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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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처럼 꽉 찬 불안에 질식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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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학자의 아웃사이더 인생 수업 - 젊은 민들레들을 향한 한 식물학자의 힘찬 응원가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정문주 옮김 / 더숲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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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는 일, 좋아하는 일에서 최고가 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러분이 잘하는 일, 좋아하는 일 주변에 여러분의 니치가 있다.˝ -121p.g

˝최고가 될 수 있는 니치를 찾을 결정적인 방법은, 바로 ‘자기다워야 한다는 것‘이다.˝ -123p.g


˝코가 길다는 것은 코끼리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126p.g

˝인간의 뇌는 여러분이 얼마나 복잡한 존재인지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따라서 주위 사람이 한 방향에서만 보고 내린 결론을 여러분 자신마저 따라 믿으면 안 된다.˝ -128p.g

˝어린 시절, 여러분이 좋아했던 것, 기뻤던 일, 관심 있었던 분야, 즐거웠던 추억, 인상에 남는 기억은 어떤 것인가?˝ -131p.g

-> 결국 ˝자신다움˝은 어린 시절에 가장 뚜렷이 발현되는 것일까.
-> 지식과 지혜를 탐구하고 그걸 나만의 생각으로 녹여내는 일을 좋아한다. 밤새 책을 읽거나 달리기를 하며 새벽녘을 맞이하는 것을 나는 좋아한다.



˝인간은 승패를 겨룰 상대에 관해 모를 때, 직접 만들어 낸 평균이라는 환상을 꺼내 든다. 평균보다 성적이 높다거나 수입이 많다는 식으로 어떻게 하든 승패를 가르고 싶어 한다.˝ -139p.g

˝생물의 세계는 경쟁에서 패하면 사라져야 하는 냉혹한 세계다. 흔히 냉혹한 경쟁 사회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생물의 세계와는 달리 패배하더라도 목숨을 빼앗기지는 않는다.˝ -141p.g

˝져도 된다˝ -142~143p.g

˝진다는 것은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변화로 이어진다.˝ -147~148p.g
->진화는 결국 밀려난 존재들이 주도했다는 사실. 결국 경쟁을 피한 개체들이 진화를 주도한 것이다.

˝식물은 서로 빛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며 위를 향해 자라난다.˝ -160p.g
->경쟁이 없어보이는 식물계에도 치열한 경쟁이 존재하며, 그 대상은 다름 아닌 ‘빛‘이라는 사실이 재미있다.


(아기가 아이가 되고 어른이 되고 노인이 되듯)˝살기 위해 필요한 힘은 처음부터 우리 몸에 들어 있다.˝ -193p.g

˝주위를 둘러보자. 수많은 벌레, 새, 미생물이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산다는 것은 그저 그런 것이다. 지금을 살고, 주어진 지금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야 한다. 생물들은 ‘지금을 산다‘. 그 연속이다.
‘왜 사는지 모르겠다‘든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물은 하나도 없다. 주어진 시간을 살아가는 것, 그리고 생명의 바통을 다음 세대에 넘기고 죽는 것. 그것이 생물이 ‘산다‘는 것이다.˝ -195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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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학자의 아웃사이더 인생 수업 - 젊은 민들레들을 향한 한 식물학자의 힘찬 응원가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정문주 옮김 / 더숲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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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다움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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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연대기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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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너무 좋아요. 기술과학적인 묘사는 없습니다. 정신적인 부분을 강조한 SF를 찾는다면 꼭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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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연대기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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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브래드버리, 1950년 출간.

<화성 연대기>는 SF라기보다는 신화에 가깝다. 기본적으로 <스패로>같은 느낌의 SF다. 배경이 화성이라는 걸 빼면 딱히 SF적인 요소는 없다. 기술/과학적인 묘사가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말이다.

배경을 화성이 아닌 대항해시대의 신대륙 아메리카라고 해도 크게 이질감이 없을 거 같다. 화성인은 인디언으로 바꿔도 크게 다를 게 없을 것 같고. 타인의 생각에 반응해 형태를 바꾼다는 면에서 화성인을 귀신으로 대체해도 괜찮아 보인다. 이 소설은 SF인 동시에 옛날 이야기 같다. 그래서 작가는 이 책을 ˝순수한 신화˝라고 한 것이다.

결국 작가가 말하는 ˝화성˝이란 ˝순수의 장소˝다. ˝화성인˝은 ˝이상적인 인간상˝이다.
순수에 대한 동경 - 우리가 우주로 가고 싶은 이유 아닌가?

˝과학이란 우리가 설명할 수 없는 기적에 대한 탐구에 지나지 않으며, 예술이란 그 기적의 해석이기 때문입니다˝ - 146p.g

작가는 과학 기술에만 관심이 쏠리는 것을 경계한다. 과학은 세상의 탐구이며, 예술(종교)은 세상을 해석하는 방식이기에, 이 둘은 적절히 융합되어야 한다고 한다.

화성인은 색채를 생명 그 자체로 받아들이며, 훌륭한 예술작품에 감탄할 줄 안다.

˝삶의 이유는 생명 그 자체˝ 라는 것. 과학보다 예술(정신, 종교)에 중심을 둔 SF라는 생각이 든다.

불신은 ˝눈에 보이는 것만 믿겠다˝는 생각이다.
불신으로 인해 상상의 산물을 배척하게 된다. <어셔 2>라는 단편에서는 상상의 것들(ex_유령, 요정)을 암시하는 물건(책)을 모두 파괴해버리는데, 이는 현대의 중국이 하는 행동과 똑같다. 사회주의의 가장 큰 문제는 기술(물질)에 편중된 사고방식이 아닐까?

결국 물질에 집착하는 사고방식으로 인해 정신(예술, 종교)을 소홀히 하게 되는 것이다. 작가가 생각하는 이상향으로서의 화성이란, 정신이 물질과 동등하게 기능하는 세상이 아닌가 싶다.

기술적 묘사에 치중하지 않았기에 오히려 시대가 지나도 읽힐 수 있는 SF같다. 생각할 거리가 많고 재미있기까지 하기에 누구에게나 자신있게 권할 수 있는 책이다.


—————————————-

˝브래드버리는 평생 우주여행을 꿈꾸었지만 50여 년 동안 로스앤젤레스의 같은 집에 살면서 비행기 대신 기차로 여행을 다녔다.˝ <- 날개에 적혀 있는데 인상 깊었다. 이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를 말해주는 일화 같다.

"화성인들은 제법 순진한 자들이었던 모양이로군."

"순진해도 될 때만 순진했지요. 그들은 모든 것을 파괴하려지나치게 애쓰기를, 모든 것을 굴종시키려는 노력을 포기했습니다. 그들이 종교와 예술과 과학을 융합할 수 있던 이유도 여기에있습니다. 근원을 살펴보면 과학이란 우리가 설명할 수 없는 기적에 대한 탐구에 지나지 않으며, 예술이란 그 기적의 해석이기때문입니다. 저들은 과학이 미학을, 그리고 아름다운 존재를 파괴하도록 방치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은 단순히 정도의 문제입니다. 지구인이라면 이런 식으로 생각합니다. ‘저 그림에는 사실 색채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거야. 색채는 특정 물질의 입자가 특정 방식으로 배열되어 빛을 반사하기 때문에 만들어지는것이고, 그 사실은 과학으로 증명할 수 있으니까. 따라서 색채란내가 목격하는 실체의 일부분이라고는 할 수 없는 거지.‘ 하지만 - P146

훨씬 똑똑한 화성인은 이렇게 말했을 겁니다. ‘훌륭한 그림이군.
영감을 받은 인간의 손과 정신에서 창조된 거야. 저 착상과 색채는 생명 그 자체에서 온 거지. 이건 훌륭한 작품이야." - P147

그는 종이 한 장을 불 속으로 떨어트렸다.

"나는 삶의 방식을 태우고 있는 거다. 바로 그 삶의 방식이 지금 지구를 깨끗이 태우고 있는 것처럼 말이야. … … … 과학은 우리 모두를 너무 빨리 앞질러 달려갔고, 인간은 기계의 황무지에서 길을 잃고 아이들처럼 온갖 소도구며 헬리콥터며 로켓 따위 예쁘장한 물건들에 사로잡혀 버렸지. 잘못된 요소에 심취했어. 기계를 사용하는 방법이 아니라 기계 자체를 본질로 여기게 된 거다. 전쟁은 갈수록 커지다가 마침내 지구를 죽여 버렸지. 아무 소리도 안 나는 라디오는 그런 의미란다. 우리는 그런 모든 것에서 도망친 거야.

우리는 운이 좋았지. 더 남은 로켓도 없으니까. 이제는 너희도우리가 낚시 여행을 나온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겠구나.
지금까지 알려 주지 않고 미루기만 했지만. 지구는 사라졌다. 앞으로 몇 세기는, 어쩌면 영원히, 행성 간 여행은 불가능할 거야. - P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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