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웜 came from Cosmos-09
"제임스 아저씨! 내 가방! 저 트리플레드
잡아줘요!"
힘껏 외쳤다. 그 외침을 들은듯 트리플 레드는 놀라서 움찔하다 빠르게 움직여 닫히고
있는 출구 게이트로 나아갔다. 지영은 세관검사대에 걸려 더 나아가지 못하고 발만 동동굴렀다.
세관검사대 검사원은 지영의 울부짖는듯한 구조요청으로 즉시 비상무전기를 들고 공항경찰을 호출했다. 거의 같은 시각에 트리플레드는 자동으로 문이 열리는 게이트를 나가 우측으로 돌아 앞만보며 성큼 성큼 걸어갔다. 제임스는 그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김지영임을 알았다. 그리고 트리플레드가 출구 경계를 넘어
나와 우측으로 가는 것을 보았다. 그는 환영객 무리의 뒤를 돌아 우측 가드라인이 처진 끝으로 재빨리 움직였다.
그들은 둘이었다. 제임스는 가방을 끌고 오는 그의 앞을 막아섰다. 그러자 뒤 따라오던 다른 한사람이 제임스를 밀치려 왼손을 내뻗자 제임스는 빠른 동작으로 그의 왼 손목을 왼손으로 잡음과 동시
그의 왼쪽으로 미끄러지듯 움직이며 오른손으로 그의 어깨를 수도로 힘껏 치며 그의 오른쪽으로 그를 밀었다. 그는 예상치 못한 공격에 중심을 잃고 그의 오른쪽으로 빠져 나가던 트리플레드 가방을 든 남자에게로 넘어졌다. 둘은 부딛치며 동시에 바닥에 등을지고 벌렁넘어졌다. 그 동작은 순식간이었다. 넘어진 둘은 황당한듯 급히 일어나질 못하고 입만 벌린 채 의아해 하였다. 제임스는 재빠르게
넘어진 녀석이 잡은 트리플레드 가방을 빼앗아 잡고 출구 게이트쪽으로 돌아서는데 경찰이 오고 있었다. 가까이
온 공항경찰이 그의 손목을 잡고 수갑을 채웠다. 그는 피할 수 있었다.
"움직이지 마라. 너를 현행범으로 체포한다."
그러자 주변에 사람들이 몰렸다. 제임스는 트리플레드 러게지를 두 다리 사이에 끼고
두리번 거렸다. 김지영을 찾는 것이었다.
"Hey! Hey! Not him. You Just now release him. His's my uncle. Take them. Run and take
them!"
어느사이에 김지영이 와서 공항경찰들에게 그를 풀어주고 달려가 저 놈들을 잡아라고 외쳤다. 그 때 이미 두 사람은 기다리고 있던 승용차를 타고 있었다.
"아저씨. 당신이 제임스 리 아저씨 맞죠?"
지영은 트리플레드를 끌고 앞서 걷고있는 사람을 향해 물었다. 지영이도 여자로서는 큰 키였지만, 그가 훨씬 더 컷다. 그는 낡은 그린색 군복 점퍼를 입고 있었다. 푸른물이 가득한 것 같은 청바지를 입고 첼시부츠를 신고 있었다. 걷는 걸음걸이는 일자였다. 가끔씩 왼쪽 발끝이 안쪽으로 조금 들어가기도 하였다. 머리는 검었지만, 언제 감은지 모를 정도로 부시시하였다. 그런 그가 멈춰서 돌아보았다.
"아가씨가 김지영. 그 유명한 여류시인이고 영어학원 원장인 김선애의 딸
김지영?"
지영이 가까이 다가가서 고개를 들고 얼굴을 바라보았다. 며칠 면도를 하지 않았는지
수염이 자라 있었다. 눈은 빛났지만 싱글꺼플이어서 매력은 없고 멍청해 보였다. 코와 입은 제대로 잘 자리 잡아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시 눈만보고 손을 내밀었다.
"제임스 아저씨. 정말 고마워요. 그 순간 아저씨가 있어서 저들을 제압하여 블루웜을 지킬 수가 있었어요. 저, 김지영. 김선애 엄마 딸 김지영이예요.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생글 웃으며 손을 내밀어 자기를 소개하는데 어느 누가 지체하겠는가.
"그래. 맞습니다. 저는 제임스 리입니다.
김지영 박사님. 그 순간에 제가 그곳에 있어서 다행스러웠습니다. 만나게되어 아주 좋습니다."
제임스가 내민 김지영의 손바닥을 부드럽게 잡고 말했다. 그의 말이 좀 세련되지 못하였고
표현이 서투르구나 하는 느낌을 지영은 그로부터 받았다.
"예. 저는 눈물날 정도로 반가웠어요. 처음 만남에 이렇게 큰
신세를 지다니, 참 묘해요."
"왜, 어떻게 묘한데요?"
"그 때에 아저씨가 바로 게이트 앞에 피켓을 들고 있었고 제 목소리를 듣고 바로 행동으로 옮겨 그들을 간단히
제압하고 트리플레드를 찾게 해 주신 것이 착착 계획처럼 진행된 것 같아서요."
"그렇군요. 뭘 물어봐도 괜찮을까요?"
제임스가 3층 게라지로 올라가는 에레베이터 문을 열고 지영이 먼저 들어가도록 기다리며
말했다. 2층에서 3층까지는 순식간이었다.
"어려운 건가요?"
지영이 자동차가 빽빽하게 주차된 넓은 게라지로 먼저 나가서 트리플 레드를 잘 끌고 나오도록 문을 잡고 제임스를 기다리며
다시 물었다.
"아닐겁니다."
"그럼 물으세요."
"좀 전 말하는 중에 블루웜이라고 하던데... 그것 지렁이나 박테리아 아닙니까?"
어맛! 하듯 지영은 화들짝 놀라며 제임스를 쳐다봤다. 제임스는 리모컨을 눌러 자동차 문을 열고 있었다.
"어떻게 아셨어요? 아저씨! 정체가
뭐예요?"
지영은 제임스가 트렁크에 실을려고 하는 트리플레드 러게지(luggage)를 얼른
뺏어 손에 잡고 물었다.
"하하하- 아까 그렇게 하시지 그랬어요. 어머니께서 저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나요?"
제임스는 지영이 귀엽다는 듯 미소띈 얼굴로 바라보며 말했다.
"아무말도 하지 않으셨어요. 왜요?"
지영은 대어들듯 고개를 다시 쳐들고 물었다. 제임스는 지영이가 잡은 러게지를 다시 뺏다시피 잡아 들고 자동차의 트렁크에 집어 넣었다.
"어서 타요. 가면서 말해줄테니."
"어디로 가는 건데요?"
지영의 목소리가 긴장하며 날카로워졌다.
"노보텔호텔. 글로벌 특이 미생물학회 빌딩과 가장 가까운 호텔이지요.
주변에 한인식당들이 많아요."
"영 핀치 남쪽에 있는..."
"예. 맞아요. 내가 이미 예약을
해 두었으니 가기만하면 됩니다."
"예. 저도 알아요. 그 호텔.
노스욕센터 옆에 있잖아요."
"이제 안심하고 탈거지요? 주차요금은 분당 계산하거든요."
"예. 좋아요. 가요."
오랫만에 반가운 이름을 들으며 대화를 한 지영은 이제 기분이 좋아졌다. 블루웜까지
찾았고 공항에서 헤매임없이 바로 숙소로 편히 갈 수가 있으니 밤이지만 제대로 토론토의 공기를 마실 수 있어서 좋았다. 김지영이 의학박사이지만 겨우 28살이다.
"아저씨는 어디 사세요?"
지영은 조수석에 앉아 스쳐지나가는 어두운 도로의 불빛을 보면서 물었다. 지금은 깊은
밤. 어코드의 전자 시계는 01시 40분이다.
"쏜힐 들어봤어요? 베이뷰와 죤스트릿 노스?"
"아하- 그 청와대라 불리는 콘도?"
"어휴- 의학박사인 줄만 알았는데 지명학도 공부했는가 봅니다.
어떻게 거길 알고 있어요?"
"유티 대학 때 공부가르치던 8학년 학생집이 그 콘도에 있어서 알아요.
분위가 아주 좋던데요. 주변 환경도 좋더라구요."
"맞아요. 8년째 그곳 원룸 콘도에서 살고 있습니다. 게을러서 자주 옮겨 다니질 못해요."
"왜 원룸에서 살아요? 원룸이라면 방 하나 그리고 거실 그렇잖아요?"
지영은 의아해서 고개를 돌려 제임스를 봤다. 그런 지영을 제임스도 고개를 잠시 돌려봤다.
그리고 얼른 전방을 주시하여 계속 운전하였다. 그 때 제임스가 고개를 돌렸을 때
그의 눈속에서 마주오는 헷라이트에 비춰 반짝한 그의 눈물을 보았다. 지영은 얼른 고개를 돌려서 검게 보이는
차창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제임스 아저씨는 나쁜
사람은 아니야. 지영은 그렇게 생각하였다.
"나중에... 김박사님이 떠나시기 전에 말 할 기회가 있을겁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계시고... 피곤하시지요?"
지영은 그가 침묵된 분위기를 부드럽게 바꾼다는 것을 알았다. 좋았다.
"아니예요. 전혀 피곤하지 않아요. 월요일 아침에 첫 미팅이 있으니 시간은 충분해요. 아저씨~ 아직 팀하튼 커피점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