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네의 일기 - 완전판 문학사상 세계문학
안네 프랑크 지음, 홍경호 옮김 / 문학사상 / 1995년 5월
구판절판


당신에게라면 내 마음 속의 비밀들을 모두 다 털어놓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제발 내 마음의 지주가 되어 나를 격려해주세요. -1942년 6월 12일 안네 프랑크-0쪽

부(富)는 언젠가 잃어버릴 수 있지만, 마음의 행복은 한 때 숨어버리는 일이 있어도 언젠가는 꼭 다시 되살아나 살아 있는 한은 반드시. 고독할 때, 불행할 때, 슬플 때, 그럴 때에는 부디 날씨 좋은 날을 골라서 다락방에서 밖을 바라보도록 해봐. 늘어선 상점, 집들의 지붕이 아니라 하늘을 바라보는 거야. 두려움 없이 하늘을 우러러볼 수 있는 한은, 자신의 마음이 맑아지는 것을 느끼고 이제부터라도 꼭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고 믿는 한은, 언제든지.-0쪽

선한 것, 아름다운 것, 사랑스러운 것을 이 세상에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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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동화 X파일
시즈미 마사시 지음 / 좋은책만들기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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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빨간모자'와 '헨젤과 그레텔'의 진실을 파헤치는 내용이다. 그 내용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도리는 없으나. 뭐랄까,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겐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은 도서. 이런 책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높여주겠지, 하는 사람들. 착각하지 마시길! 이 책은 그저 동심을 잃기에 아주 좋은 도서일 뿐이다. 이 책의 저자 시미즈씨는 동화를 하나의 에로비디오로 만들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내용이 꽤나 음란하다.) 신적인 존재를 끄집어 내기도 하는 반면 또 다른 세계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동화의 진실을 파헤치기는 커녕 동화의 허구성을 늘리는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이 아름다운 동화들에 이상한 의문을 품어 이렇게까지 타락시키는지 신기할 따름. 이 책은 정말이지, 아이들이 읽을 수 없도록 책장 맨위에 꽂아 놔야 한다. (호기심때문에 더 읽고 싶어하려나.) 읽기 시작하는 순간 동심을 잃어버릴테니까. 이 책을 읽고나니, 나마저 다른 동화들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어렸을땐 아름답고 순수한 눈으로 보았던 동화책들이…점점 나이를 먹으니 하나의 모순덩어리로 보이는 것은 이 책의 영향때문일까. 시미즈씨의 날카로운 지적과 의문. 하나 하나 풀어가는 그림동화의 재구성이, 오래전에 읽고 더 이상 펼쳐보지 않았던 동화의 또 다른 면을 보여준다. 어릴 때는 무심히 넘겼던 문장 하나하나가 담고 있는 뜻─이 책에서 말하는 진실─이 정말 진실인지 거짓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 하나 확실한 게 있다면 이 책의 옮긴이인 정윤아씨와 나는 정말 생각이 맞지 않다는 것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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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안의 알약
슈테피 폰 볼프 지음, 이수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1534년, 마벨로 지역에 사는 젊은 아가씨 릴리안 크네벨은 몰래 약초를 연구하다가 우연히 피임약을 발명하게 된다. 때는 피임약이 없어서 여자는 아이만 낳아야 하던 시절. 여자들은 언제나 배가 부른 상태로 생활해야 했다. 그런데 그 여자들을 구원해줄 약을 릴리안이 만들었다. 그러나 그걸 좋아할리 없는 교회와 당국. 그들은 릴리안을 마녀로 내몰고 화형을 시키려한다. 그 때 릴리안의 친구이자, 형리인 베르트람이 그녀를 구해준다. 그리고 다같이 도주. 자신이 만든 마법의 알약을 세계의 모든 여성들에게 퍼뜨리는 것을 사명으로 삼은 릴리안, 피만 보면 기겁하는 형리 베르트람, 상상공포증에 시달리는 어릿광대 라우렌티우스, 성자유주의자 백작부인 발레리아. 이들은 여행을 하면서 많은 이를 만난다. 소심한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 의적 로빈훗, 화가 보티첼리와 미켈란젤로, 영국왕비 앤불린 등. 그러나 여기서 의문점! 어떻게 릴리안은 한 시대에 아주 적당한 나이의 이 많은 이들을 만났을까? 당연히 픽션이니까 가능한 일.  

제재가 마법의 알약, 즉 피임약이다보니 내용도 성적으로 개방적이다. 게다가 작가가 매우 재치있다. 읽는내내 얼마나 웃겼던지…하아. 시간이 많으면 계속 재탕하고 싶은 책 중 하나. 이 책을 읽다보면 과거의 힘세다고 으스대던 남자들이 참 미워진다. 초야권이라는 말도 안되는 제도라든가, 중세시대 여성의 질 낮은 생활이라든가. 그런 불합리함을 릴리안이 타파하는 것을 보고 꽤나 대리만족을 느꼈다. 릴리안은 중세시대에 태어난 당당한 현대사회의 여성상이랄까. 내용도 무지 재밌었지만 특히나 마지막 구절이 제일 인상깊었다. 「격렬한 삶의 충동과 두려움과 희망에서 벗어나 신에게 감사하라. 그대의 신이 누구든 모든 삶에 끝이 있고, 죽은 자에게 부활은 없으며, 가장 천천히 흐르는 강도 언젠가 바다로 가는 길을 발견하리라는 것을. -릴리안과 산드로, 영원한 사랑속에서, 1534년」내용은 엄청 웃긴데 갑자기 진지해져서 조금 놀랐다. 당신도 꼭 읽어보시길. 지루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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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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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을 전공했지만 여행을 하고 싶어서 양치기가 된 산티아고. 그는 어느날 밤 오래된 교회에서 멋진 꿈을 꾸게 된다. 피라미드 밑에서 보물을 찾는 환상적인 꿈. 산티아고는 그 꿈이 범상치 않다고 생각해서 해몽을 잘 한다고 소문난 집시를 찾아간다. 집시는 그 꿈의 내용을 듣고 제안한다. 그 꿈은 실제로 일어날테니 어서 피라미드 밑의 보물을 찾으러 가라고, 그리고 해몽을 해준 자신에게 그 10분의 1을 달라고. (이런 약삭빠른 집시같으니!) 어쨋든 산티아고는 그 후 살렘의 왕 멜키세덱을 만나게 된다. 멜키세덱은 산티아고에게 표지를 따라가서 자아의 신화를 이루라고 말한다.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그래서 산티아고는 무작정 양을 팔고 아프리카로 향했다. 그러나 그를 기다리고 있던 건 사기꾼. 아랍어를 하지 못하는 그는 첫날 바로 사기를 당해 재산을 잃고 만다. 빈털털이가 된 산티아고, 그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다시 돈을 벌어 피라미드의 보물을 찾으러 가는 것. 그래서 그는 그곳에 있는 크리스털 가게에서 일을 하며 아랍어를 배운다. 표지를 따라가는 능력이 나름 좋아져서 돈을 많이 벌게 됐다. 1년 후, 그는 재산을 많이 모았다 생각하고 연금술사가 있다는 파이윰으로 떠난다. 그리고 그곳에서 처음 만난 파티마라는 여인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 때, 사랑과 자아의 신화에 대한 내적갈등이 생기지만 산티아고는 자아의 신화를 선택했다. 그녀도 그러길 바랬고. 우여곡절 끝에 피라미드에 도착한 산티아고. 그러나 피라미드 밑엔 아무것도 없었다. 절망감에 휩싸인 산티아고. 그를 다시 일으켜준 것은 다름아닌 지나가던 병사의 충고 한 마디. "지금 네가 쓰러져있는 바로 그 자리에서 나 역시 이년 전 쯤 같은 꿈을 두 번 꾼 적 있지. 꿈속에 스페인의 어떤 평원을 찾아갔는데, 거기 다 쓰러져가는 교회가 하나 있었어. 근처 양치기들이 양떼를 몰고와서 종종 잠을 자던 곳이었어. 그곳 성물 보관소에는 무화과 나무 한 그루가 서있었지. 나무 아래를 파보니 보물이 숨겨져 있지 않겠어. 하지만 이봐, 그런 꿈을 되풀이 꾸었다고 해서 사막을 건널 바보는 없어. 명심하라구." 이렇게 산티아고는 자신이 꿈을 꾸었던 장소인 오래된 교회에 가서 보물을 찾는다. 그리고 사랑하는 여인, 파티마에게 돌아간다. 

 맨 처음 읽었을 때는 뭐랄까, 조금 허무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 있다면 파울로 코엘료가 산티아고와 파티마의 첫 만남과 산티아고의 감정을 다룬 부분. 하나같이 표현들이 참신하고 좋았다. 몇 줄 뽑자면…, 「순간, 시간은 멈춘 듯 했고, 만물의 정기가 산티아고 내부에서 끓어올라 소용돌이 치는 듯 했다. 그녀의 검은 눈동자와 침묵해야 할 지 미소지어야 할 지 몰라 망설이는 그녀의 입술을 보는 순간, 그는 지상의 모든 존재들이 마음으로 들을 수 있는 '만물의 언어'의 가장 본질적이고 가장 난해한 부분과 맞딱뜨렸음을 깨달았다. 그것은 사랑이었다. 인간보다 오래되고 사막보다 오래된 것. 우물가에서 두 사람의 눈길이 마주친 것 처럼, 두 눈빛이 우연히 마주치는 곳에서 언제나 똑같은 힘으로 되살아나는 것, 사랑이었다.」 다시 읽어도 참 애매하고 신기한 문구들. 접해보지 못한 표현들이기에 그만큼 인상적이고 느낌이 좋았다. 이 쯤에서 이런 베스트셀러를 낳은 작가님의 소개 시작. 책 표지에 쓰여져 있는 소개에 따르면, 파울로 코엘료씨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태어났고, 17세부터 세 차례나 정신병원에 입원했던 불행한 청소년기와 히피문화에 심취했던 청소년기를 보냈다. 만화잡지도 창간한 적 있으나, 이는 그가 두 차례나 수감되어 고문을 겪는 도움닫기 역할을 해주었을 뿐. -_-; 그로부터 15년 후 그는 산티아고 순례여행을 마친 후 문학의 길로 들어섭니다. 인터넷 어디선가 산티아고 순례여행을 마친 후의 파울로 코엘료씨를 인터뷰하는 내용을 찾았는데 출저를 잘 모르겠네요. 『Q 어떤계기로 소설을 쓰시게 되었습니까? A 10대때부터 제 꿈은 항상 작가가 되는 것이었는데 계속 그 꿈을 미뤄왔습니다. 그런데 산티아고로 순례를 다녀와서보니 저는 39세가 다 되어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꿈을 실현하든지 아니면 그만두든지 적어도 선택의 기회는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날 글을 쓰기로 결심했습니다. 사람들은 뭔가를 시작하기에는 마흔이라는 나이가 너무 많다고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꿈을 실현할 시간은 언제든지 있습니다.』 난 이 인터뷰를 보고나니 뭐랄까, 산티아고와 파울로 코엘료씨가 겹쳐보였다. 둘은 여행을 한다. 파울로씨는 카미노 데 산티아고를, 산티아고는 보물을 찾기 위해 사막횡단을. 그리고 둘은 고난을 겪는다. 그러나 많은 고난과 역경속에서(?) 당당히 헤쳐나와 자아의 신화를 이룬다. 파울로씨는 작가의 꿈을 이루고, 산티아고는 끝내 보물을 찾게 되죠. 파울로씨는 산티아고를 통해 자신의 삶을 보여 주려고 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고나서 또 한가지 얻은 것이 있다면, 작가의 사상과 작품의 관계에 대한 것. 글이든, 그림이든 모든 작품들은 만드는 이가 어떤 마음을 품고, 또 어떤 사상을 가지고 만드느야에 따라 변화하는 것 같다. 그래서 수많은 작품들이 탄생하는 거겠지.  

연금술사가 내게 알려준 것들. 첫째, 표지를 따라가면 따라갈 수록 소망과 근접해진다. 그러니 표지를 찾는 연습을 해라. 둘째, 도박을 처음 할 땐 돈을 많이 벌게 되겠지. 하지만 하면 할 수록 돈을 점점 잃게 된다. 전자는 바로 '초심자의 행운'일 뿐이다. 행운을 너무 믿지말자. 셋째, 마크툽! 어차피 그렇게 될 일이다! 

연금술사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화. 산티아고-난 꼭 돌아옵니다. 그대의 아버지가 어머니에게로 돌아오셨던 것처럼……. 울고 있어요? 파티마-난 사막의 사람이에요. 하지만 그보다 먼저 여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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