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뮬라시옹 현대사상의 모험 5
장 보드리야르 지음, 하태환 옮김 / 민음사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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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매트릭스의 유명세를 업은 이 책은, 사실 매트릭스의 철학과는 벗어나 있다. 물론 요즘 많이 엮이는 VR, AR 개념과도 거리가 있다. '걸프전은 일어나지 않았다'는 저자의 말과 같이, 이 책은 받아들이기는 힘들지만 반박이 쉽지 않은, 비-의미와 허무주의로 점철되어 있다. 양차 대전 이후의 보드리야르와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의 허무주의와 외면은 지금의 '충돌'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는 사실보다 사실같다고 믿는 것(post-truth)을 믿는다. 그와 동시에 티브이 속에 존재하던, 부유하던 여러 문제는 현실이 되었다. 저자의 예측과는 달리, 보트피플의 문제와 촛불혁명의 문제에 섞여 사는 지금의 우리에게, 다시금 '정치적 주술'에 걸린 대중덩어리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 경각심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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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의 사회
장 보드리야르 지음, 이상률 옮김 / 문예출판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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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초 대부분의 서점, 매대 가장 노른자위를 차지하는 책은 그 해의 소비트렌드를 예측하는 책인 '트렌드 코리아 201n'이다. 현대의 소비는 만성적이다. 선택지가 너무 많고 그 피로감에 따라 소비는 자신도 모르게 강제된다. 소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선택 상황에 우리는 다른 이가 정해주기를 원하게 된다. 하지만 선택은 자유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그렇지만 시간 또한 하나의 자본인 사회에서 선택은 자유로부터 도망친다. 자유의 요소가 자본이 되며 행복의 척도가 물리적으로 계량이 가능한 사회, 즉 소비로 인해 계급이 정해지는 사회 그리고 이런 사실이 감춰진 사회에서, 우리는 물리적 풍요 속에 자아는 소외되고 차이는 '차이 상실'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런 사실을 아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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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고 만지는 현대사상 - 예술이 현상해낸 사상의 모습들
박영욱 지음 / 바다출판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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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현대 철학 사상을 예술 작품과 접목해 좀더 이해하기 쉽고 흥미롭게 개념을 전달한다. 회화작품, 음악작품, 조각작품과 건축물로 세 개의 카테고리로 묶여 있다. 여러감각과 함께 책을 읽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철학자의 대표적인 개념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개념을 소개하는 경우도 있다. 많은 학자를 다루기 때문에 평면적인 가벼운 소개에 그칠 거라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개념을 예술작품과 연결지어 깊이 있게 파고 든다. 이 과정을 통해 사상을 감각적으로 느끼고 예술을 사상적으로 읽어낸다. 어렵고 난해하다고만 생각했던 사상과 예술이 서로 엃혀 현실의 피부로 나가온다. 스물다섯 꼭지로 이뤄져 있는 이 책은 좋아하는 철학자나 예술가의 이름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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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마코스 윤리학
아리스토텔레스 지음, 강상진.김재홍.이창우 옮김 / 길(도서출판)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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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에 나온 ‘니코마코스 윤리학’은 지금도 꾸준히 팔린다. 언뜻 나이 많은 윤리 선생같은 말로 가득한 것 같지만, 현대에도 공감되는 구절들과 배울 점들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이 시대의 선함의 기준은 직업적 숙련도와 관련이 깊었다. 지금과는 괴리가 큰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좀더 생각해보면 큰 차이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고대 그리스 철학서의 가장 큰 장벽은 번역이 어려워 문장이 난해하다는 점이다. 이 책은 세 명의 역자를 통해 매끄러운 문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에 대한 보충설명도 담겨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최고선은 행복’이라고 말한다. 윤리학은 행복학인 것이다. 성공담으로 도배된 자기계발서가 질린다면, 관조적 즐거움을 통한 행복한 삶의 길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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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 미래는 있는가
빌렘 플루서 지음, 윤종석 옮김 / 엑스북스(xbooks)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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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GD의 USB 앨범이 논란이 되었다. 이 책은 1987년 당시 책과 플로피디스크로 동시 출간되었다. 아직도 선형적인 세계에 안정감을 느끼는 인류에게 저자의 30년 전의 예측이 맞을지, 틀릴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인류는 텔레마틱 사회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현대 사회는 4차 산업 혁명을 목전에 두고 있다는 듯이 말한다. 이 책에는 지금의 ‘스크롤’, ‘클릭’ 기능에 대한 예측이 담겨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맞게 될지 기대된다. 22개의 꼭지는 독립적은 주제를 말하지만 강하게 이어져 있다. 영어, 독일어, 그리스어 등 다양한 국가의 여러 단어의 어원을 추적해 단어의 내재된 의미를 분석하는 것으로 출발해 논의를 전개한다. 저자의 책과 글쓰기에 대한 애정과 미래의 책과 글쓰기에 대한 우려가 묻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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