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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만지다 - 이봉희 교수의 문학치유 카페
이봉희 지음 / 생각속의집 / 2011년 11월
평점 :
<국내 유일의 미국 공인 문학 치료사>,<한국 글쓰기 문학치료연구소 소장>,<저널치료사>,<영어학과 교수>등의 직함을 갖고 있는 이봉희님의 글 [내 마음을 만지다]를 읽다.
시치료, 글쓰기치료, 독서치료 등 문학을 통한 마음치료가 일반화된 것도 10여년은 된 것 같다. 문학치료란 한 마디로 ‘문학’을 이용하여 사람들의 정신건강을 증진시킨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사람들의 정신건강을 위한 일인 만큼 치료자의 역할과 자질 또한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하겠다.
살면서 가장 고통스러운 일 중에 하나는 바로 ‘내마음’을 다치는 일일 것이다. 사람들 마음 속에는 크든, 작든,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틀림없이 ‘상처받은 내면아이’가 있다고 한다. 건강하게 산다는 것은 바로 그 ‘ 상처받은 내면아이’를 어떻게 잘 보듬어 주고, 살펴 주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시나 문학은 우리가 스스로 표현하지 못한 여러 가지 정서, 느낌, 감정을 나의 문제처럼 표현해 주고 공감해 준다.’(p.79) '문학은 이처럼 사소하고 작은 일상에서도 경이로움과 즐거움을 발견하고 놀라워 할 줄 아는 능력을 되찾아 준다.‘(p.258)
이 책은 크게 “나와의 화해”, “너와의 화해”, “세상과의 화해”를 타이틀로 하여 구성되어 있다. 굳이 따로 구분하지 않아도 될 만큼 이 세 가지 맥락은 뗄 수 없는 관계이기도 하다.
큰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저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는 것이다. 정말로 삶의 중심이 되고, 가장 중요한 일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한다.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저자는 내가 아프면 솔직하게 아프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아픔은 살아 있음의 증거이므로 결코 수치스럽거나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억압되고 해결되지 않은 분노는 병을 부른다고 한다. 내 안의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하면 복수심이 생겨나는데, ‘묻지마 범죄’가 그 대표적인 예라 하겠다. 복수심의 대상을 밖에서 찾지 못했을 경우 자신을 희생자로 삼는 경우도 생기는데, 자기비하나 우울증 등이 그 경우다.
우리의 몸과 감정은 매우 긴밀하게 연결된다고 한다. 예를 들자면,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근심으로 뼈가 녹는다.
-저 사람은 내 목의 가시다.
-부담이 되어서 어깨가 무겁다.
-저런 모습을 보니 비위가 상한다.
-겁이 나서 오금이 저린다.
-애간장이 녹는다.
-질투심에 눈이 멀었다.
-화가 나서 가슴에 불이 난다 등의 말만 보아도 우리의 감정과 몸이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알게 된다. 마음이 아프면 분명 몸도 아플 수밖에 없다고 하는데, 근본원인은 바로 억압된 감정, 즉 분노나, 화, 슬픔 등의 감정 때문이라고 한다. 이때 ‘글쓰기’는 가장 안전하고 탁월한 감정의 분출구가 된다. 시 쓰기, 일기쓰기, 편지쓰기 등을 통하여 자신의 분노와 슬픔에게 그들이 거처할 ‘언어의 집’을 선물하는 것이다. 그 누구도 아닌 내 자신의 평화와 건강을 위해서 그래야 한다고 저자는 따뜻하게 위로해 준다.
또한, 서로에게서 상처받지 않기 위해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쇼펜하우어의 <고슴도치 딜레마>이다. 추위를 견디기 위해 가까이 다가가다가 서로의 가시에 찔려 상처를 입고 물러나고 다시 다가가면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배우게 되는 것인데, 인간관계 역시 마찬가지다. 서로 공존의 거리를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용서란 상대와 상관없이 내 안에서 나의 아픔을 치유하는 일이므로, 내 안에 가득한 분노와 원통함과 복수심을 없애고 나를 지켜나가고 내 마음의 평온을 위해서 반드시 ‘용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때 용서란 기억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기억하는 방법을 바꿔주는 것이라고 한다.(헨리 나우엔)
모든 마음치유책들이 그러하듯, 이 책 또한 읽는 이의 마음을 한결 부드럽게 위무해 준다.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내 자신에 대해 이렇게 따뜻하게 위로 받는 기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소중하다. 옆에서 누군가 어깨를 토닥이며 나의 아픔을 함께 해 주는 것 같은 느낌, 처음부터 끝까지 그런 위로가 녹아들어 있는 참 좋은 책이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인지라 늘 실족하고, 잊어버린다. 이 따뜻한 위로와 격려들을. 그래서 반복된 학습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문학과 함께 한다는 것은 곧 순수로의 회귀입니다. 문학의 힘을 통해 어린아이처럼 진지하고 솔직하며 맑은 눈길을 되찾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삶의 경이로움을 더 많이 느끼고 진정으로 ’살아서 살아있다면‘ 참 좋겠습니다.(p.259)"
저자의 바람이 곧 나의 바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