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 - 융 심리학이 밝히는 내 안의 낯선 나
로버트 A. 존슨 지음, 고혜경 옮김 / 에코의서재 / 200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림자 이론을 처음 접했을 때 그동안 내가 뭉둥그려 생각했던 실체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었다. 그림자는 특히 선하고 바른 사람들의 마음속에 숨겨진 무시무시하게 거대한 어두움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누구도 그림자를 피할 수 없다. 이것은 본성의 선함과 악함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끼고 품을 수 밖에 없는 무의식의 존재를 논하는 것이다.

 

무의식은 한 개인 더 나아가 공동체, 국가와 같이 사회적인 가치관과 이념으로 똘똘 뭉친 "집단무의식"의 형태로 표출될 수도 있다. 예를들어, 독일의 나치, 일본의 제국주의, 북한의 공산주의 같은 것들이 그렇다. 나치는 유태인과 이민족 그리고 짚시에게 그림자를 투사했고, 일본은 대동아단결이라는 기치 아래 일본인을 제외한 조선인과 중국, 동아시아인에게 그림자를 투사했고 북한은 자본주의에 그림자를 투사해 6.25 즉 한국전쟁을 일으켰다. 그렇기때문에 그림자는 잘 돌보지 않으면 안된다. 내면의 소리를 무시하고 방치했다가는 어느날 갑자기 어떤 사건 앞에 마주했을 때, 무시무시한 괴물이 되어 타인(타민족, 다른이념, 나와 다른 이들)을 해치는 끔찍한 존재로 드러나게 된다.

 

융은 그림자를 돌보는 아주 독특한 방법을 제시한다. 그림자는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지 못한다. 따라서 가짜역할을 통해서 얼마든지 건강한 자아로 재탄생 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자신의 마음을 잘 돌보지 않는다면, 자신의 내면 속에서 꿈틀거리는 숨겨진 욕망, 원하지만 결코 드러낼 수 없는 것들, 증오스러운 자신의 또다른 모습들, 감추어진 바람, 콤플렉스, 트라우마와 같은 것들이 뒤엉켜 타인을 향한 마녀사냥을 시작하게 되기 때문이다.

 

자신은 결코 이룰 수 없었던 내면의 숨겨진 욕망을 오랫동안 억누르다보면 자신이 그토록 증오하던 욕망, 부끄럽고 수치스러워 감추어 두었던 욕망을 그대로 드러내는 이들을 향해 분노하게 된다. 나는 그 모든 것들을 참고 인내하고 희생하며 올바르고 착하게 살려고 힘겹게 노력하고 애를 쓰는데, 왜 너는 그렇게 아무렇게나 너 하고 싶은대로 막 사는냐고 손가락질을 하게 된다. 비난의 대상을 찾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비난하고 싶은 대상은 타인이 아니다. 바로 그러한 욕망을 품고 있는 자기자신임을 깨달아야 한다. 

 

그림자를 돌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그 실체를 마주하고 자신의 부정적인 모습을 끌어안고 건강하게 이끌어야 한다. 오랫동안 억눌려지고 감추어진 어두운 무의식을 건강하게 살려주는 일이야 말로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가장 좋은 길이다. 그래야 자신을 향한 비난의 화살을 타인에게 돌리지 않고도 다같이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