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이야기
사이바라 리에코 지음, 김동욱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린 시절의 향수만 느끼기에는 어른이 되어서까지 끊어지지 않는 악순환의 고리가 처절하다. 친구가 있어 아름다운 어린 시절에 결별하고 어른이 된 저자의 담담한 고백이 가슴아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무를 심은 사람
장 지오노 지음, 마이클 매커디 판화, 김경온 옮김 / 두레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인생에 대한 깊이 있는 단상이 녹아 있는 글이었다. 자아의 확립과 행동, 환경과 사람의 관계, 문명의 득실 등 다각도에서 인간을 들여다보게 만든다. 다만 주인공을 고결하다고 정의내리고 시작함으로써 다른 함의를 생각하기 어렵게 틀을 고정시킨 점이 아쉬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마루야마 겐지 지음, 김난주 옮김 / 바다출판사 / 201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첫 느낌은 시원하다는 거였다. 모호하게 생각하던 것을 명쾌하게 말해주니 가려운 데를 긁어준 느낌이다. 하지만 자극적인 어조가 반발심이 들게도 한다. 이분법이 통하지 않는 가치에까지 극단적으로 밀어붙이기 때문이다. 뻔한 충고를 뻔하지 않게 들리게 하는데 효과적인 어조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설가의 일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알고 있지만 어려운

 

알고 있지만어려운사이에 무슨 말을 넣을 수 있을까. 꿈꾸기, 실천하기, 몰입하기, 행동하기, 버리기, 시도하기, 극복하기, 포기하기, 다가가기, 떠나기, 사랑하기…… 어떤 말을 넣어도 어색하지 않다. 그러니 어떤이 아니라 가 중요해진다. 알고 있는데도 왜 어려운 걸까.


김연수의 <소설가의 일>은 수필 형식의 작법서다. 글을 쓰는 사람이 가져야 할 자세와 마음가짐에 대해 따뜻한 말로 친절하게 알려준다. 소설로서의 핍진성, 욕망을 은폐하는 대사, 절망이 만드는 행동 등 구체적인 지침을 주어서 작법서로만 읽어도 충분히 좋은 책이다. 그러나 수필의 형식을 취했기에 저자의 목소리는 더욱 생생해진다.


흔한 인생을 살아가더라도 흔치 않은 사람이 되자. 미문을 쓰겠다면 먼저 미문의 인생을 살자. 이 말은 평범한 일상에 늘 감사하는 사람이 되자는 말이기도 하다.

그 말에 설득력이 있는 건 이미 그들이 그렇게 살아낸 사람이기 때문이다이로써 김연수는 소설가에서 주인공으로 탈바꿈한다. 더불어 <소설가의 일>은 독자층을 소설 지망생에서 소설을 읽는 사람으로까지 확대한다. 수필 형식의 작법서는 소설가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이 된다. 모든 이야기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반영한다.그것은 소설을 쓰는 사람도 예외가 아닌 것이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면 여운에 젖는다. 그 시간은 짧을 수도 있고, 길 수도 있다. 여운이 끝나갈 무렵에 드디어 알고 있지만어려운이 등장한다. (쓰는 법을) 알고 있지만 (쓰기) 어려운, (욕망을) 알고 있지만 (행동하기) 어려운, (문제를) 알고 있지만 (해결하기) 어려운…… 알고 있는데도 대체 왜 어려운 걸까. 어떻게 해야만 하는 걸까.


사실 <소설가의 일> 53p에 그 답이 있다

결국 현대소설의 윤리는 불안을 이겨내고 타자와 공존하는 그 용기에 있는 셈이다. 이 용기는 두 번째 그룹의 개들과 마찬가지의 처지이면서도, 그러니까 모두들 안 된다고 말하고, 또 자신부터가 여러 번 실패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뭐라고 해보겠다고 나설 때 비롯한다. 용기는 동사와 결합할 때만 유효하다. 제아무리 사소하다고 해도 어떤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그건 용기가 될 수 없다.


알고 있지만어려운사이에 들어갈 말은 수없이 많다. 그 말을 다 모아놓으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그려질지도 모른다. 그것은 분명히 달콤하지도 아름답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어떤 행동을 한다면 다만 아는것에 그치지 않고, 소설 속 주인공처럼 매력적인 인물이 되어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되느냐 되지 않느냐 사이에는 단 하나 용기가 필요할 뿐이다.


지금 뭔가를 쓰고 있다면, 그는 소설가다.

지금 뭔가를 하고 있다면, 나는 주인공이다.”


어렵다는 걸 알면서도 노력할 때

그때 우리의 노력은 우리의 영혼에 새로운 문장을 쓰기 시작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피부색깔 = 꿀색 - 개정증보판
전정식 글.그림, 박정연 옮김 / 길찾기 / 201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짠맛도 나는 꿀을 재배하는 마을에서 온 아이

 

깍두기라고 하면 놀이를 할 때 이쪽 편에도 저쪽 편에도 끼지 못하는 아이를 말한다. 그래도 혼자 두지 않고 깍두기로라도 껴주니 다행이라면 다행이겠다. 놀이가 끝나면 이쪽 편, 저쪽 편은 물론 깍두기도 사라지고 아이들은 모두 사이좋게 집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인생이라는 놀이판에는 끝이 없다. 죽을 때까지 깍두기는 이쪽 편인 척 또는 저쪽 편인 척하며 살아가야 한다.


세상은 여러 가지 기준으로 이쪽 편과 저쪽 편을 나누는데, 피부색깔=꿀색은 그 중에서도 인종과 나라로 편이 갈린 세상에서 깍두기가 된 아이들, 즉 입양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작가 본인이 입양아였기 때문에 자전적인 이야기이며, 또한 다름아닌 한국계 입양아였기 때문에 우리 한국인에게도 자전적인 이야기랄 수 있겠다. 피부색깔=꿀색은 뉴스에서 가끔 화제가 되는 한국계 입양인의 성공신화를 다룬 게 아니다. 오히려 뉴스에서는 조금도 다루지 않는 일반적인 한국계 입양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피부색깔=꿀색에서는 다만 한국계 입양아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얼마나 힘들게 살아가는지를 담담한 어조로 솔직하게 풀어놓고 있다. 어째서 그들은 새 가족, 새 친구, 새 나라에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 헤매는가. 심지어 자살이라는 끔찍한 선택을 하고 마는가. 저자는 스스로 타바스코를 밥에 비벼먹다가 위출혈로 죽을 뻔했다. 그런 의문에 대해 저자는 최소한의 심정만 풀어놓고 있다. 나머지는 독자가 저자의 말을 통해 단지 짐작할 뿐이다.


이쪽인지 저쪽인지 정할 필요가 없이 애초에 어느 한쪽에 속해 있는 사람으로서는 그것을 다 이해한다는 게 무리일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기억에서 밀어내지 말고 이해하려고 하는 건, 단순히 과거 내버린 아이들에 대한 죄책감 때문만은 아니다. 그들 역시 현재 한국 사회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중요한 뿌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뿌리가 건강하지 않으면 그 사회는 건강할 수 없다. 깍두기가 있어 내 편, 네 편 없이 사이좋게 어울려 놀 수 있었던 것처럼, 단맛뿐 아니라 짠맛도 나는 꿀을 아는 아이들 역시 중요한 사회 구성원이다.


입양인뿐 아니라 해외파견 노동자, 해외이민자, 조선족, 북한동포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가 단절해버린 뿌리가 얼마나 많은지 새삼 생각해본다. 그 뿌리들을 다시 살리는 노력은 한국 사회가 지향해야 할 목표임에 분명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