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 개정판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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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재미있는 책이다. 권해주고 싶다. 일상의 권태로움에 젖어있는 사람이나 지금 생활이 무척 즐거운 사람 모두가 읽기 좋은 책이다. 걸어서 지구세바퀴 반을 여행한 한비야, 그는 좋아하는 일을 함으로 성공한 사람이다. 남과 비교하기 좋아하는 우리의 정서로 보자면, 남들보다 대학도 늦게 들어갔고 직장생활도 늦게 시작하고 그리고 베낭여행도 늦게(서른다섯에) 떠난 사람이다.

전라남도 해남에서 강원도 통일전망대까지 49일간을 225미리의 작은 발로 아장아장 걸어서 간 여행기를 소개하고 있다. 책에 소개되지 않은 많은 경험과 즐거움들 까지도 상상이 된다. 단순히 여행지에서 본 것, 지나친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로 인해 느낀 점과 생각들을 적어내려간 것을 보고 있으면 '건전함'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난초를 키우는 일과 같다'는 '한비야의 난초론'이 있다. '인연의 싹은 하늘이 준비하지만 이 싹을 잘 키워 튼튼하게 뿌리내리게 하는 것은 순전히 사람의 몫이다. 인연이란 그냥 내버려두어도 저절로 자라는 야생초가 아니라 인내를 가지고 공과 시간을 들여야 비로소 향기로운 꽃을 피우는 한 포기 난초인 것이다. (중략) 나와 남과의 관계가 난초를 키우는 공이 들진대, 하물며 이 세사에서 제일 가까운 자기 자신과는 어떻게 지내야 하는가. 나 자신과 사귀는 것도 비슷한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마땅하지 않을까? 굳이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를 예로 들지 않아도 자신을 제대로 알기란 무척 여럽고, 따라서 자신과 잘 지내기도 쉽지 않는 일이니 말이다.'

한비야는 그 노력을 세가지로 이야기 한다. 첫번째로 일기쓰기. 두번째로 여행(혼자 떠나는 여행). 끝으로 자신에게 쓰는 편지는 무엇인가를 결정해야 할 때, 판단이 흐려질 때 훌쩍 떠나서 편지를 쓰고 우표를 붙여 우체통에 넣는단다. 며칠 후 배달된 편지를 받고서 어떤 선택이나 결심을 하는데 '나에게서 온 편지'는 많은 경우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이야기 한다. 나는 한비야의 다른 책들-<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 <중국견문록>(이건 읽긴 했는데 기억이 잘 안난다)-도 읽어볼 생각이다. 나는 그녀를 존경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고 함으로 인해 좋아하는 일이 삶으로 되었다는 점에서 그녀를 닮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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