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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 어떤내용?
아버지의 부음을 듣고서, 아버지가 거주하던 시골의 어느 마을로 내려가는 유해국(박해일). 이장을 비롯한 마을 사람들이 아버지의 사인에 대해서 정확히 알려주지 않고 얼버무리자, 의심을 하기 시작한다. 얼마동안 마을에서 머무르기로 결심하면서, 마을 사람들의 수상한 행동은 점점 눈에 띠기 시작한다. 아버지의 지난 날들과 마을 사람들의 관계를 하나씩 알아가게 되는 유해국이 못마땅한 마을 사람들은 그를 제거하려 한다.
짧고 강력한 스포일러
알다시피 영화 <이끼>는 원작이 있다. 인터넷에서 많은 네티즌들의 사랑을 받았던 웹툰 <이끼>. 웹툰을 본 이들이 원작에 열광했던 까닭은, 스크롤바를 내리지 않으면 안되게 만드는 '긴장감'이었다.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서스펜스가 수많은 이들을 원작 <이끼>의 매니아로 만들었다. 그렇다면 강우석 감독에 의해서 재탄생 된 영화 <이끼>는 어떠한가?
거두절미하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망스럽다. 여기서의 실망은 영화가 원작을 어떻게 재해석했는가, 또 어떻게 재탄생시켰는가에 대한 실망이 아니다. 영화 <이끼>는 원작 웹툰 <이끼>에 비해서 처음의 서스펜스를 끝까지 이어나가지 못한다. 즉, 뒷심의 부족으로 163분의 긴 러닝타임을 긴박감 넘치게 이끌어 나가지 못했다는 것을 뜻한다. 영화가 개봉하기 전부터, 수많은 언론 매체들에서는 "상상을 압도하는 서스펜스"라며 영화를 소개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초반, 적어도 중반까지 이어지던 서스펜스는 중후반에 들어서서 지루함으로 변모돼 간다. 그러니 제작진들이 힘써서 만들었다는 에필로그 부분에서의 반전은, 강력하게 다가올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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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영화 <이끼>에서는 원작처럼 꽤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마을의 구조이다. "사람 둘 죽어나가도 모르겠네"라는 박민욱 검사(유준상)의 대사처럼, 마을은 외부와 철저하게 단절된 공간이다. 또한 '권력'으로 상징되는 이장의 집에서 방사선 모양으로 뻗어나가는 마을의 모습에서도 권력구조를 발견할 수 있다.
앞서 잠깐 언급했던 에필로그 부분의 반전에 대해서 이야기 하겠다. 사실상 원작에서는 이장이 죽는 부분에서 유해국의 아버지, 즉 유목형의 원혼이 등장한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전혀 다른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 그것은 바로 영지에 의한 결말이다. 원작에서의 영지는 그저 말이 없고, 조용히 지켜보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다르다. (원작과 영화를 비교했을 때 가장 다르게 설정된 캐릭터가 '영지'가 아닐까싶다.) 에필로그를 보면 알겠지만, 영지는 최후의 승리자라고 할 수 있다.
영화 <이끼>는 인간의 죄악과 본성, 그리고 권력을 낱낱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작품이다. 특히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연기자들의 명품 연기가 양념을 더했다. 30여년의 세월을 뛰어넘어서 연기한 배우들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하지만 초반의 긴장감을 마지막까지 이어가지 못했고, 그렇기 때문에 에필로그의 반전 역시 크게 다가올 수 없었음은 안타깝다.
나홀로 평가 ★★★ 원작 <이끼>를 나름 신선하게 재해석한 결말. 그런데 서스펜스는 어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