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한 양말
마리아순 란다 지음, 유혜경 옮김, 페데리코 델리카도 그림 / 새터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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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겅퀴를 본 적 있어? 겉의 잎사귀는 몹시 단단하지만 하나씩 잎사귀를 떼다 보면 스펀지케이크처럼 보드라운 봉오리가 나오지.

그래서 우리는 주변 상황과 우리가 느끼는 것을 이해할 수 없을 때에도 행동해야 한단 말이야.

단단하고, 듣기 싫고, 쓸데없는 말의 껍데기를 벗기고 속의 알맹이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부드럽고 상냥하고 진실한 말 말이야. 그런 다음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 거야."

 

양말이 자살했다. 4층에서 뛰어내려서..

지긋지긋한 폴리니오 씨의 집을 벗어나 새로운 생활을 해 보기로 결심한 양말은 형을 남겨두고 뛰어내린다.

그리고 이전과는 다른 세상으로의 모험을 시작한다.

 

표지는 많이 보았는데 후루룩 넘겨보아도 될 정도로 내용이 짧았다.

하지만 그 안에서 양말이 만나는 사람들과 장소들을 네 단계로 나누어 표현하면서

나름대로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 주고 있는 작품이었다.

마치 어릴 적 읽은 우화같기도 한 이 책.. 읽어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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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수의 결사단 - 전2권 세트
훌리아 나바로 지음, 김수진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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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리스도의 시신을 감쌌던 세마포, 그리고 고대 왕국의 신하인 조사르는 와병 중인 왕을 위해 세마포를 가져다가 왕에게 덮고

왕의 오랜 병은 씻은 듯이 낫는다. 세마포에 나타난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 때문에 세마포. 즉, 수의는 왕국의 보물이 된다.

하지만 왕이 죽으면서 기독교에 대한 탄압이 시작되고 조사르는 수의를 지키기 위해 손자를 통해 성 수의를 빼돌린다.

수천년 동안이나 이어진 성 수의에 대한 이야기로 성 수의를 빼앗긴 고대 왕국의 후손들인 우르타 인들과

돈으로 수의를 구입했던 템플 기사단의 이야기가 얽혀지며 서로 성 수의를 빼앗기지 않고 보존하려는 이야기들.

그리고 성 수의가 보관된 토리노 성당에서 자주 발생하는 화재. 그 화재 속에서 불타 죽은채  발견되는 지문이 다 타고 혀가 잘려나간 시신들.

그리고 마르코 반장이 이끌고 소피아 갈로니 박사가 보좌하는 예술부(경찰)이 얽히며 벌어지는 이야기.

 

기독교인으로써 예수 그리스도의 수의를 성스럽게 여기는 것에 대해서는 이해가 가지만 한편으로는,

그리스도 그 자체가 아닌 옷에 집착하는 모습이 좀 이상하게 보이기도 했다.

아마 가톨릭과는 갈라져 나온 개신교이기 때문일 것이기도 하고,

가톨릭의 그러한 성물 숭배가 교회의 부패와 이단화를 가져왔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신실한 가톨릭도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결국은 세상의 권력 암투와 별 다르지 않은

템플 기사단과 우르타 인들의 암투를 보며 마음이 답답해지는 것을 어쩔 수가 없었다.

 

이미 예수님은 부활하셨는데...

언제까지 죽은 예수님에만 머물러 있을 것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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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엠 넘버 포 1 - 로리언에서 온 그와의 운명적 만남 로리언레거시 시리즈 1
피타커스 로어 지음, 이수영 옮김 / 세계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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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언이라는 행성에서 온 아이들..

이웃 행성인 모가도어 인들의 침공으로 폐허가 된 로리언을 떠나 지구로 온 9명의 아이들.

이 아이들은 일정한 시기가 되면 능력(레거시)이 나타나는 특별히 선택된 원로가 될 운명을 지닌 아이들이다.

9명의 아이들은 1명씩의 가드와 함께 총 18명이 로리언을 출발한다.

그들이 출발하고 곧이어 로리언이 폭발하고..

아이들은 레거시가 나타날 때까지 지구인들 사이에 섞여서 모가도어인들의 습격을 피하고 있다.

우주선이 출발 전 마지막 원로가 건 보호마법으로 이 아이들이 한 군데 모이지 않는한

모가도어 인들은 반드시 순서대로 아이들을 죽여야 한다.

 

아홉살, 발목에 타는 듯한 고통을 느끼며 첫번째 아이가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리고 너무도 어이없게 블로그에 글을 올린 두번째 아이도 곧 죽고

끝까지 도망치던 세번째 아이도 함정에 빠져 죽는다.

그리고 나는.. 넘버 포..

 

나는 이제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로 한다.

바로 남은 아이들을 모두 모으는 것.. 레거시가 나타나기 시작하였고 우리가 힘을 합치면

모가도어 인들과 싸워 고향 별 로리언을 되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넘버 포는 새롭게 이사한 지역에서 사랑하는 소녀를 만나고 마는데...

 

넘버 파이브부터 나인까지...

그 아이들은 어디에? 넘버 포는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읽는 내내 흥미진진했다. 이미 영화로도 만들어졌고 알렉스 페티퍼(비스틀리 주연)가 등장하던데.. 궁금하다.

책은 총 6권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는데 아직 한국에서는 4권까지만이 번역되어 나온 상태이다.

뒷권이 무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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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아름다운 나라 문학동네 청소년 1
김진경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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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두려움이야말로 가장 무서운 발톱 마음에 들어와 박힌 발톱

그 발톱에 짓눌려 나는 늘 제자리를 맴돌고 나의 미래는 사라져 버리네

없어 두려움이 가져오는 미래는 없어 바꿔 네 마음을 바꿔

네 마음에 박힌 발톱을 털어 버려! 네 마음의 두려움을 털어 버려!

                                                                      -이카루스의 노래 중에서"

 

시계모자가 지배하는 세상. 학생들은 집중력 향상을 위해 모두 시계모자를 쓰고 이 일은 국가와 정부차원으로 확대되어 모든 사람이 시계모자를 쓰도록 한다.

시계모자를 쓰지 않은 사람에겐 알게 모르게 불평등을 주고 대한민국의 표준시마저 다른 나라들에 맞추어 밤에 활동하고 낮에 자게 하는 시스템이 되어 버리고..

시계모자를 쓰지 않아 특수반으로 분류된 진이와 신지, 인수 등 여섯 명은 함께 시계 모자를 반대했던 친구 기우를 떠올린다.

기우는 시계모자를 처음 쓰자고 할 때, 그것에 반대하는 인터뷰를 해서 전국적으로 유명해졌고 시계모자를 쓰지 않은 아이들의 모임 카페를 만들어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기우의 닉네임은 이카루스. 그런데 어느 날, 시계모자를 쓰라는 압박을 받는 아빠로 인해, 엄마가 많이 아프게 되고 기우는 엄마의 죽음을 맞게 된다.

할 수 없이 시계모자를 쓰게 되는 기우. 특수반 아이들은 기우가 배신했다고 하지만 진이와 신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한편, 시계모자의 부작용이 여기저기서 드러나고 시계모자 때문에 환각을 보는 아이들을 강화학교라는 곳에 보내어 격리하는데...

 

특수반은 기우가 써서 비둘기 다리에 묶어 보낸 구해달라는 메시지를 보게 되고,

기우가 강화학교를 탈출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과연 이카루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시계모자의 진실은 무얼까..

아이들이 겪고 있는 작금의 입시현실에 대한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고 생생한 묘사를 통해

아이들의 목소리를 전달해 주는 책이었다. 읽는 내내 나마저도 가슴이 답답해졌다.

 

정말 요즘 아이들은 안타깝고 슬프다. 물론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마치 감옥에 갇힌 듯

입시경쟁위주의 사회가 주는 부담감에 싸여 하루종일 학교 학원 독서실 집을 오간다.

집은 그나마 여관처럼 잠만 자는 공간이 된지 오래고, 중학생의 건강을 위해 필요한 수면시간이 9시간 15분이라고 하는데.

잠을 못자고 좁은 공간에 갇혀 계속 밀어붙이는 식의 공부를 하다보니 아이들의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

학교 폭력 사건의 대책은 가해자들을 처벌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사회구조와 억압된 학습환경을 바꾸고 아이들이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는 교육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정말로 자유로운 사고를 키운다고 하면서 하는 정책은 논술평가 강화.

평가로 하면 하겠지 하는 안일한 탁상물림의 교육정책이 얼마나 아이들을 병들게 하는지 모른다.

 

숨쉴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주고 스스로의 꿈을 찾도록 방향을 잡아주고 길을 제시해 주는 것이 어른의 역할인데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조차 주지 않고 무조건 강압과 억압으로 주입식 교육을 시키는 것은 절대로 해답이 될 수 없고

이런 상태가 길어질 수록 학교의 문제와 학생들의 문제는 점점 더 심해질 것이다.

정책입안자들이 정신을 차렸으면 좋겠다. 학부모들이 아이들의 숨통을 틔워주었으면 좋겠다.

교사들이 아이들을 진짜 사랑하고 돌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좋겠다.

이 책을 보면서 가슴 한 켠이 답답하고 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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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디 가?
장 루이 푸르니에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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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창 히트치고 있는 예능프로그램에 관한 책이 아니다. 장 루이 푸르니에 라는 이름의 희극작가이자 배우가

그동안 고백할 수 없었던 자신의 두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책이다.

그의 아들인 마튜와 토마는 둘 다 장애아다.

태어나자 마자 눈조차 맞출 수 없던 마튜. 근무력증과 척추가 아래로 아래로 휘는 특이한 희귀증상으로

오랜 시간을 살지 못하고 일찍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살아 있는 동안도 부모에게 아이를 키우는 기쁨을 주진 못했다.

그렇다고 장 루이가 아들을 사랑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그냥 이런 일이 내게 일어나야 하는 것에 대해서 어려운 마음을 가졌지만

그리고 농담을 하면 모두가 자신을 이상한 듯 바라보는 것이 싫었지만 농담하고 놀려댔어도 그는 아들을 사랑했다.

그리고 태어난 둘째 아들.  환한 미소와 귀여운 배냇짓..  이제서야 아이를 키우는 기쁨이 무엇인지 맛보고 있다고 친구에게 편지를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알았다. 둘째인 토마 역시 큰아들 마튜처럼 장애아로 태어났음을..

 

그는 감사한다. 이 험난한 세상에, 공부해야 할 것 많은 세상에 아이들이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고

아무것도 배우지 않아도 되서 다행인지도 모르겠다고..

그리고 계속해서 자신의 장애가 있는 아들들에게 농담을 건네고, 그들을 대상으로 농담을 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것이 끔찍한 일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그는 아버지이고 아들들을 사랑한다.

단지 세상이 그를 이해못할 뿐이다. 아들들을 보면서 농담을 할 때, 장애가 있는 아들들에 대한 농담을 하는 것을 이해받지 못할 뿐..

그래도 장 루이는 꿋꿋하게 아들들을 지켜본다.

백번, 천번씩 되풀이되는 "아빠 어디 가" 라는 질문에 성실하게, 그리고 꾸준하게 대답하고

어떤 순간에는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면서

장애아를 가진 부모의 마음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독자들은 어쩌면 조금 불편해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장 루이가 말하고 싶은 건 마튜도 토마도 그냥 아이일 뿐..

부모가 사랑하는 아이일 뿐이라는 것인 것 같다. 마음이 조금 먹먹해 오는 것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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