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 (출간 20주년 200쇄 기념) - 그래서, 뭐가 문제란 말인가?
김남준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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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았습니다. 그동안 침체했던 저의 영적 문제의 원인을. 누구는 그렇지 않다고 저를 위로하였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분명히 저는 타락해있었으니까요. 누구는 그 원인을 저의 죄 때문이라고 했고, 저도 이에는 동의하였습니다만, 저의 죄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해 무슨 죄로 인하여 이러한 형편까지 왔는지 알지 못하여 힘들었습니다. 미움, 두려움, 무절제, 나약함.. 이러한 눈에 보이는 현상 뒤에는 게으름이 있었습니다.
이 책은 불편한 책입니다. 읽다가 몇 번씩 책장을 덮고 밖을 내다보다가 다시 읽곤 하였습니다. 거기엔 발가벗겨진 제가 있었고, 저는 이를 인정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더 비참해지고 싶지 않다는 저의 교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더 깊숙이 깊숙이 들어가 게으름이 문제라고 합니다.
저자를 통해 거룩한 목표 없이 살며 하나님의 시간을 도적질한 것을 회개합니다. 충성스럽게 열렬하게 부지런히 순전히 행할 수 있기를 성령님께 간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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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을 외쳐요 - 함께 만드는 세계인권선언
김은하 지음, 윤예지 그림 / 사계절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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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것인데도 "세계인권선언" 이런것도 있었나하는 생각을 순간했다. 워낙 많은 선언문들과 조례들이 난무해서 그런가보다.
먼저 이 책은 세계인권선언의 무게와는 달리 책표지와 그림이 밝고 예쁘다. 딱딱한 선언문을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이 봐도 좋게끔 잘 풀어놓았다. 게다가 함께 곁드려진 그림은 각 조항의 구체적으로 표현해주며 의미를 확장시켜준다.
아이와 힘께 이 책을 보게 된다면 처음에는 세계인권선언의 개념만을 이야기하고 그 다음에는 그림 먼저 살펴보면 좋을것 같다. 그림을 보면서 마음에 드는 그림을 골라보고, 그 이유도 이야기해보고 각각의 그림이 무엇을 표현한 것인지 추측해보는것도 좋겠다. 본문 한구절 한구절을 읽으며 아이와 나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여기에 나온 권리들을 누리고, 지켜주고 있는가를 생각하는 시간이였다.
아이는 이 책을 다 읽고 나더니, 세계인권선언에 대해 잘 몰랐는데 책을 통해서 알게 되어 좋았다고 한다. 딱딱하고 지루한 내용의 선언문들이 이 책처럼 친근감있게 잘 풀어져 독자에게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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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영의 친구들 - 제2회 사계절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아동문고 105
정은주 지음, 해랑 그림 / 사계절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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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을때 제일 먼저 보는 것은 책 표지다. 책을 엎어서 앞표지와 뒷표지를 연결하여 본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그리 펴서 보았다. 그림은 따뜻하다. 해지는 저녁 노을, 어둠이 오고 기온이 내려가리라는 생각보다는 오히려 지는 해에서 따뜻함이 흘러나오는 이 느낌은 무엇일까.

제목도 좀 특이하다. 기소영의 친구들. 기소영이 이름일까. 성이 기..작가가 작품의 캐릭터를 정할 때 이름을 의미있게 짓는데, 이 이름의 의미는 무엇일까. 소영이란 이름은 흔하지만 '기'라는 성은 좀 낯설고 희귀하다. 그렇게 궁금함과 호기심으로 책장을 넘겼다.

처음부터 이야기는 충격적이다. 같은 반 친구의 죽음으로 서두를 연 이야기는 뒤이어 그 죽음이 잘못된 소문(가짜 뉴스)라고. 휴 아무리 이야기여도 친구의 갑작스런 죽음은 너무하지하는 안도의 숨을 낸 순간도 잠시, 곧 그 죽음은 사실로 전개되었다. 이 책은 주인공(기소영)없이, 나(채린)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채린이가 친구들과 함께 소영이의 죽음을 두고 기억하고 기념해가는 치유의 이야기이다.

개인적으로 처음에는 약간의 판타지같은 것도 기대했는데(상상의 세계에서라도 소영이의 죽음을 인정하지 않기 위해서) 오히려 이야기는 현실감있게 죽음을 받아들이는 이들의 여러 모습들 보여주고 있었다. 내 나이 반백살, 나는 그리 짧지않은 세월동안 보았던 죽음에 대해 생각했다. 갑작스런 죽음 혹은 호상이라고 말하는 죽음이 하나 둘 떠올랐다. 그리고 (내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지인 가족의 죽음, 장례식장에 갔던 일들...

그 때의 광경은 모두 달랐다. 목놓아 통곡하는 울음도 있었고, 숨죽여 우는 울음도 있었고, 울음소리없이 소근소근 이야기 소리만 들리는 죽음도 있었다. 모든 죽음은 갑작스럽게 닥치는 것이였지만, 그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의 반응은 한결 같지가 않았다.

이 책의 채린이도 이와 같았던 것 같다. 자신도 잘 알지 못하고 혼란스럽고 정의할 수 없는 감정속에서 채린이는 친구들과 함께 소영이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현실감있게 기술한 이야기가 따뜻하게 다가온다.

아이들 동화의 스토리로는 조금 충격적이지만, 죽음은 삶과 절대로 동떨어질 수 없고 우리가 어쩌든지 경험하고 맞이하게 되는 것이니 먼저 논픽션(가상 시물레이션)으로 접하는 것도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몇 년전 일어난 세월호 사건, 그리고 최근에 일어난 이태원 사건을 생각하면 우리 아이들도, 누구나 언제든 맞이할 수 있는 갑작스런 슬픔, 절망이라 더 가슴에 와 닿았던 이야기였다.

마침 책을 읽던 시점에 키우던 물고기 베타(이름을 내 동생 파검)가 죽어서 슬펐던 초5(남)아이는 물고기가 죽었는데도 이렇게 슬픈데 친한 친구가 죽으면 얼마나 슬플까하면서 책을 읽으며 깊이 공감하는 것 같았다.

책 표지를 덮으니 손에 따뜻함이 묻어온다.
이제 조금 여유있는 마음으로 소영, 기소영. 성씨 '기' 를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우리나라 성씨중에 0.1%에 해당되는 성이며, 유명한 사람으로 기성용(축구선수), 기보배(양궁선수)가 있다. 그러고 보니, 기씨 성이 그리 기이한 성은 아니였네. 소영이란 이름도 흔한 이름.
죽음도 '기소영' 이름처럼 우리에게 기이한 듯 하지만, 결국엔 우리 모두 함께 맞이하고, 살아남은 '친구들'과 또 살아가며 살아내는 일이 아닐까.

소영아 그리고 친구들아
그래, 그렇게 서로 어깨동무하며 한 방향으로 함께 걸어가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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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료시카 Dear 그림책
유은실 지음, 김지현 그림 / 사계절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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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트료시카를 좋아한다. 한 손에 착 달라붙는 크기와 적당히 매끄러운 감촉의 나무 인형, 똑같은 모양이건만 하나씩 열때마다 크기뿐만 아니라 그 느낌도 달라지는 마트료시카는 참 신기하고 신기하다. 재밌기도하고. 마지막에 나오는 그 꼬마 인형은 얼마나 귀엽고 앙증맞는지, 생각만해도 흐뭇하다.

이런 마트료시카 인형이 그림책으로 나왔다. 어떤 모습(디자인)으로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궁금해하며 책을 만난 첫 느낌은 이랬다. 어, 책 겉싸개가 어디갔지? 왠지 외투를 벗고 속 알맹이로 왔다고나할까. 색상과 감촉이 꼭 속싸개만 그대로 입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갓난 아이를 키울때 아기 전체를 감싸는 속싸개와 또 외출할 때 한 번 더 싸는 겉싸개가 생각났다.)

천천히 책 장을 넘긴다. 첫느낌 그대로다.
보드라운 그림과 글이 정성스럽게 포근하게 감싸며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연필로 섬세하게 그린 선, 부드럽게 물든 물감
자국을 따라 내 마음도 첫째, 둘째, 세째, 네째, 다섯째, 여섯째 그리고 일곱째와 하나가 된다. 개인적으로 흑백과 부드러운 천연색들의 대비와 꽃 그림이 참 마음에 든다.

한 사람의 내면에 있는 여러 순간(노년~유년~내 안의 아이)을 그려놓아서 책 장을 덮으니 긴 여행을 다녀온 것 같다.

초등5학년 남자 아이는 이 책을 다 보고 나서 나도 물건을 잃어버린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일곱째를 잃어버린것이 마음에 써였나보다. 그리고 마트료시카에 꼭 일곱개가 들어있어야 되는 건 아니지만, 원래 일곱개 였으면 일곱개가 다 들어있어야한다고 했다.
일곱개 중 본인은 여섯번째쯤 되는 것 같다는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지금 네째, 다섯째? 라며 조금 더 아이에게 가까이 다가가 아이를 안아본다.

이 가을, 책을 읽고 나니
지금 이 계절은 내 영혼이 살찌는 시간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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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환상적인 세계 도시는 처음입니다만! 반갑다 사회야 29
서지선 지음, 지수 그림 / 사계절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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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부분의 책을 볼 때, 첫 표지부터 끝까지 책장을 휘리릭 넘깁니다. 이 책은 먼저 눈으로 편집에 반해습니다.
아이들이 보기에도 시각적, 감각적으로 잘 꾸며져있습니다.

관심거리 재밋거리를 먼저 배치, 이후에 각 도시에 대한 설명이 서술식으로 되어있어 호기심을 갖도록 합니다.

편집과 책의 구성으로 살펴보면

첫째
세계 각 도시의 위치를 우리나라(서울)를 기준으로 표시되어 있고 나와있어 좀 더 가깝게 그리고 구체적으로 다가옵니다.

둘째
각 나라 도시를 빛낸 사람들의 코너에서는
그 나라의 유명한 사람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으로 그 나라를 빛낸 사람들도 소개되어있어서 친근함이 더 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싱가포르에서는 김도훈, 이스탄블에서는 김연경 등)

세째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음식 부분에서는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것이 절로 생각나도록 음식 사진과 설명이 눈과 코 입을 자극하여 그곳에 가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비슷한 음식을 파는 근처 맛집이라도 찾아보게 됩니다.

네째
문화와 역사, 지식 부분의 습득에도 도움이 됩니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책의 오락성에 이어 이 부분도 양보할 수 없습니다. 자연스럽게 그 나라와 도시의 역사까지 알게 되고 그러한 문화가 형성되게 된 배경까지 알게 되니 참 좋습니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책을 들었다가도 어느새 잊고 그만두는 책과는 달리, 이 책은 틈틈이 끝까지 잘 읽었습니다. 틈틈이 (책 호흡이 짧고 책을 싫어하는) 중2 남자 아이에게 재미있는 부분은 가끔씩 소리내어 읽어주기도 했는데,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축구 관련된 부분이 나와서 아이는 좋아했습니다.

책을 읽으며 퀴즈를 내며 주거니 받거니 하면 책 읽는 재미를 두 배로 할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책을 읽으며 내내
떠나고 싶다,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계속 들게 하는 책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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