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쎄지로는 미소를 얼굴에 띄며 눈을 천천히 떠 서영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서영의 두 손을 잡았다.
“서영아~ 힘들지?”
“아니~ 엄마.
나 하나도 안 힘들어. 엄마하고 이렇게 있을 수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정말 말로
다 표현 못해. 나 너무 좋아 엄마. 나 아주 잘하는데...
“
서영은 고개를 돌려 체스를 봤다.
도움을 구하는 것이다.
“예. 맞아요.
쎄지로 디엠님. 다들 잘하고 있어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의 말을 미소로 듣고 고개를 다시 엄마에게로 돌린 서영은 그만 또 눈물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엄마의 눈에 눈물이 흐르는 것을 본 것이다.
“엄마~ 왜 울어.
이제 안 울어도 돼. 엄마. 지영이도 있고
아빠도 있고 이 서영이도 옆에 있잖아. 우리 모두가 엄마를 건강하게 다시 해 놓을거야.”
저 어린 것 둘이 얼마나 정에 고파했고 사랑에 고파했을까 생각하니 눈물이 절로
아니 나올 수 없었다. 쎄지로는 깨어있었다. 움직일 수가 없었지만 서영의 눈물을 알고 아픔을 알고 그리움을 안다. 체스와의 사랑도 알게되었다.
그러나 쎄지로는 엄마로서의 자격이 하나도 없음에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서영아~ 지영아~
이 엄마를 용서해라. 너희들을 잃고 하루 한시간도 가슴이 아프지 않은 날이 없었단다.
엄마는 누구에게도 말 할 수가 없었다. 그냥 가슴속에 눈물꽃만 키우고 있었단다.
이 못난 엄마를 용서해라. 서영아~”
쎄지로는 온 힘을 다해 팔을 들어 서영의 손을 찾았다.
서영이 얼른 그 팔을 잡고 손바닥을 쥐었다.
“엄마. 사랑하는
엄마. 엄마하고 딸사이에 무슨 용서고 말고가 있어요. 저는 요~ 엄마 아빠를
한번도 미워하거나 원망한 적이 없어요. 엄마 아빠 그리고 동생 지영이만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생각했어요.
이제 다 있어서 저는 무엇이든 할 수가 있어요. 엄마. 사랑해요.”
“서영아~ 으흐흑~
서영아~”
“엄마. 우시면
안되요. 엄마속에 아빠랑 지영이 들어가 있어요. 혈압이 올라간단 말예요.
엄마. 진정하세요.”
서영은 얼른 쎄지로의 얼굴을 가슴으로 감쌌다.
그리고 꼭 안았다. 엄마와 아기가 바꿔진거다.
“그래. 그렇구나.
지금 두 사람은 어떻게 되었니?”
대답대신 서영은 얼른 옆의 유리케이스에서 소독된 따뜻한 타올을 잘 펴서 쎄지로의 얼굴에 덮었다. 그리고 천천히 자근 자근 눌러 눈물도 닦고 서러움도 닦고 아픔도 닦고 원망도 닦았다.
"그래. 서영아. 엄마 슬퍼서 우는 것 아니야. 너무 행복해서
우는거야. 너무 행복하면 눈물이 나온단다."
"으응~ 엄마. 나도 그런가봐.
엄마닮아서 행복해 눈물이 나오는가봐. 나는 그런 것까지 왜 엄마를 닮지?
헤헤헤."
"엄마. 언니야. 지영이도 행복해서
눈물이 나왔다. 나도 엄마닮았다~"
"어. 지영이 듣고 있었구나."
엄마가 웃으며 지영이를 반겼다.
"응. 엄마. 엄마라고 부를 수 있어
너무 좋아. 엄마~"
"으흐흑. 지영아~"
"엄마. 또 우신다. 언니가 울지말랬잖아.
혈압 올라간다고."
"그으래. 안 울께. 근데 아빠는?"
역시 엄마였다. 그때 쎄지로 디엠의 다리가 미세하게 떨리는 것을 서영이 놓치지 않고
보았다. 언제부터 인지는 모르지만 그 떨림은 틀림없이 고통을 동반할 것이라 생각하였다. 분명 하체 어딘가에 문제가 발생했음을 짐작하였지만 지금은 그것을 물어 볼 상황은 아니었다. 저 고통은 자궁쪽의 문제였다. 암? 서영은 곧 인체촬영기로
찍어보리라 생각하고 있는데 담당 주치의인 처린조 박사가 작은 쪽지를 서영이 손바닥에 쥐어 주었다. '하체의
떨림과 고통을 체크바람'이었다. 박사도 본 것이다. 그러나 니때무네가 목적지에 거의 가까이 가고 있었다. 서영은 급히 체스 박사의 팀인 제1팀 팀원에게 원인규명과 대처방법을 알려주길 부탁하는 멧세지를 보냈다. 그리고 치골결합기능부전으로
확진한다면, 준비된 씨나리오를 실행해야 할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