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깅 아웃
(Digging out)
추적-울지도 못한 시간을 찾아서
제임스 안 (James C. Ahn)
안철환
현재 쏜힐, 온타리오, 캐나다 거주
1998 년 캐나다 사업이민
대한민국 육군 병장 만기 전역
경북 울진 죽변에서 출생

토론토의 늦가을, 어느 일요일 아침. 에드워드 강은 옥빌의 수정같이 맑고 깨끗한 온타리오 호수를 바로 옆에 둔 새로 산 하우스를 리노베이션하기 위하여 하우스를 점검하다가 2 층 나무 바닥 밑에서 검은 비닐 보자기와 속을 다시 뉴스페이퍼로 싼 아기 마미를 발견한다. 그 지역은 호숫가이지만, 다른 지역과는 달리 지대가 좀 높았으며 자갈과 바위로 이루어져 있어서 건조하였다.
아직 삭지 않은 아기 마미를 둘러싸고 있는 뉴스페이퍼는
1945 년
5 월
4 일 자였고 다른 한 장은 1946 년 4 월 10 일 자였다. 그 사건은 졸지에 매스컴을 타고 캐나다 전역에 알려진다.
두려워하던 에드와 그의 아내는 친구인 사설탐정이자 슈샤인회사 사장인 제임스 리에게 마미의 어머니를 찾아 줄 것을 의뢰한다. 제임스는 다시 수색하다 마룻바닥 틈새에 끼어 있던 낡은 뉴스페이퍼 조각을 발견하고 그 조각에서 ‘박인서 가회동 44 번지’라는 희미해진 채 남아 있는 연필글씨를 찾아 확인한다.
마미가 발견되었음이 알려진 후로 20948
의 에드워드 강의 하우스에는 시시각각 추적과 수색의 그림자들이 드리워지고… 그때 옆집에 살고 있는 엘리자벳 할머니가 정체불명의 괴한들에게 협박을 담보하는 상해를 당한다. 그리고 며칠 후 에드의 아내가 하우스 침입자들에게 처절하게 살해된다.
옥빌 경찰의 릭 경감은 여러 각도로 수사하지만, 쉽지 않음을 느끼고 제임스와 손잡고 공동보조를 맞추길 바랬다. 수사 과정에서 떠오르는 레드플라우워, 구 러시아 KGB,
OPP 수사관 아크샤, RCMP 전 고위직의 잉거스터와 칼림교등의 조직이 20948 로 은밀하게 몰려든다. 제임스는 20948 전 주인이 제정 러시아 KGB출신임을 알아내고, 급기야는 러시아 움스크에 가서 휴메트리언-X (humaterian-X)에 대한 프로젝트를 알게되고…
그들 조직 중 일부는 움스크에서 제임스를 죽이려 하나 과거 친구였던 르젠스키의 도움으로
‘your eyes keep only east’라는 암호와 함께 무사히 러시아를 탈출. 오타와에서 자동차로 20948 로 간다. 점점 20948
과 다시 밝혀진 트라팔가 로드 36145
의 정체가 드러나기 시작하며, 마침내 박인혜의 유골을 발견하게 되고, 쎄지로가 한국에서 박인혜의 동생인 박인서 할머니를 모시고 동행하여 피어슨 공항에 내렸으나, 쎄지로가 납치된다.
마지막 결전을 각오한 제임스는 트라팔가 로드 36145 로 말리부를 타고 간다. 복잡해 질대로 복잡해진 마미 발견의 사건은 엄청난 비밀을 가지고 제임스를 기다리고 있다. 이미 20948 하우스에서 발견된 거액의 다이아몬드는 무엇을 위하여 그곳에 묻혀 있었는가?
휴메트리언-X 는 미래의 세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트라팔가 로드 36145
에서는 과연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쎄지로는 어떻게 될 것인가?
추적-그 끝은 어디인가? 본 소설을 읽으며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의문의 생각들이었다.
-Thomas Park, Canada Women life-
1.
토론토의 겨울은 해마다 그렇듯 종잡을 수 없이 시작되곤 하였고 너무 길었다. 아마 올해의 겨울도 남쪽 토론토에 단풍이 눈부신 황금빛으로 곱게 물들기 시작하면 베리시의 북쪽에서는 낙엽이 질 것이다. 낙엽이 지는가 하면 밤새 내린 눈으로 차창에 쌓인 눈을 플라스틱 끌개로 땀을 흘리며 닦아내어야 하는 감당하기 어려운 겨울이 이곳 온타리오인들의 삶의 난제 중 하나였다.
토론토시의 남쪽과 베리시가 있는 북쪽을 몇 번 왔다 갔다 하다가 보면 어느 사이 그런 겨울은 소리소문 없이 와 있을 것이다.
에드워드 강은 3 년째 이민생활을 하고 있지만, 이제는 그렇게 절묘하게 예측의 허를 파고들어 깜짝 놀라게 하는 겨울이 두렵기까지 하였다. 그래도6 월에서 8 월까지는 밝고 화사하게 내리쬐는 햇살과 맑고 쾌적한 공기와 시리도록 푸른 호수와 잘 자라서 펼쳐진 잔디 들판 속에서 자연이 주는 평화와 친절한 이웃들에 의하여 행복을 느꼈다. 그러나 태양이 떠 있는 시간이 급속도로 짧아지고 조석으로 추워지기 시작하면 언제 시작될지 모르는 겨울의 잔인함에 두렵고 불안함을 느꼈다. 맑고 넓은 심코 호수와 아름답게 펼쳐진 자연경관과 평화로운 거주지의 아늑함들이 아내 조경순의 마음에 들어 이민 첫 해에 하우스를 구입하였다. 영어로 인하여 직장 가지는 것을 포기하고 한국에서는 내노라 하는 유능한 인재들도 결국은 하고야 만다는 컨비니언스를 시작한 곳이 버링턴시의 옥빌이었다. 그러나 그는 진리로 통하고 있는 사실 하나를 간과하고 있었다.
비즈니스와 생활하고 있는 집은 가능한 한 최대로 가까이 두어야 한다는 것을 그가 듣지 못했을 리는 없었을 것이다. 베리의 집에서 옥빌까지는 하이웨이400을 타고 남쪽으로 40분 그리고 하이웨이 401을 타고 서쪽으로 30분 하여 출근 시간만 1시간10분이 소요되었다.
첫해는 이민 와서 시작한 사업이어서 젊음과 의욕이 불편과 힘듦을 다 상쇄하여 주었다.
한 해를 정말 열심히 일하였다. 가끔 아내가 함께하며, 도와주기는 하였지만, 출퇴근의 시간 낭비와 불편을 제외하면 성공적이었다. 아내와의 부부관계는 컨비니언스를 운영하는 대부분의 한인들이 그러하듯 에드워드도 컨비니언스를 시작한 후 거의 포기하였다. 사랑할 시간이 없었다. 단지 생존과 아이들의 보다 나은 교육을 위한다는 명분속에 그 중요한 삶의 가치 중 하나를 포기하듯 생활하였다.
3년이 지난 지금은 열심히 일한 대가로 경제적 여유를 되찾았지만 포기했던 생활을 되찾고 싶었다.
아내와 의논한 후 반기는 동의를 얻어 두 달 전에 옥빌의 호수가 바라보이는 한적한 곳에 자리한 하우스를 사서 이사를 하였다. 이 집은 전적으로 아내인 조경순이 옮길 것을 제의하였고 2달을 물색하여 선택하였다. 지은 지 80년 정도 되었지만, 눈이 쌓일 시간을 주지 않는 독일풍의 경사진 지붕이 있고 짙은 고동색의 나무기둥과 하얀 회가 칠해져 있는 벽이 잘 어울려 고풍스러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옥빌 20948 번지. 두 개의 나무 기둥이 받치고 있는 포치에는 2 인용 흔들의자가 녹슨 굵은 사슬에 매달려 있었다. 다섯 계단을 내려서면 10미터 정도 길이의 푸른 잔디가 잘 정돈된 정원이 있고 그 정원 좌측에는 이 하우스를 건축할 때 함께 심은 듯한 우람한 캐나다 메이플트리가 보기 좋게 가지를 사방으로 뻗친 채 싱싱하게 자라고 있었다. 그 정원 앞으로는2 차선으로 포장이 잘 된 채 토론토의 다운타운까지 펼쳐져 있는 간선도로가 있었다. 삼각형으로 된 다락방에는 중간쯤에 도로의 반대편인 호수로 난 유리창이 있었고 원목 나무로 깔린 바닥은 밟을 때 삐걱거리는 감미로운 작은 소리가 심야의 숲 속에서 작은 암놈의 라군이 우는 소리같이 났다. 그 원목 바닥 위로는 이집트 특유의 검붉고 회색을 띤 격자 문양의 카펫이 새로 깔려 있었다.
이 층에는 방이 마스트룸 서재 그리고 피터 강 즉, 12 살 된 아들 강상현의 방이 있고 16 살 된 딸 그레이스가 다락방 전체를 사용하고 있었다. 다락방의 동쪽 한켠은 조만간 칸막이를 하여 컨비니언스에서 팔 물건들의 재고를 쌓아 두는 창고로 사용할 생각이었다. 일 층은 넓은 통유리 2 장으로 잘 마무리 되어 있어서 그 창을 통하여 온타리오 호수의 맑고 아름다운 모습을 소파에 앉아서 언제나 볼 수 있으며 다이닝룸에는 전 주인이 남겨 둔 아직 쓸만한 이태리풍 앤티크칼라의 식탁과 의자가 6 개나 있었다. 조리실은 생각보다는 마블과 오크나무로 깨끗하게 잘 마무리되어 있었다. 그 오른쪽 공간에 한국에서 생산된 냉장고를 사서 채워놓았다. 고전과 현대의 것들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 앙상블로 싫증을 느끼지는 않겠다고 생각하였다. 개수대에서 눈을 들면 환기가 잘되도록 천장 가까운 곳에 환풍기를 설치해 놓았고 맑고 밝은 시야를 언제나 볼 수 있게 전면을 창으로 만들어 놓았으며 그 창을 통하여 출퇴근 때의 조금 번잡하게 오가는 차들을 볼 수가 있었다.
차고는 2 대의 차가 들어가고도 여유가 좀 있을 정도로 충분하였는데 이 층 피터의 방 아랫부분과 욕실과 서재의 아랫부분을 다 차지하고 있었다. 하우스 전체의 넓이가 2,100 스퀘어 피트이지만 가족 4 명이 충분한 공간을 이용하면서 쾌적하게 살기에는 충분하였다. 이 층 어느 방에서든지 고요하고 넓은 온타리오 호수를 침대에 누워서 볼 수 있게 창을 만들어 놓았다. 일 층 현관문을 열고 나서면 포치가 있고 그 앞으로 40 미터나 되는 잔디 정원이 2 차선 도로까지 펼쳐져 있었다. 옆집과의 담장은 없었으며 하얀 조약돌로 경계하여 두었다. 아마도 이웃과의 믿음 속에서 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어느 방향에서 봐도 아늑하고 쾌적하였으며 우수한 전망과 평화스러운 주거 환경이었다. 에드는 아내의 탁월한 선택에 만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