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아무튼, 달리기 - 아침의 달리기, 밤의 뜀박질 아무튼 시리즈 33
김상민 지음 / 위고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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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는 말했다. 진정한 고귀함이란 타인보다 뛰어난 것이 아닌, 어제보다 더 나은 내가 되는 것이라고. … … … 이 간극이 헤밍웨이가 말한 그것이라면 조금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달리며 고귀함을 느낀다. 적어도 어제보다 덜 부끄러운 사람이 되려 앞으로도 나는 계속 달릴 것이다. 그리고 더 크고 단단한 순환의 고리를 그려나갈 생각이다. 앞으로도 녹록지 않은 여정이겠지만 삶이 던지는 크고 작은 물음표에 나의 대답은 이미 준비돼 있다. 내게는 아무튼 달리기라고."

조금 느리더라도 꾸준히 하면 언젠가는 닿는다. 달리기란 원래 그런 운동이니까.

달리기의 매력은 무한한 확장에 있다. … … …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 어디로든 내다릴 수 있다. 내가 사는 곳에서 10분 거리에 존재조차 몰랐던 세계가 보물처럼 숨어 있다는 생각을 하면 이 동네가, 그리고 달리는 일이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그때면 나를 둘러싼 세계가 살아 있음을 느낀다. 특히 자연이 빚는 삶의 생기에 감각은 한껏 예민해진다. 해가 어제보다 얼마나 짧아졌는지, 집 앞 숲길의 잎들이 얼마나 무성해졌는지, 나무에 열매는 맺혔는지, 바람이 새롭게 다가오는 계절을 얼마나 머금고 있는지.



오늘은 텅 빈 머리로 여름과 가을 사이를 가로질러 달렸다. 여전히 한낮은 지긋지긋한 여름이지만 해가 지고 어둠이 찾아오자 하나둘 떠나기 시작한 여름의 공백을 가을바람이 채우기 시작했다.

최악의 컨디션 속에서 최고의 레이스를 펼치는 아이러니

멋지게 결승선을 지날 그 순간을 떠올리며 오늘도 달리기의 마일리지를 쌓아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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