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의 봄 문학과지성 시인선 64
고정희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8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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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같은 날- 편지7 / 고정희

 

솔바람이 되고 싶은 날이 있지요

무한천공 허공에 홀로 떠서

허공의 빛깔로 비산비야 떠돌다가

협곡의 바위틈에 잠들기도 하고

들국 위의 햇살에 섞이기도 하고

낙락장송 그늘에서 휘파람을 불다가

시골 학교 운동회날, 만국기 흔드는 선들바람이거나

원귀들 호리는 거문고 가락이 되어

시월 향제 들판에 흘렀으면 하지요

 

장작불이 되고 싶은 날이 있지요

아득한 길목의 실개천이 되었다가

눈부신 슬픔의 강물도 되었다가

저승 같은 추위가 온 땅에 넘치는 날

얼음장 밑으로 흘러들어가

어둡고 외로운 당신 가슴에

한 삼뱁 년 꺼지잖을 불꽃으로 피었다가

사랑의 "사리" 로 죽었으면 하지요

 

햇살좋은 토요일 오후 만큼 괜시리 기분이 좋아지는 날도 드물다. 어쩐지 특별한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기분좋은 상상이 들기때문이다. 한주내내 갑자기 쏟아져 내리던 폭우도 잠깐 멈췄다.때를 기다렸다는듯 매미들은 일제히 울고 나도 라디오를 켜고 노래를 듣는다. 발랄한 목소리의 진행자가 경쾌한 음악과 함께 오후를 알린다. 오늘은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한답니다. 마침들고 있던 시구절 사랑의 '사리'로 죽었으면 하지요가 팍 와닿는다.

오늘같은 날은 햇살이 되어 외로운 당신의 가슴을 따뜻하게 비춰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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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경과 앨리스의 神나는 연애 - 여성들의 영혼을 치유해줄 열두 개의 대답
현경, 앨리스 워커 지음 / 마음산책 / 2004년 5월
품절


들꽃처럼 야생마처럼

"앎"은 우리를 해방시킨다. 예수가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고 말씀하신 것처럼, 부처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힘이 우리를 고통에서 해방시킨다고 가르치신 것처럼. 여성의 삶의 진실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능역을 지닌 여성들이 키워낸 페미니즘은 우리를 자유롭게 하고고통에서 벗어나게 한다.-44쪽

선반에서 뛰어내리자

더불어 어떤 식의 사랑이, 그러니까 여성과 평등한 관계가 가능하다는 걸 깨닫게 되면 결핍이 나닌 풍섬하니 넘쳐난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이 세상엔 남자만큼이나 많은 수백 수천만의 여자들이 살아가고 있다. 우리의 상상력을 남자에게만 한정시킨다는 건 너무나도 슬픈일이다. 그러는 동안 인생은 지나가고 만다.-74쪽

우리는 너무나 나약해졌고, 여자를 적당히 돌봐주는 남자의 쩨쩨한 견해에 너무나 오렴되어 버렸다.-75쪽

내 삶의 산소마스크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책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로맨스는 내가 원하는 사랑의 환상과 꿈을 상대방으로부터 얻어보려는 것이고, 진짜 사랑은 내 파트너가 원하는 것을 줄 수 있는 능력이다. 가장 좋은 참사랑의 길은 나 자신이 내가 사랑하고 싶은 이상형, 내가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 되는 데 있다."-86쪽

진보된 영혼과 神과의 연애

서로 존중하고 힘에서 평등할 때 진정한 에로스가 생긴다. 나는 한구의 여성들이,또 세계의 여성들이 남성 혹은 또 여성들과 신나게 연애하고 사랑하게 될 그날을 꿈꾼다.사랑 때문에 신이 태어나는 그런 사라을 꿈꾼다.그 사랑을 이루는 날까지 나는절대 나의 사랑의 기준을 낮추지 않을 것이다. 여성들이 영혼이 진보된 남성들과 사랑하게 되는 날까지 절대로 사랑의 기준을 낮추지 않는것, 이건 내 신념이다. 타협할 게 따로 있지 사랑은 타협하지 않겠다.
-23쪽

그늘은 아름다움에 깊이를 드리운다

아름다움을 이야기할 때 꼭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아름다움은 아름다움의 그림자인 아름답지 않음, 추함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썩은 두엄더미에서 꽃이 피어나듯이, 진흙에서 연꽃이 피어나듯이, 추운 겨울 뒤 봄이 오듯이, 오랜 장마 후 햇빛이 나듯이 우리의 고통, 슬픔, 절망, 분노, 두려움, 답답함, 좌절은 다 우리 아름다움의 거름이다. 그늘이 있어야 아름다움에 깊이가 생긴다.-170쪽

홀로, 함께하는 독립

여성운동이 지향하는 여성의 독립은, 남성들의 세계에서 말하는 '단독자'로서의 독립 independence이 아닌 공동체 속에서 상생interdependence을 이루는 '홀로 그리고 함께' 하는 독립을 말한다.-1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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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01-31

모더니티의 지층들 / 이진경, 그린비

미학오디세이 1, 2, 3 / 진중권, 휴머니스트

트릭스터 영원한 방랑자 / 최정원, 휴머니스트

사다리 걷어차기 / 장하준, 부키

현경과 앨리스의 神나는 연애 / 현경, 앨리스워커, 마음산책

결국은 아름다움이 우릴 구원할꺼야 / 현경, 열림원

하룻밤에 읽는 물건사 / 미야자키 마사카츠, 렌덤하우스코리아

세기말 블루스 / 신현림, 창작과비평사

페미니스트라는 낙인 / 조주은, 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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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차가운 손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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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나는 처음 누군가를 만날 때 얼굴을 본 뒤 바로 손을 살피는 버릇을 가지고 있었다.

손은 제 2의 얼굴이다. 손의 생김새와 동작을 관찰하면 그 사람이 얼굴 뒤로 감춘 것들의 일부를 느낄 수 있다. 마치 나름의 인격을 가진 독자적인 생명체처럼 손은 움직이고, 떨고, 감정을 발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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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31

 

그대의 차가운손 / 한강, 문학과지성사

약지의 표본 / 오가와요코, 문학수첩

바다에서 기다리다 / 이토야마 아키코, 북폴리오

젊은소설 2007 / 김미월외, 문학나무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 은희경, 창작과비평사

눈물의 이중주 / 박상우.하성란, 하늘연못

파피용 / 베르나르 베르베르, 열린책들

공산당선언/ 강유원, 뿌리와 이파리

모든 사라지는 것들은 뒤에 여백을 남긴다 / 고정희, 창작과 비평사

지리산의 봄 / 고정희 , 문학과 지성사

고양이는 부를지 않을때 온다 / 송우혜,  생각의 나무

모든 사라지는 것들은 뒤에 여백을 남긴다 / 고정희, 창작과비평사

지리산에서 / 고정희, 문학과지성사

경계에서 말한다 / 우에노 치즈코, 생각의 나무

너의 침묵에 메마른 나의 입술 / 고정희. 또하나의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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