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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the Red Fern Grows (Paperback)
윌슨 롤스 지음 / Yearling / 1996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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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이책을 싫어했다. 아무리 싼값에 즐기는 페이퍼백이라지만 첫장을 펼치자 마자 깨알같은 글씨가 압박해온다. 진짜 작다. 받아보고 놀라면 안된다. 이건 분명 어린이 책인데 어린이 다 도망가라고 만들었나. 표지도 구리다. 참말 사실적으로 묘사한 개 그림이다.

이 모든 읽기 꺼려지게 하는 장애물들을 뛰어넘고, 한장한장 천천히 읽다보면 야생소년 Billy와 Old Dan, Little Ann 과 만날수 있다.

전반에 잠깐 빌리가 사냥개를 가지고 싶어서 2년간 돈을 열심히 모으는것 빼고는 끝까지 coon사냥 이야기다. 사냥개 두마리와 소년이 온 곳을 쏘다니며 coon을 사냥하다가 약간의 슬픈 결말로 끝이 나는 이야기다. 읽다보니 조금은 반감도 들었다. 사냥당하는 짐승 입장은 생각안하냐. 그리고 빌리, 아버지, 할아버지의 남자들간의 연대는 끈끈하지만, 어머니는 빌리가 어디 다쳐 들어올까 안절부절 걱정만 하는 존재, 여동생은 꺅꺅대고 오빠가 챙겨줘야하는 존재로 그린것 같았다. 하지만 저녁으로 삼겹살을 먹으면서,,편하게 앉아서 먹기편하게 잘라진 고기를 먹는 나와 coon한마리를 잡기위해 온 수고를 다하는 빌리와 두마리 개 중 누가 더 인간 중심인가를 다시 생각했다.. 끝까지 저항하고 속임수를 쓰고 도망가는 coon을 사냥하기 위해 두 사냥개는 항상 최선을 다하며 죽음의 위협도 감수한다. 빌리는 오히려 두마리 개의 조력자일 뿐이다. 인간과 개의 교류도 있지만, 여기선 Old Dan과 Little Ann의 우정이 더욱 부각된다.

삽화 하나 없이 글씨만 꽉 차 있는 책이었지만, 생생한 자연을 느낄수 있었다. 나니아로 가는 통로가 옷장인 것처럼 나는 이 책을 통해 이들과 같이 coon을 사냥하러 쏘다녔다. 이렇게 각별해진 마음으로 다시금 표지를 보니,, 이보다 멋진 표지는 없을 것이다!

뒷표지에 Where the Red Fern Grows is an exciting tale of love and adventure you will never forget 이라더니 정말이지 계속해서 생각나는 이야기이다. 물론 해리포터 도 재미있는 책이지만, 뭔가 각별한 느낌을 얻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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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쇼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10월
품절


아침 명상시간에 오랜만에 만난 장군에게 꿈 이야기를 했더니 장군이 흥미로워하면서 앞으로는 꿈을 노트에 적어보라고 했다.
"왜요?"
"자꾸 적다보면 꿈을 더 많이 꾸게 돼. 꿈을 꾼다는 건 자는 동안에도 뇌가 활동한다는 건데, 그때는 생시와는 전혀 다른 부분을 사용하거든. 그래서 자꾸 활성화를 시켜주는 게 좋아. 일종의 뇌운동이랄까. 그러지 않아도 권하려고 했는데 잘됐네. '회사'에선 꿈을 적는 사람들이 많아. 손으로 적기가 귀찮으면 녹음기를 머리맡에 두고 자는 것도 방법이지. 두서없으면 없는 대로 그대로 적는 게 좋아."
그날부터 나는 꿈을 적기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꿈을 적고 명상시간에 집요하게 그 이미지를 떠올려보았다. 그러고 나면 머릿속을 물로 씻어낸 것 같은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아주 오래 전에 배웠던 혹은 읽었던 어떤 것들이 난데없이 떠오르기도 했다.-3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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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 E. M. 포스터 전집 2
E. M. 포스터 지음, 고정아 옮김 / 열린책들 / 2005년 12월
구판절판


모리스는 더럼에게 자주 편지를 썼다. 감정의 미묘한 결들을 표현하려고 애를 쓴 긴 편지들이었다. 더럼은 그런 감정들을 대단치 않게 여겼고 그 사실을 그대로 말했다. 그도 장문의 답장들을 보냈다. 모리스는 그 편지들을 항상 호주머니에 간직하고, 옷을 갈아입으면 편지도 바꿔 넣었으며, 잠을 잘 때는 잠옷에 핀으로 고정시키기까지 했다. 자다가도 깨어서 편지를 더듬었고, 방 안의 가로등 불빛을 보면서 어린 시절 그 불빛을 두려워하던 일을 떠올렸다.-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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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너에게
벌리 도허티 지음, 장영희 옮김 / 창비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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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서 사랑이라는 게 거대한 파도처럼 한 사람을 압도해서, 숨도 못쉬고 꼼짝달싹 못하게 만드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러니까, 난 요크셔에 있는 수천 명의 남자들 중의 그 누구하고도 사랑에 빠질 수 있었는데, 하고많은 사람 중에 크리스를 사랑하게 되지 않았는가. 크리스를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내 머리는 이런저런 생각으로 가득했는데 이제는 하루 온종일, 그 어떤 순간에도 크리스만 생각하고 있다는 게 신기할 뿐이다. 가끔 난 나 자신이 피와 살과 뼈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미세한 유리 조각들로 이루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래서 이 조각들은 하나하나가 한쪽은 나를 비추고, 또 다른 쪽은 크리스를 비추면서 마치 햇빛 속에 떠다니는 먼지처럼 계속 돌고 또 돌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겉으로는 그저 평상시처럼 살아가고 있고, 다른 사람들은 내게서 아무런 변화도 눈치 채지 못한다.-1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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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데이아, 또는 악녀를 위한 변명 환상문학전집 23
크리스타 볼프 지음, 김재영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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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끝, 그곳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대가를 치렀으며, 얼마나 많은 동료들이 우리 곁을 떠났던가. 뱃길을 돌리고 싶은 충동은 또 얼마나 우리를 괴롭혔던가. 끝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고향에서 고소해하며 우리를 맞이할 인간들과 서로에 대한 수치심 때문이었다. 그런데 기적의 나라, 운명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만 같은 코르키스가 바로 눈앞에 있었던 것이다.-45쪽

성스럽게 여기는 것을 건드리라는 강요를 받을 때 사람들은 강요하는 사람을 적으로 여긴다고 메데이아는 말했다. 그런 경우 사람들은 참지 못한다는 것이다.-49쪽

그다지 귀중하게 여기지 않던 물건이라도 다른 사람이 애타게 갖고 싶어 하면 갑자기 소중하게 여겨지는 법이지요.-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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