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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책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8월
평점 :
품절
베르나르의 책을 읽어보지 않다가 <나무>라는 책을 읽은 후, 그의 독창적인 상상의 나래에 흠뻑 반해버렸다. 그리고 두번째로 손을 뻗은 책이 <여행의 책>.. 읽으려고 항상 가방에 넣어다니면서도 쉽게 시간이 나지 않았다. 사실 핑계라는 건 알고 있지만서도.. 그러다 화가 나서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있을때, 혹시나 하는 생각에 읽다만 <여행의 책>을 펼쳤다.(가끔 마음의 진정을 돕는 작용을 하는 책들이 있다.)
마음이 가라앉으며 편안해짐을 느꼈다. 그것은 마치 우리가 최면에 걸리기 위해 온몸의 긴장을 풀고 나른함을 느끼는 것과 비슷한 것이라 생각된다. 활자화되어 있는 마법같은 소리들에 귀를 기울여 내 정신을 붕 띄워보았다. 집중되지 않아 다시 내 몸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편안히 날아가기도 했다. <여행의 책>이 내게 말했듯 내 정신이 나의 육체를 보는 수준까지는 도달되지 않았지만, 내 마음이 떠 있다는 사실은, 내 마음이 내 육체를 벗어나고 있다는 생각은 확실히 들었다.
책이 내게 말을 건다.. 수동적으로 말을 거는 상황은 많이 있다. 대다수는 내가 책을 읽음으로서 스스로에게 말을 거는 것이 옳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러나 <여행의 책>은 일종의 책으로서의 편견이나 장벽을 훌쩍 넘어 독자에게 말을 걸기 위해 노력한다. 베르나르의 독창적인 발상에 나는 다시 한번 무릎을 꿇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