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여. 용서하소서 - 2회 
모텔에도 식사를 할 수 있는 소위 레스토랑이 있지만 그 남자는 굳이 두문동 뻐스 정류장 가는 길 주변에 늘어 선 길가 포장마차에서 우동을 시켜 먹었다. 일 년에 한번 그렇게 따뜻하게 속을 채웠다. 그나마 이 우동도 그에게 스스로 허락한 유일한 식사에 대한 사치였고 즐거움이었다. 그 남자는 그 포장마차에 닿기 전 거리의 레스토랑 간판들을 가끔씩 보곤하였다. 스테잌을 전문으로 하는 고급 식당, 한정식을 전문으로 하는 요정도 있었다. 그는 그런 곳을 지나 작년과 같은 이 포장마차에 왔다. 우동을 천천히 먹는 동안 이 여행의 목적이 희미해지지나 않을까 하는 마음을 스스로 추서려 다지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하는데 온 신경을 집중하였다.
카지노에서 음탕하고 발광스러운 섹기로 번쩍이는 불빛의 화려함과 년 말의 아쉬움을 즐기는 사람들과 마지막 해에 대박을 터트리려는 사람들의 기대와 술렁임은 눈이내려서 추운 산중턱의 도시임에도 후끈거리게 하였다. 함께 온 여성들 또는 대박에 편승할 기회를 노리는 기타 여성들 등으로 법석거리며 흐느적거렸다. 다행이 바람은 불지 않아 나 다니기에는 아주 좋은 그 해의 말 일이었다. 누구든 이곳에서는 알지 못할 야릇한 흥분의 나락으로 스스로 빠져 버리고 말 분위기였다. 그 분위기를 바라보는 그 남자의 눈은 젖어 있었다. 그러면서도 빛나는 눈은 결전을 앞 둔 전사같이 싸늘하였다. 그 남자는 저녁을 마치고 인파로 번잡하고 흐느적거리는 도로변을 따라 모텔 낭만의 뒷문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누구 하나 그에게 관심을 가지거나 쳐다보는 사람도 없었다. 차라리 치안이 염려될 정도였다.
그 남자는 4층의 자기 방에 돌아와서는 문을 잠그고 확인까지 한 후 창문 역시 잠그고 커텐마져 쳤다. 그리고는 가방에서 알람시계를 꺼내 다음날 새벽 3시로 알람을 맞추어 침대 옆 보조 탁자에 잘 놓았다. 그리고 검은 보자기에 싼 물건을 조심스럽게 꺼내어서 침대 위에 두고는 풀었다. 조각 조각 페치웤으로 만든 면으로 된 천에 쌓인 검은 색 소음기와 38구경 유효사거리 50m인 검정색 콜트 권총이 묵직하게 침대 위에 놓여졌다. 오래된듯 금속에서 나는 빛은 다 사라지고 무광의 몸체는 손잡이에 새겨진 희미한 원형속의 붉은 색 삼각형 표지만 선명하였다. 붉은색 삼각형은 그 총이 콜트 델타 엘리트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 남자는 탄창을 확인하고 특별히 제작한 소음기를 조심스럽게 돌려 끼워 잘 조여졌음을 또 확인하고는 겨드랑이에 붙혀 착용할 수 있는 강력계 수사관들이나 가지고 다니는 역시 검정색 가죽 권총집에 넣어서 침대 밑에 잘 놓았다. 그리고 그 해의 마지막이 될 수면을 취하기 위하여 침대 시트 속으로 들어갔다. 이제부터 4시간은 잘 수 있으며 자고 일어나면 1월1일 이른 새벽일 것이다.
낭만모텔에서 700m 떨어진 곳에 있는 파출소에서는 강력계 특별팀이 구성되어 1월 1일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들이 모여 앉은 공간의 정면에 세워진 칠판에는 툭별 기동수사팀 이라고 큰 글씨로 쓰여져 있었으며, 그 특별팀 구성 멤버는 특별 기동수사팀(Special Task Force) 팀장 서울특별시경 강력계 수사반장 김인호를 위시하여 황지시경 강력계장 최진성, 황지시경 도로순찰대 2반장 정치호, 육군 수사대 황지시 지부장 오영기 상사를 비롯하여 태백시 도로순찰대장, 육군X사단 헌병대 황지 파견대장인 중사 이기성 등이며 최진성계장을 포함한 황지시경 강력계 형사들 등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또한 서울시경 권총강도 검거 베테랑인 강력계 계장 이상대 형사를 팀장 김인호가 상관 직권명령으로 4년째 동행하도록 하여 함께 참석하고 있었다.
그들은 지금 좁은 회의실안을 꽉채운 채 앉거나 서서 팀장인 김인호의 작전계획을 듣고 있었다.
“이미 협조 전문에 의하여 사건상황과 고급의 중요성을 알고 모였기 때문에 지금은 더 말 할 필요도 없지만…”
김인호 팀장이 계속해서 말했다.
“이것은 지역의 관활을 넘어선 군경합동 작전이다. 이 작전의 목적은 사실, 불행하게도 우리가 아무것도 전혀 모르고 있는 한 남자를 체포하여 국민들의 관심과 호기심 및 유사 범죄를 막는 것이다. 우리들은 그 남자에 대하여 아무것도 모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불행하게도 실체적 정보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 단지 우리가 추측하는 것은 그 남자는 머리가 좋다는 것이다. 여우처럼 교활하기까지 하다. 하여튼 머리가 좋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4년동안 그 해의 마지막 날 또는 새해의 첫 날 아주 일찍 이곳에 와서는 카지노를 습격하여 금품을 그것도 현금으로만 탈취해 가지고 유유히 사라졌다. 그러면 다시 정리한 개요를 설명하겠다.”
팀원 모두는 담당경찰이 칠판에 정리해 놓은 개요를 보았다. 칠판 중간에는 특별히 “1월 1일 강도” 라고 적혀 있었다. 그 아래 다시 1에서 부터 4까지 사건별로 정리를 해 놓은 사건의 특징들이 있었다. 황지시경 강력계장 최진성이 지휘봉으로 칠판을 가리키며 특징을 설명하였다.
"첫 해 첫 날 오후 2시, 투명한 연질 프라스틱 가면을 쓴 남자가 월계관 은행앞에서, ‘카지노 다이야몬드’에서 수금한 돈을 입금시키기 위해 계단을 오르던 중 습격당하여 1천 7백만원을 강탈 당했다. 그리고 범인은 아주 쉽게 도망쳤다. 어느 누구도 목격자로 나서지 않고 있다.
1년 후 같은 달 같은 날 아침 7시, ‘퀸로즈(장미의 여왕) 카지노’의 2층 사무실에서 침입한 범인에게 막 수금한 돈 2천만원을 강탈 당했다. 역시 범인은 연질 투명한 프라스틱 가면을 썻으며 소음기가 달린 38구경 권총으로 위협하였다. 그는 전화선과 휴대폰 호각등 모든 연락장비를 사용불능으로 만들고는 문을 잠그고 유유히 사라졌다.
2년 전 같은 달 같은 날 오후 7시, 동일인이라 추정되는 범인은 ‘카지노 라마’의 2층 별실까지 교묘히 침투했다. 게임 중이던 고객들이 당했으며, 고객들은 K그룹 G 상무 XX은행 지점장 석유회사 사장과 요트회사 부사장등 4명이었다. 그들은 따로 징계등을 당했지만 강탈당한 돈의 액수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그러나 그날 판돈의 추정결과 약 2천 8백만원이다.
1년 전 같은 달 같은 날, 정오에 룰렛 하우스인 ‘럭키 세븐’ 카지노가 개장 직전에 당했다. 탈취당한 금액은 약 2천만원. 마지막으로 올해 같은 달 같은 날 오후 5시, ‘카지노 다이야몬드’의 3층 사무실에서 수금한 돈을 세고 있던 3명의 직원이 같은 범인일거라고 추정되는 남자에게 2천만원을 강탈 당했다. 두명의 경비원이 있었으나 모든 경보장치와 연락수단을 빼앗기고 권총에 협박당하여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못하였다.
이상 4건 모두 범인은 연질 회색빛 프라스틱 가면을 쓰고 있었으며 키는 182센티 정도 서울 말씨를 사용했어나 그 음성에 품위가 있음을 느꼈다고 보고되어 있다.”
최 계장의 설명이 끝나자 팀장은 앞의 책상에 걸터앉아 팀원들을 둘러보며 엑스포를 한가치 꺼집어 내어 불을 붙히고는 길게 연기를 빨아 한숨과 함께 허공에 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