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죄와 벌 (상)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홍대화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2월
평점 :
판매중지


한때 또스또예프스키에 빠져들지 않은 사람은 없었을 것입니다. 또스또예프스키의 마력은 쉽게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범위도 넓고 깊이도 깊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의 이력도 소설만큼이나 드라마틱하죠. 또스또예프스키는 자신이 직접 처형 직전까지 가는 죽음의 공포를 느꼈기 때문에 더욱 삶의 냄새가 진하게 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가 도박빚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소설을 썼다는 것도, 나이가 들면서 반체제 인사에서 왕정 옹호주의, 보수주의자로 변신해 가는 것도 충격적인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 인간에게 완벽함을 기대한다는 것은 부조리한 일이죠. 인간은 끊임없이 변하고, 또 변할 수밖에 없는 것이 당연하니까요.

그렇더라도, [죄와 벌],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악령] 등 걸작들만을 써낸 작가의 변신-변절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네요-을 보면서 인간의 한계를 느끼게 됩니다.

또스또예프스키를 위대한 작가로만 기억할 것인지, 아니면 반체제인사에서 극우주의자로 변신한 것을 두고 나약한 지식인의 전형이라고 비판해야 할 지, 초점을 어디에 두고 평가하느냐에 따라 상당히 달라지겠지만, 안타까운 마음에서 그의 작품만큼은 아끼고 싶은 마음입니다.

뭐, 또스또예프스키와 이문열을 굳이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위대한 작가-또스또예프스키 선생님, 죄송합니다. 이문열이 선생님과 동급이라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다만, 작가로서 이룬 업적만 보고 단순 비교를 하는 것이니 용서하시길-가 시대의 흐름을 올바르게 읽지 못해서 점차 보수화하고 타락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 뿐입니다.

신경림 선생도 대학 입시공부를 앞두고 그만 또스또예프스키에 빠져서 입시공부는 팽개치고 또스또예프스키 전집만 읽었다고 했지만, 그만큼 마력이 있는 작가의 작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평생 삼국지를 두세번은 읽게 되겠지만, 또스또예프스키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늘 가까이 두고 싶은 책 가운데 하나가 또스또예프스키 전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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