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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내전 - 생활형 검사의 사람 공부, 세상 공부
김웅 지음 / 부키 / 2018년 1월
평점 :
현직 부장검사의 18년간의 검사생활을 담았다. ‘카리스마 넘치는 정의의 사자’와 ‘떡값에 혈안인 부패의 상징’ 검사에 대한 이미지. 자리가 사람을 만들기도 하지만 사람이 자리(의 이미지)를 만들기도 한다. 저자는 스스로를 ‘생활형 검사’라고 밝힌다. 자신은 조직 안에서 일하는 평범한 사람이고, 단지 그 조직이 검찰이라는 것. 검사가 갖는 이미지와는 달리, 대부분의 검사들은 그저 생활로서 자기 일을 묵묵히 해나갈 뿐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유쾌한 문체로 어두운 이야기를 전한다. 왜 사기범은 10명 중 8명이나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지, 왜 대기업 부장까지 달았던 사람이 낸 가게가 금세 쫄딱 망하는지, 왜 사기꾼은 부유한 사람이 아니라 어렵고 힘들 사람을 터는지. 그가 말하는 검사 생활은 생각해본 적 없던 것이다. 그런 생활 뒤에 남는 건 '커다란 조직에서 내 몫을 제대로 했는지' 허탈함, '돌아보면 아쉬움이 자리한' 삶의 기록, ‘열심히 살았는데’도 느껴지는 씁쓸한 뒷맛. 우리 세상, 생활이다.
주로 사람냄새를 풍기지 않는 사람이 올라가서 그렇지 법정에 서는 것도 사람이다. 법이 좀 내게 친근했으면 하는 사람, 전과 n범은 대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한 사람, 무엇보다 ‘믿을 사람 하나 없다’, ‘언젠가 사기꾼에게 당할지 몰라 무섭다’생각하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검사는 남의 말을 들어주는 직업인데, 또 남의 말을 절대로 안 듣는 직업이기도 하다. 검사라는 직업이 참 맹랑한 게, 어서 말을 하라고 하고서 정작 말을 하면 거짓말한다고 윽박지르곤 한다." (1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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