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안의 알약
슈테피 폰 볼프 지음, 이수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1534년, 마벨로 지역에 사는 젊은 아가씨 릴리안 크네벨은 몰래 약초를 연구하다가 우연히 피임약을 발명하게 된다. 때는 피임약이 없어서 여자는 아이만 낳아야 하던 시절. 여자들은 언제나 배가 부른 상태로 생활해야 했다. 그런데 그 여자들을 구원해줄 약을 릴리안이 만들었다. 그러나 그걸 좋아할리 없는 교회와 당국. 그들은 릴리안을 마녀로 내몰고 화형을 시키려한다. 그 때 릴리안의 친구이자, 형리인 베르트람이 그녀를 구해준다. 그리고 다같이 도주. 자신이 만든 마법의 알약을 세계의 모든 여성들에게 퍼뜨리는 것을 사명으로 삼은 릴리안, 피만 보면 기겁하는 형리 베르트람, 상상공포증에 시달리는 어릿광대 라우렌티우스, 성자유주의자 백작부인 발레리아. 이들은 여행을 하면서 많은 이를 만난다. 소심한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 의적 로빈훗, 화가 보티첼리와 미켈란젤로, 영국왕비 앤불린 등. 그러나 여기서 의문점! 어떻게 릴리안은 한 시대에 아주 적당한 나이의 이 많은 이들을 만났을까? 당연히 픽션이니까 가능한 일.  

제재가 마법의 알약, 즉 피임약이다보니 내용도 성적으로 개방적이다. 게다가 작가가 매우 재치있다. 읽는내내 얼마나 웃겼던지…하아. 시간이 많으면 계속 재탕하고 싶은 책 중 하나. 이 책을 읽다보면 과거의 힘세다고 으스대던 남자들이 참 미워진다. 초야권이라는 말도 안되는 제도라든가, 중세시대 여성의 질 낮은 생활이라든가. 그런 불합리함을 릴리안이 타파하는 것을 보고 꽤나 대리만족을 느꼈다. 릴리안은 중세시대에 태어난 당당한 현대사회의 여성상이랄까. 내용도 무지 재밌었지만 특히나 마지막 구절이 제일 인상깊었다. 「격렬한 삶의 충동과 두려움과 희망에서 벗어나 신에게 감사하라. 그대의 신이 누구든 모든 삶에 끝이 있고, 죽은 자에게 부활은 없으며, 가장 천천히 흐르는 강도 언젠가 바다로 가는 길을 발견하리라는 것을. -릴리안과 산드로, 영원한 사랑속에서, 1534년」내용은 엄청 웃긴데 갑자기 진지해져서 조금 놀랐다. 당신도 꼭 읽어보시길. 지루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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