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 : 신화편 - 중
주호민 지음 / 애니북스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진기한 변호사가 김자홍을 위해 구해 온 ~살이꽃들을 심은 꽃감관 사라도령과 그의 아들 할락궁이의 이야기와 성주전이 실려있는 중권. 사실 웹툰은 성주전만 읽다가 말아서 심드렁하니 읽었는데 반성했다. 왜 성주전을 읽다 말았지? 지루해서는 아닐 텐데 OTL.


사라도령은 천계의 꽃감관 자리를 받아들이기 위해 임신 중인 아내 원강아미와 먼 길을 떠난다. 그러다 천년장자의 집에 원강아미만 두고 떠나게 되고, 한 번 서천꽃밭에 들어와 꽃감관이 되면 다시는 떠날 수 없다는 것과 천년장자가 이승으로 추방된 색마라는 것을 알고 괴로움에 어쩔 줄을 모른다. 홀로 남은 원강아미는 천년장자의 정체를 알아채지만 갓 태어난 할락궁이와 어떻게 할 수가 없어 15년을 종으로 힘들게 살다 죽임을 당하고 만다. 사라도령은 원강아미가 죽은 것을 알고 이승 전체를 멸망시키기로 다짐하는데 마침 힘들게 자신을 찾아온 할락궁이를 만나게 되 그에게 원강아미를 살릴 꽃을 들려 이승으로 보낸다.


내가 생각하는 신화편 중에 가장 잔인한 얘기가 이 할락궁이전이 아닐까한다. 원강아미의 죽음도 그렇고, 복수를 위해 이승을 멸망시킬 생각을 하는 피눈물 흘리는 사라도령도 그렇고, 사라도령이 천년장자의 가족들에게 한 복수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잔인해. 하지만 그렇게 잔인했기 때문에 사라도령이나 할락궁이를 더 안쓰럽게 생각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천년장자는 뭐 인과응보지. 그러니까 저승편을 읽으면서도 늘 생각했지만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한다... ㅇㅇ.


성주전은 이승편에서 가택신으로 등장하는 성주신과 그의 부인인 터주신이 인간일 때의 이야기이다. 둘이 사는게 너무 즐거워 산 속 깊은 곳에서 살고 있는 황우양과 막막에게 차사들이 찾아온다. 목수로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황우양을 저승으로 데려가 대별궁을 짓기 위해서인데 막막부인은 시원한 이론으로 차사들을 꼼짝 못하게 해 그 일을 거절한다. 하지만 황우양이 그 궁전을 짓고 싶어한다는 것을 안 막막은 커다란 망치를 만들어 그 망치와 황우양을 저승으로 보낸다. 하지만 이렇게 무사히 끝날리는 없지. 황우양은 저승에 가다 만난 소진항은 해원맥이 만난 이상한 사람! 황우양이 저승에 있는 사이에 막막을 차지하려고 하지만 막막도 쉬운 여자는 아니지! 그 사이에 돌아온 황우양과 막막은 힘을 합쳐 소진항을 장승 안에 가둔다. 그리고 그 장면을 본 대별왕이 둘에게 이승의 신의 자리를 제안한다.


하지만 이승편에는 성주신만 등장하지. 함께 있고 싶어서 산 속으로 떠났고, 함께 있지 않으면 신도 하지 않겠다던 부분데 막막을 먼저 보내고 황우양은 얼마나 쓸쓸했을까. 사이가 좋은 사람들이 갈라지는 건 굳이 내 얘기가 아니더라도 씁쓸하다. 더군다나 둘이 영원히 함께 있을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한 대별왕의 대답이 사람들이 저버리지만 않는다면이라 이승편의 얘기가 생각나면서 씁쓸함이 파도처럼 밀려와서ㅠㅠ


중권의 번외는 철융전. 철융이 어떻게 가택신이 되었는가에 대한 얘긴데 역시나 원흉은 소별왕. 소별왕은 어떻게 따지면 조금 불쌍하기도 한데 얄미움의 강도는 그걸 훨씬 넘어서니까! 어차피 신화지만 대별왕이 이승을 다스렸으면 어땠을까란 생각이 들기도 하고.


다른 가택신들과 강림의 이야기는 하권에서 나온다. 분명히 이야기는 전부 끝났는데 다음이 궁금해지는 신기한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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