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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청춘이다 - 인생 앞에 홀로 선 젊은 그대에게
김난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애초에 저자가 이야기하고 시작하듯 이 책은 대학생 독자를 염두에 두고 쓴 책이다. 대부분의 내용이 대학입시, 대학생활, 대학졸업 후 등에 관한 이야기이고 충고이고 조언이다. 첫 몇 장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읽기엔 조금 늦은 것이 아닐까. 책을 다 읽은 현재도 이 생각이 크게 틀렸다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단지 그렇다고 넘기기엔 뒷맛이 개운치 못하다. 개운치 못하다하여 이 책이 그렇다는 의미가 아닌다. 대학생용 책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기엔 뭔가 아쉬운 생각이 든다는 말과 비슷한 뜻이다.

  삼국지는 나이에 따라서 같은 사람이라도 주목하게되는 부분이나 공감하게 되는 부분이 다르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왠지 모르게 삼국지를 읽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대입을 눈앞에 둔 자식을 둔 저자가 대학생들을 위해서 쓴 책을 삽십 대의 내가 읽는다. 그 자체로 흥미롭다. 저자는 책 속에서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당연한 조언도 하고 나라면 절대하지 못할 조언도 한다. 이걸 과연 대학생이 이해할 수 있을까 싶은 말도 하고 내가 그 당시에 이걸 알았다면 어땠을까하는 말도 한다.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을 이십 대로 보냈다가 삼십 대로 보냈다가 고등학교 시절로 보냈다가... 관점을 달리 할 때마다 글에서 느껴지는 바가 달랐다.

 

저자는 대학생활 전후에 관한 전반적인 고민들에 대해서 편한 이야기로 가슴에 와닿는 충고를 해준다. 하지만 그 편한 이야기 안에는 작은 디테일들이 살아있다. 그 작은 디테일들을 느낄 수 있다면 이 책의 또 다른 면을 발견할 수 있을테지만 그 작은 디테일들은 이제 막 대학생활을 시작한 사람들이 느끼기엔 조금 무리가 있어보인다. 아마도 나이라는 안경을 쓰고 봐야 보이지 않을까. 나이? 아니다 나이라는 이야기보단 경험이라는 이야기가 더 맞겠다. 그 미묘한 이야기를 공감할 수 없다면 이 책은 흔히 서점에 깔린 조언, 상담책과 다를 것이 무엇인가. 단지 조금 유명한 김난도라는 사람이 해줄 수 있는 당연한 말들일 뿐인 것을...

  처음 느낌은 자기계발서처럼 포장되어있지만 나에겐 즐겁고 재미있는 소설책 더 가까웠다. 분류자체가 에세이니까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어쨌든 이 책을 사십 대에도 꺼내서 읽어본다면 또 다른 느낌이 있을까? 아니다 내가 이 책을 이렇게 복잡하게 받아들이는 이유는 어쩌면...

 

청춘이 이미 지났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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룬의 아이들 - 윈터러 7 : 새벽을 택하라
전민희 지음 / 제우미디어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판타지 소설을 읽는 사람이 기대하는 것은 무엇일까. 모르긴 몰라도 주인공의 성장을 통해서 느낄 수 있는 쾌감과 다양하고 내가 경험해보지 못할 비현실적이고 놀라운 이야기에 대한 간접체험이 가장 크다고 본다. 
  하지만, 주인공 보리스의 파란만장한 모험기이자 성장 스토리가 주 내용이 되는 룬의 아이들을 읽는 동안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생각이 있었다.  

“불편한 책이다. 아니 주인공을 보고있기 불편하다.” 

재미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흠잡을 데 없는 책이다. 진네만 가문의 항쟁과 가족사, 그 사이에서 생겨난 아버지와 삼촌의 반목, 아버지와 형제를 잃고 사람들에게 배신당하는 주인공 보리스, 우여곡절 끝에 스승을 만나 비밀의 섬에 들어가서 겪게되는 신비로운 이야기들.
  끊임없이 연결되는 새로운 이야기, 그리고 이야기를 꾸려나가는 등장인물들은 각기 다양하고 독특한 개성으로 잘 표현되어 있었다. 물론 그 안에서 판타지적인 요소도 잘 어우러져 있었다.
  스토리의 진행이 재미있었기에 멈추지 않고 끝까지 읽었지만 정작 내가 이 책을 통해서 느낀 감정은 위에서 이야기한 불편함이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는 그 순간까지도 난 이 불편함을 떨쳐내지 못했다.

왜 그런것일까?

아마도 이렇게 생각하게 된 가장 큰 요인은 주인공의 나이가 아니였나 싶다. 주인공 보리스의 나이가 너무 어리다는 것이다. 본래 소설 속의 주인공 나이란 전혀 문제되는 요소라고 할 수 없다. 문제가 되어서도 안된다. 어디까지나 작가가 창조한 세상이니 그 세상 안의 주인공이 몇 살이든 상관이 없다는 건 당연한 이야기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은 느낌이 조금 다르다. 아버지에게서 얻지 못한 신뢰, 형의 죽음, 그리고 반복된 배신 등…... 이야기의 초반, 주인공이 처한 상황을 설정하기 위한 각종장치들을 지나치게 짧은 기간안에 응축해놓은 것이 문제였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그 장치들의 결과가 미치는 대상이 다름아닌 열 살을 갓 넘긴 소년이라는 점은 더 큰 문제였다. 
  글쓴이의 의도를 어느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의식이 완전히 자라지 못한 시기의 사건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그 인물의 인생 전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 그렇기 때문에 사건과 인물간의 연결고리를 특별한 장치 없이도 매우 단단하게 만들어줄 수 있고 그런 연결고리는 이야기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상당한 힘이 된다. 즉, 별도의 설명없이도 대부분의 행동에 대한 당위성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정이입을 하기 쉽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여러 사건을 통해서 보리스의 성장을 보던 내 입장에서는 단순히 ‘그런 일이 있었구나’하고 이해하기 힘들게 만드는 요소가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나이였던 것이다. '정말 이게 아이에게 일어난 일이라고?' '더구나 그 사건을 이렇게 받아들인다고?' '그리고 이렇게 변한다고?' 이 모든 것이 너무 극단적이었다. 어찌보면 너무 잔인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주인공이 성숙해지는 과정에서 생기는 사건이나 결과 자체는 합리적이지만 그것을 얻는 대상은 이제 갓 열 살을 넘긴, 그것도 귀족에 가까운 생활을 하던 소년이었다는 점이 나와 주인공과의 거리를 벌려놓고 불편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극한의 상황을 겪음으로써 정신적으로 불과 몇 개월 만에 아이에서 어른으로 훌쩍 커버린 아이 보리스. 하지만 육체는 그렇게 갑자기 클 수 없다. 일부러 어른스러운 아이라고 생각해보려해도 이미 주인공의 사고방식은 흔히 우리가 이야기하는 불혹, 지천명, 이순 등을 넘어 세상사를 모두 알고 있는 듯한 성인(聖人)의 느낌마저 들었다.
  이렇게 주인공의 인격이 내가 생각하는 현실적인 면과 차이를 보이게되자 생기는 문제점이 하나 더 있었다. 바로 주인공의 주변에서 사건을 같이 겪어 나가는 또래의 친구들조차도 주인공 수준, 혹은 주인공보다 더 나은 수준을 보인다는 것이다.

결국 이렇게 잘 갖추어진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물들은 이야기와 동떨어진 특별한 존재처럼 느껴진다. 심지어 스토리상 절대적인 지식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일리오스마저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붉은 심장을 파괴하는 행동을 하는데 주인공은 전혀 그런 실수를 할 것 같지 않다! 주인공 보리스와 그 주변인물 몇 명은 소설의 세계관에서 살짝 어긋난, 혹은 완전히 다른 길에 서있는 존재처럼 보인다. 애초에 주인공을 스무살에 가까운 인물로 설정했다면 좀 달라졌을까? 대답하기 힘들다. 단지 아쉽다는 생각뿐이다.
  보리스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재미있지만 가슴이 두근거리지는 않는다. 마치 결말을 알고 보는 반전영화를 보는 것처럼 무언가 큰 재미가 빠져있는 느낌. 어느 순간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주인공의 이야기보단 조연에 가까운 인물들의 이야기에 더 집중하고 즐거워하던 나를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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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다이어리 - 뉴욕에 관한 가장 솔직한 이야기
제환정 지음 / 시공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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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막연한 선망의 대상인 뉴욕. 뉴요커라는 말만 들어도 뭔가 다른 세계에 사는,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 같다는 느낌이 든다면 과연 그 느낌은 어디에서 온 것이고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비교적 차분한 이야기로 우리에게 이야기끈을 하나씩 풀어놓는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힘은 책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가져가질 못했다. 책의 초반의 분위기로 끝까지 끌고갔더라면 더 재밌고 흥미롭 읽었을텐데 말이다. 제대로 뉴욕의 뒷 이야기를 책 끝까지 파헤쳐주었다면 얼마나 시원했을까. 아니 시원하다는 느낌보다는 신선하다고 해야할까. 아니다 신선이란 말도 적합치 않다. 어쨌거나 말로만 듣던 뉴욕의 살인적인 물가(사실 서울도 만만치 않다고 생각한다), 삭막한 도시 등등... 많이 듣던 이야기지만 저자가 직접 겪으면서 쓴 이야기는 차분하지만 강하게 마음속에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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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유전자 - 30주년 기념판
리처드 도킨스 지음, 홍영남 옮김 / 을유문화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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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결국 유전자를 운반하는 역할을 위한 존재이며 그 유전자는 철저하게 자신의 이익에 부합되는 행동만을 한다'

재밌는 주장이라 생각하지만(1/3도 제대로 이해하면서 읽은 상태가 아니라 책 말미엔 어떻게 정리가 되었을지 모른다) 내 머리로 내용을 이해하면서 읽어내기엔 좀 무리가 있는 책인가 싶다. '아 이런 이야기구나'하고 대충 이해하고 넘어가면 뒤에 따라붙는 이야기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튀어나와서는 안드로메다행 편도 열차에 날 밀어 넣어버리고는 정신차릴새도 없이 그냥 출발해버린다. ... 어느샌가 글자를 단지 '읽고만' 있는 내 자신을 보고선 몇 번이나 마음을 다잡고 정독했지만 결국 한달 이상을 빌빌 거리다 포기하는게 정신건강에 좋다고 생각하고 고이접어 보내드렸다. 재밌는 사실을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줬다는데 의의를 두고 일단은 언제 꺼낼지 모를 저 구석으로 책을 밀어두었다.(미안해 리처드형. 나도 노력 많이 했어...)

언젠가 다시 머리가 좀 맑아지면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책인데...그게 언제가 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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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본사람 탐험기
박종현 지음 / 시공사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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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찮게 읽기 시작한 책이였는데 읽고난 지금의 느낌은 딱히 어떤 설명의 말이 필요없다. 재밌다. 마냥 재밌게 읽었다. 이런류의 책이 꽤 나오는 편이지만 끝까지 일관된 느낌으로 글을 전개하는 소개서(?)는 많이 보지 못했다. 책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경험과 한국의 정서등을 예로 들거나 혹은 일본 현지의 친구들의 반응을 예로 들어가며 마치 일본사람에게 직접듣는 듯한 느낌을 받게 만든다. 또한 특별히 꼬아놓지 않은 간결한 느낌의 문장은 책의 페이지를 계속 넘길 수 밖에 없게끔 만든다.

어떻게 보면 특별할 것도 없는 일본, 하지만 우리와는 너무 다른 느낌의 일본, 알고보면 완전히 다른 세상인거 같은 일본... 그 작지만 큰 궁금증들을 재미난 입담과 예들로 가득 채워놓은책이다. 약간 흠이라면, 재밌고 금방 읽혀져서 돈주고 보기가 아깝달까.

출간된지 꽤 된 책임에도 '일본, 일본인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가 궁금하다면 부담없이 읽을만한 책인거 같다. 그렇다고 저자의 견해가 모두 사실은 아닐테지만... 결론은, 재밌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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