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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초 편지 - MBC 느낌표 선정도서 ㅣ 야생초 편지 2
황대권 지음 / 도솔 / 200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야생초 편지> 황대권 글 그림, 도솔, 2002
어제는 크레파스로 하얀 전지에 홀리아페페(식물명)를 그렸습니다. 내 방 벽에 한 가득 살아움직이는 이파리들이 솟아오릅니다. 나도, 작가처럼 사물에 대한 애정과 관심, 섬세한 관찰, 진지하게 이야기 하고 표현할 수 있는 재주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 장 한 장 책을 다시 넘겨봅니다. 눈을 편안하게 하는 재생종이에 그려진 초록들, 책에서 풀 냄새가 납니다. 참 섬세합니다. 사랑이 없고서는 불가능합니다.
대번에 아는 녀석들도 보이고, 또 어디서 봤더라...싶은 녀석들도 있습니다. 대부분 안면이 있는 녀석들입니다. 야아, 이게 녀석 이름이구나... 우와, 녀석에게 이런 재주도 있네..염색, 치료제에, 차로 마실 수 있고... 재미있네...... 우리가 흔히 '잡초'(잡스러운 풀, 원치 않는 장소에 난 모든 풀들)라는 부르는 인간본위의 이름을 버리고, 그들을 '야생초'일컫는 작가는 참 사랑 많고 행복한 사람이다. 나도 사랑많고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다.
오후에 길을 나서는데, 밭밀의 야생초 때문에 걸음을 제대로 뗄 수가 없었다. 발밑에 이렇게 많은 종류의 풀이 있었구나.. 하나 하나 똑같이 보이던 풀이 제각기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왕고들배기와 질경이를 아는체 한 것만 해도 나는 오늘 충분히 성공하고 행복한 하루를 보낸셈이다. 언제 한번 당신의 손을 잡고 쪼그리고 앉아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