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티가 고개를 저었다. "죄송합니다, 고객님. 고객님은 아무 주식도 소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마스터 보험회사는 파산했어요." - P151

다우티가 나를 붙들고 앉혀줘서 다행이었다. 몸에 아무 힘이없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죠? 공황 때문인가요?"

"그건 아닙니다. 매닉스 그룹이 몰락한 결과입니다만... 물론 그 사실은 모르고 계시겠죠. 공황이 지난 후에 일어난 일입니다. 공황에서부터 문제가 시작됐다고 말할 수도 있겠군요. 하지만 마스터 보험사가 운영 체제 면에서 부정직하고 엉망이지 않았다면 침몰하는 일은 없었을 겁니다. 거칠게 표현하면 썩었다고 할수 있겠군요. 자산 관리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면 최소한 건질거리는 남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어요. 문제가 알려졌을 때 남은 거라고는 빈 껍데기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책임이 있는 인물은 이미 범인인도조약을 맺지 않은 외국으로 도망친 뒤였고요. 이런 말씀을 드려도 위로가 될진 모르겠습니다만, 이제는 법적으로 그런 일이 발생할 수 없습니다." - P151

물론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다. 위로는 고사하고 일단 그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아버지의 말에 따르면 법이 복잡해질수록 악당들이 악용할 기회도 늘어나는 법이니까.
하지만 아버지는 현명한 사람이라면 언제든 가진 것을 전부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도 해주었다. 현명하다는 소리를 들으려면 얼마나 자주 그 짓을 해야 하는지 알 순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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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대여 페이백] 가여운 것들
앨러스데어 그레이 / 황금가지 / 2024년 5월
평점 :
판매중지


<프랑켄슈타인>을 항상 읽고 싶었는데 이 책이 그 책과 비슷한 면이 많은 거 같다.
죽은 사람을 소생시킨다는 소재도 그렇고 주인공의 이름도 그렇고 많은 영향을 받은 것 같다.

마음에 드는 부분과 들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

소재와 이야기의 흥미도는 마음에 들지만
컨셉을 치밀하게 이어나가려는 구성적 측면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예전에 <장미의 이름> 읽었을 때도 이런 느낌을 받았는데, 컨셉을 만들고 그것을 일관되게 지키려 하는 것에서 나는 반감을 느끼는 것 같다. 소설이 허구임을 컨셉으로써 중화시키려 하나 그 컨셉이 읽는 데 굉장히 방해가 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언제 영화화가 됐는지 모르겠으나 올해 3월에 이미 우리나라에도 개봉했다고 한다.
읽어도, 안 읽어도 그만인 소설. 시간 많음 한번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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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무력한 사람들에 대한 잔인함이 결코 끝나지 않을 거라고 말해요. 건강한 사람들이 이들을 짓밟음으로써 살아가기 때문이라나요.

맬서스의 『인구론』이랑 다윈의 『종의 기원』이랑 윈우드 리드의 『인간의 순교』예요

역사: "큰 나라는 성공적인 약탈 공격을 통해 만들어지고 역사를 기록하는 자들은 대부분 정복자의 편에 서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역사는 대개 약탈을 당한 쪽이 그들의 상실로써 개선되었고 따라서 그것에 감사해야 한다는 식의 암시를 주지요. 약탈은 국가 내부에서도 일어나오. 헨리 8세는 당시 가난한 사람들에게 병원과 학교와 피난처를 제공했던 유일한 기관인 영국의 수도원들을 약탈했소. 그럼에도 영국의 역사가들은 헨리 왕이 탐욕스럽고 성급하고 폭력적이었지만, 좋은 일도 많이 했다며 입을 모아 말하지요. 그들이 속한 계층이 교회의 토지 덕에 부유해졌거든."

현대의 기업가들은 며칠 혹은 몇 주 동안 일손을 고용하는 것이 비용이 덜 든다는 걸 알게 됐소. 비고용 상태일 때 그들은 다른 고용주로부터 자유롭게 일을 구걸할 수 있지. 일을 구걸하는 자유인이 많을수록 고용주들은 자유롭게 임금을 낮출 수 있소."

기근의 시대에 접어들자 대량의 식량 비축분을 소유한 사람들이 그것을 아일랜드 외부로 반출해요. 굶주리는 사람들은 너무 가난해서 좋은 값을 지불할 수 없었기 때문이지. 영국 의회는 아일랜드 사람들이 아일랜드 곡물로 굶주림을 해결할 때까지 곡물이 외부로 반출되지 않도록 우리가 아일랜드 항구를 봉쇄해야 한다는 안건을 논의했소. 이것은 자유무역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부결되었지.

그런데 25년 전에 우리가 그것을 파괴했지. 중국 정부가 그곳에서 우리가 아편 장사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거든.

폭력으로 권력을 잡은 집단들은 언제나 더 많은 폭력으로 권력을 영속시키고 새로운 독재가 된다고 말해요.

공산주의자들은 말해요. 그 땅을 통치하다가, 모두가 필요한 것을 갖고 그것을 유지할 수 있게 되면, 자기들은 해산할 거다. 그들도, 다른 어떤 심화된 정부도, 모두 필요치 않게 될 것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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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엔 원년의 풋볼 (무선) 웅진지식하우스 일문학선집 시리즈 4
오에 겐자부로 지음, 박유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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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이면 왠지 떠오르는 소설. 초반의 악독한 난이도만 넘기면 나도 모르게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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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엔 원년의 풋볼 (무선) 웅진지식하우스 일문학선집 시리즈 4
오에 겐자부로 지음, 박유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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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다 죽는 법이라네. 그리고 100년만 지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이 어떤 식으로 죽었는지 캐내려고 하지 않아. 그러니 자기 마음에 드는 방법으로 죽는 게 제일이지."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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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Itgoes 2024-10-22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시마 유키오가 떠오르는 구절이다. 이 작품이 나오고 3년 뒤에 할복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