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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 - 여름솔 어린이 1
서광현 지음, 기주현 그림 / 여름솔 / 2002년 7월
평점 :
절판
흔히 알고 있던 백설공주 이야기.. 반달이의 한없이 주기만 하는 사랑에 나는 가슴이 미어오는 것을 느꼈다. 말도 하지 못하는 반달은 사랑하는 공주님을 위해 무엇이든 주려고만 한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춤으로 표현하려 한다. 하지만, 대화가 통하지 않는 것은 위대한 사랑이란 감정을 드러낼 수 없도록 막는다. 인어공주가 말을 하지 못해 사랑하는 왕자님의 곁만 맴돌다 바다거품이 되었듯이 반달이도 목숨을 잃고 만다.
누군가를 그토록 절실히 사랑하는 것이 가능할까? 요즘 세상에 존재할까? 서로 싸우고 헐뜯는 세상 속에서 진실한 사랑을 보고 싶다. 내가 해보고 싶다. 그 사람을 보지 못한다면, 그 사람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면 내 육체나 정신은 필요도 없다는 생각.. 아름답고도 위험한 발상을 몸소 체험하기에는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나 강하다. 어쩔 수 없이 책으로 대리만족을 하는 수 밖에 없다는 결론만 나온다.
내가 이토록 감정이 메말랐던가.. 어릴 적에는 티비나 영화 속의 사랑을 해보리라.. 가슴 아프고, 뼈가 시리도록 넘치는 사랑을 해보리라 생각했건만 나이가 들면서 내 몸을 사리게 된다. 반달의 사랑은 내게 그런 나를 돌이켜 볼 수 있는 자극제가 되어 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