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에 가면 좋은 일이 있어요. 문학을 좋아하면 더 좋은 시간이 될 겁니다.
http://www.munjang.or.kr/
오늘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가 있어서, 주소로 가서 맨위 끝에 문학집배원이란 배너가 있어요.
거기를 누르면, 작년, 도종환 금년, 안도현, 나희덕의 시배달이,,그리고 금년에 성석제에 이어 김연수의 문장배달이 있습니다.
가입하고 이메일을 넣어서 주문하면 월요일에는 시가,,목요일에는 문장이 배달됩니다.
----------조르바를 읽고 쓴 글이 2005년에 전국국어교사모임(http://www.naramal.or.kr/)에 올린 글이 게시판에 남아있어서 보탭니다.--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이윤기 옮김(2000), 열린책들.
크레타섬 사람 카잔차키스 그가 생전에 마련해 놓은 묘비명이 이렇습니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이므로......"
그의 화두인 '자유'를 구현한 인물 그가 그리스인 조르바입니다.
실제 인물 '조르바'는 그릇 만드는 물레 돌리는데 걸린다고 새끼 손가락을 잘라버리는 사람입니다. 책을 쌓아놓고 불을 질러버려야 인간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입니다.
책을 읽으며 새로운 구절을 발견하는일도 행복하지요. 그러나 이전에 마음에 담아둔 구절을 다시 발견하는 것도 행복한 일입니다.
저는 교사로서 자세를 이렇다고 생각합니다. 지나친 연민과 열정이(안타까운 사랑이) 자칫 가르치는 아이를 이렇게 할 수도 있다고 여깁니다. 그동안 출전도 모르고 아이들과 첫만남, 첫수업에 물음과 다짐의 자료로 사용했습니다. 이현주님의 글과 함께 ( 이현주님의 너는 나비인가, 벌인가은 끝에 붙이겠습니다)그런데 조르바에 나오는 내용인 줄 이번에야 알았습니다. 이런 내용입니다
이 소설의 서술자(카잔차키스)의 이야깁니다---190쪽
나는 어느 날 아침에 본, 나무 등걸에 붙어 있던 나비의 번데기를 떠올렸다. 나비는 번데기에다 구멍을 뚫고 나올 준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나는 잠시 기다렸지만 오래 걸릴 것 같아 견딜 수 없었다. 나는 허리를 구부리고 입김으로 데워 주었다. 열심히 데워 준 덕분에 기적은 생명보다 빠른 속도로 내 눈앞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집이 열리면서 나비가 천천히 기어 나오기 시작했다. 날개를 뒤로 접으며 구겨지는 나비를 본 순간의 공포는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가엾은 나비는 그 날개를 펴려고 파르르 몸을 떨었다. 나는 내 입김으로 나비를 도우려고 했으나 허사였다. 번데기에서 나와 날개를 펴는 것은 태양아래서 천천히 진행되어야 했다. 그러나 때늦은 다음이었다. 내 입김은 때가 되기도 전에 나비를 날개가 쭈그러진 채 집을 나서게 한 것이었다. 나비는 필사적으로 몸을 떨었으나 몇 초 뒤 내 손바닥 위에서 죽어 갔다. 나는 나비의 가녀린 시체만큼 내 양심을 무겁게 짓누른 것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오늘날에야 나는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는 행위가 얼마나 무서운 죄악인가를 깨닫는다. 서둘지 말고, 안달을 부리지도 말고, 이 영원한 리듬에 충실하게 따라야 한다는 것을 안다. 1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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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리듬, 자연의 법칙 바로 그걸 명심하겠습니다.
416쪽의 서술자와 조르바의 이야기도 좋았던가 봅니다.
조르바 우리는 구더기랍니다.라고 시작되는 부분도 읽으며 제가 접어놓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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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사물들, 사건들을 처음 보듯이 하는 능력을 가진 사나이
인간이 바로 자유라고 말하는 사나이 조르바, 그리고 그를 사랑하는 서술자 나
마침내 두 사나이는 모든 것을 잃고 크레타섬 해변에서 춤을 춘다. 춤으로 말하는 조르바의 화법을 배워 함께 춤을 춤니다. 그리고 헤어지지요. 영화에서 안소니퀸의 이 장면을 극찬하더군요. 저는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작가와 조르바, 그리고 옮긴이 이윤기씨 모두 이렇게 말합니다
"중요한 것은 자유가 아니라 자유를 위한 싸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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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조르바의 '나비'와 함께 첫수업에 쓰는 자료.
아이들에게 너는 벌인가? 나비인가?의 질문을 합니다.
벌 나비 문답
이현주
벌도 나비도 같은 꿀 먹고 사는데
어째서 벌한테는 침이 있고
나비한테는 그런 것이 없습니까?
-벌한테는 지켜야 할 물건이 있고
나비한테는 그런 것이 없어서다.
그 물건이 무엇입니까?
-쌓아둔 꿀이다.
벌도 나비도 같은 꿀 먹고 사는데
어째서 벌은 총알처럼 날고
나비는 술 취한 할멈처럼 춤을 추며 납니까?
-벌한테는 지켜야 할 물건이 있고
나비한테는 그런 것이 없어서다.
그 물건이 무엇입니까?
-왕국王國이다.
벌과 나비, 어느 쪽이
더 잘 사는 겁니까?
-둘 다 잘 살고 있다.
무엇이 잘못 사는 것입니까?
-벌이 나비처럼 살고
나비가 벌처럼 사는 것이다.
그렇게 살 수 있습니까?
-벌과 나비는 그렇게 못해도
사람은 곧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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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잘 살고 있는지?----
재미있게 시작해서
무섭게 맺는군요.
더 무서운 건
나는 혹
벌에게, 나비처럼
나비에게 벌처럼 살라고
가르치고 있지나 않는지?
간단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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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달희) 나는 조르마같은 인간이 싫어요. 자신은 더없이 자유로와서 좋겠지만, 곁에 있는 사람은 괴롭습니다. 매력은 있으나 인연을 맺으면 불행해져요. 2005/01/24 11:42 수정 삭제
조선미a
(smdan) 그래도 조르바 좋은데, 내가 감당할 수는 없지만 역시 멋진사람이잖아요. 같이사는 남편이 너무성실하고 가정적이라 고생(?)은 안시키지만 극히 표준적인 사고에 질려서 제가 조르바에 바람났나봅니다 2005/01/27 10:08 수정 삭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