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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파워링하라 - 한국 최초 국제 마스터 코치의 맞춤형 코칭 수업
박창규 지음 / 넌참예뻐 / 201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임파워링하라(박창규 지음, 넌참예뻐 출판)' 은 코칭전문가가 코칭 이론과 실제 코칭 내용을 사례를 들어 설명한 책이다. 374페이지의 얇지 않은 책이지만 전문적인 내용에 비해 사례가 많이 실려있고 저자가 설명하는 방식이 구체적이어서 어렵다는 생각이나 지루하다는 느낌없이 수월하게 책장이 넘어갔었다. 처음 책을 딱 보았을 때 깔끔한 디자인에 반양장의 책 모양은 그런가 보다 했는데, 출판사 이름이 '넌 참 예뻐'라고 쓰여 있어서 전문서적을 출판하기에는 너무 가볍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출판 정보 페이지를 보니 올해 7월에 생긴 신생출판사이다. 의도는 잘 알겠지만, 너무 튀는 이름은 독자에게 선입견을 줄 수 있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들었다.
임파워링이라는 말은 사람들이 태어날 때부터 내면에 가지고 있는 힘인 '파워'를 이끌어내는(임-파워 EMPOWER) 과정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는 코칭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내담자가 가지고 온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둔 코칭이 아니라 상대 곧 문제를 가지고 온 사람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어 스스로 문제를 통찰하고 해결방안을 찾아가도록 도움을 주는 코칭에 관한 이야기이다.
P. 94 상대를 감정의 늪에서 구하는 공감
감정 듣기는 상대가 표현한 감정을 듣고 읽어주기다. 즉, 공감해 주는 것이다. 상대의 처지가 되어 그 느낌을 알고, 같은 주파수로 진동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상대방의 감정을 듣고 같은 주파수로 진동해 주는 공감이 왜 필요한가? 그것은 감정의 특징 때문이다. 감정의 특징 중에 가장 큰 특징은 억누르고 있으면 없어지지 않는 다는 점이다. 오히려 감정이 무시당한 느낌까지 더해져 홍수처럼 터져 올라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알아주고 읽어주면 사그라든다.
감정은 좋고 나쁜 것이 없다. 또한 일관성도 없다. 기분 나빴다가 금방 좋아지기도 하고, 그 반대도 가능하다. 옛말에 '자기를 알아 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까지 바친다.'고 했다. 이때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이란 자기 마음속에 있는 감정을 잘 이해해주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중략)
코칭은 현재 있는 곳에서 원하는 목표를 스스로 갈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목표를 향해 가고는 싶어도 헤어나기 어려운 감정의 늪에 빠져 있으면 혼자서는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 또 극복한다 해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럴 때 감정의 늪에서 빠져나와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이 '감정 읽어주기'다. 감정의 늪에서 탈출할 수 있는 심리적 에너지를 불어 넣어 주는 과정이다.
* 공감을 통해서 상대를 이해하고, 상대와 코치와 신뢰를 쌓는 것이 코칭의 기본이라고 한다. 진정한 코칭은 드러난 문제 외에 내담자 스스로도 알아차리지 못한 진짜 문제들과 자신의 힘을 질문과 대화를 통해 스스로 알아차리게 하는 것이다.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신의 힘과 비전을 찾으면 그 문제는 이미 문제가 아니라 비전을 향해 나아가는 작은 과정일 뿐이라는 프레임의 변화에 까지 도달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코치와의 공감과 신뢰이다. 코치에게 내면의 은밀한 말을 털어놓게 되기 위해서는 신뢰도 중요하지만, 그 말들을 끌어올리기 위해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마중물을 부어주는 코치의 공감어린 질문이 가장 필요하기 때문이다.
P.232 - 233
(독일 쾰른 대성당 주교의 짧은 강론) "우리는 죄의식 때문에 종교를 믿고 신을 생각하게 되는데, 그것은 잘못된 것이다. 대성당에 비유하자면, 이 큰 공간에 가득 찬 것이 사랑이라면 죄는 먼지 같은 것이다. 신은 우리에게 사랑을 주시며 사랑으로 살라고 했는데, 우리 인간은 정말로 사소한 죄 때문에 고통받고 괴로워하며 신을 찾는 것이다." (중략)
코칭에서도 스페이스와 파티클 이론이 그대로 적용된다. 스페이스는 '공간(대성당)'이고, 파티클은 '입자(먼지)'다. (중략)
이를 코칭에 적용해보면, 코칭상대가 제시한 이슈는 파티클이라 하고, 코치와 코칭 상대 사이에 형성된 코칭관계는 스페이스다. 코칭할 때 코치는 상대가 제시한 이슈를 해결해 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코칭 상대가 그 이슈의 주인이 되어 스스로 그 문제를 풀어가도록 믿어주고 지지해 준다. 코치는 상대와 이런 코칭 관계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코칭 상대에게 진정한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말하자면 코치는 파티클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스페이스를 인식하면서 코칭할 때 다른 차원의 코칭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나를 나만큼 이해해주고 내가 알지 못하는 나의 상태나 필요나 욕구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면 세상을 사는 일이 얼마나 신나고 행복할 까. 그러나 현실에서 그런 사람을 기대하는 것은 배우자나 부모에게도 힘든 일이다. 그러므로 코칭이란 정말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좋은 코치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바꾸어 줄 수 있으며 얼마나 보람된 일일까... 코치가 없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어려운 일에 처해 있는가. 지나간다. 모든 일은. 그저 손놓고 있으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되고, 원인을 알 수 없는 고통이 좀더 자주 찾아오겠지만. 차선책으로 내가 더 자주 나의 기분이나 상태를 알아차림하고 이 책에 나온 코칭의 사례들을 읽어보며 나와의 거리를 두고 객관화하며 셀프코칭을 해 본다면 내 삶의 시행착오가 줄어 갈 것이다.
나는 육개월전에 벌이가 괜찮던 십육년 다닌 직장을 상사와의 갈등때문에 박차고 나왔다. 한동안 자책감에 그리고 생계와 미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무척 힘들었다. 그때 감정이 일시적이고 일관성 없으며 좋았다가 나빠지기도 하지만 나빴다가 좋아지기도 할거라는 걸 누군가 알려주었으면 어땠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부질없이 그런 생각을 해보았다. 하지만 아마 그때는 분노 때문에 아무런 말도 들리지 않았을 것이다. 나쁜 감정들이 썰물처럼 빠진 이 때, 나는 책을 읽으면서 다시 그런 감정들이 밀물처럼 몰려올 것을 배우고 거기에 빠져 죽지않도록 '감정수영'을 배운다. 다음번엔 잘 헤어나올 것이다.
이 책의 가장 칭찬할만한 점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한 것이다. 좋은 이론이라도 이해가 덜되거나 실행방법을 모른다면 독서로 얻은 지식은 읽는 동안의 자기만족일 뿐 자기발전에 이르지 못할 것이다. 풍부하고 구체적인 사례는 읽는 이가 명쾌하게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읽다가 그 상황을 그려보게 되어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P. 142-143
<닫힌 질문의 대화>
A: 그 일 다 끝났나?
B: 아니오.
A: 내일까지 되겠어?
B: 아니오.
A: 그럼, 김 대리한테 좀 도와주라고 할까?
B: 아니오.
A: 뭐야? 한다는 거야, 안 한다는 거야?
B: 그런 말 안 했는데요.
<열린 질문의 대화>
A: 그 일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
B: 거의 다 되어갑니다.
A: 그래? 언제까지 마무리 될 수 있겠어?
B: 내일 모레면 될 것 같습니다.
A: 그렇군. 어떤 작품이 나올지 기대되네. 내가 어떤 도움을 주면 좋겠나?
B: 아, 감사합니다. 제가 일단 해보고 도움이 필요하면 요청드리겠습니다.
A: 그래. 그럼, 모레까지 수고하게.
* 이런 사례 외에도 마지막 장은 고수들의 코칭 사례라고 따로 작가외의 전문 코치들의 코칭 사례도 모아 놓았다. 사례가 많아서 이해도 쉽지만 책장도 빠르게 넘어간다. 누군가 함께 이 책을 읽은 사람들과 시간과 뜻이 맞다면 스터디를 조직해서 이 책에 관해 토의하고 실습을 해 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아쉬운대로 셀프코칭을 해본다.
* 나코치 : "그렇군. 무직 상태에서 어려움도 많겠지만 책도 많이 읽고 스스로 발전의 기회로 삼으려는 노력이 참 좋아보이네. 내가 어떤 도움을 주면 좋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