절실하게 느낄 수 있답니다.

책읽는 재미가 다시 붙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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