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많은 이들이 '연애시대'에 빠져 있을 때,
난 다른 세계에서 다른 것에 열광하고 있었을 것이다.
아니, 열광이라는 말과 나는 어울리지 않는다.
꾸준히 무언가를 해내고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나다.
올해 유난히 많은 것들이 변하고,
스스로 많은 장애에 부딪칠 때마다
나는 나를 돌아볼 시간이 없음을 원망했다.
모든 것이 시간 탓이고,
모든 것은 시간 때문에 벌어진 것이며,
시간만 있다면 이 모든 것은 평화로워 질 것이라고 말이다.
과연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있을까.
그 '시간'을 만들어내는
'나'라는 존재를
외면한
시간 속에 '나'는 없었다는
그 '사실'을
인정할 '나'는 이미
너무 먼 곳에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간'을,
그 '달라짐'을 달리 볼 수 있었던 것은
'연애시대' 덕분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한 편의 드라마가 내가 고민하고 있었던 많은 것들을
함유하고 있었다.
그 속에서, 그 캐릭터들 속에서, 그 상황들 속에서
나는 상상하고, 이입하고,
열애에 빠져들었다.

뒤늦게 알게 된 이 드라마를 보느라
밤을 새면서, 나는 다른 꿈을 꾸게 되었다.
연애시대와의 열애가
나라는 인간을 다시 볼 수 있는 매개체가 되었다면 과장일까.
모든 사랑은 지나가고, 아프고, 행복하지만,
우리는 매번 사랑에 빠진다.
그것은 삶이 우리에게 주는 축복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