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상처를 받는다는 것은
삶과 죽음을 하나로 만드는 넋굿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상처란 그 넋굿의 자리로서
그것을 현재 속에 간직하는 흔적이라고나 할까.
다시 볼 때마다,
그 아픔의 과거가 ‘여기’에 살아나고
미래인 다른 하늘이 ‘지금’ 속에 가득 펼쳐지는 곳.
시간의 직선적인 흐름이 무너져 솟구치며 소용돌이치는 곳.
상처를 통해,
마침내 우리는 다른 삶을 살기 시작할 것이다.
이인성 <낯선 시간 속으로> 중에서
사진 : 영화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