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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낫한 마음의 행복
장 피에르 외 지음, 최복현 옮김 / 보보스 / 2003년 3월
평점 :
절판
모든 이들이 일생동안 욕심내고 바라는 것 '행복'을 향해서 이루어지는 삶의 모습들... 과연 '행복'이란 무엇이고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마음의 행복'... 행복의 근원이 마음에 있음을 일깨워준다. 요컨대, 이 책은 행복한 마음을 갖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명상을 통해서) 자신의 존재를 알고 받아들일 수 있을때라고 이야기 한다.
틱낫한 스님이 운영하는 명상수련센터인 플럼비지(자두마을)의 이야기는 기독교적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내게는 부담스러운 것이였다. 혹 내가 절대적으로 생각해왔던 믿음과 사고를 송두리째 뺏어가지는 않을까. 흔들리게 하지는 않을까, 약간은 닫힌 맘으로 책장을 넘겼음을 시인한다. 그 때문에 이 책은 한달가까이 내 주위를 맴돌았고 책장을 넘기면서도 눈을 감기도 했고(깊은 사색이 아닌 졸림으로 인한 잠) 또한 슬쩍 슬쩍 흐름만을 쫓아 책장을 빨리 넘기기도 했다.
이제, 드디어 마지막 장을 덮었다. 재미있나구? 어떻냐구? 읽어볼만하나구? 책에 대해서 한마디로 평가한다는것은 위험스럽긴 하지만, 나는 전체적으로 재미없는 책이였음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재미없다'는 것이 이 책이 읽어볼만한 가치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그렇다면 내가 이렇게 후기도 쓰지 않았을 테니까 말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베트남에서 아주 유명한 이야기로 임신한 아내를 남겨 둔 채 전쟁터로 떠났다가 몇 년 후에 돌아온 한 사람의 이야기다. 전쟁에서 돌아온 아버지는 그의 아들에게서 '아빠'로 인정받지 못한다. 아이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 아빠는 밤마다 어머니를 보러온느 사람이란 말야. 엄마는 그 아빠와 오랫동안 이야기하고, 많이 울어. 그리고 엄마가 누울때마다 그도 눕는단 말예요' 이리하여 아내에 대한 오해를 하게 된 남편은 아내에게 설명을 요구하지도 않고 시간이 흐를수록 상황은 더욱 악화되어 아내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비극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 후 남편은 자신의 그림자가 아이의 '아빠'라는 존재였음을 알게 된다. 아빠를 찾는 아이에게 엄마는 자신의 그림자를 가리키며 아이에게 이야기했다. 마치 자신이 남편에게 말을 걸기라도 한 것 처럼 말이다. 서로에 대한 약간 설명만이라도 있었다면 이러한 비극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인간관계에 있어 잘못된 직관보다 위험한 것은 없다. 잘못된 직관은 우리를 사로잡고 통제되지 않는 감정으로 이끌어가는 것이다. 오해를 푼다. 그동안 혼자서 생각하고, 내가 다른 누군가였다면 이렇게 했을텐데..하는 것도 얼마나 위험한 사고 였는가... '설명의 요구','감정의 통제'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였다. '마음이 담긴 책' 다시 새롭게 음미할 수 있는 기회를 남기며 책을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