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세스 안나 - 단편
배수아 원작, 변병준 글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0년 3월
평점 :
품절


평소 배수아의 소설을 즐겨 읽지만, <프린세스 안나>의 원작은 미처 읽어보질 못했다. 결과적으로 이 만화를 제대로 감상하기에는 적당한 조건이 갖추어진 셈이지만...

무엇보다 작가의 독창적이고 강렬한 그림체가 무척 마음에 든다. 특히 주인공의 안나의 눈빛은 여간해서 잊기가 힘들 것 같다. (원작자 배수아도 그녀가 궁금해하던 안나의 눈빛을 바로 이 만화 속에서 발견했다고 말한다.) 잔손이 많이 갔을 그림들이 때론 지나치게 무겁게 느껴지지만, 어차피 이 작품은 쉽게 읽히기 위해 그려진 만화는 아니지 않은가. 한컷 한컷의 높은 완성도를 감상하다 보면 작가가 만화라는 매체에 무척이나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생각이 다시금 든다.

이 젊은 작가가 강물처럼 흐를 수 있는 힘을 익혀 훌륭한 장편 작가로 훨훨 날게 될 그날을 기대해 본다. (장편에서는 그림의 힘을 조금 빼야 되지 않을까? <프린세스 안나>의 그림체가 그대로 이어지는 장편....솔직히 너무 부담스러울 것 같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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