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아름다운 꽃이다 -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직접 말하는 돈과 인생이야기
박현주 지음 / 김영사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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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세 가지 투자원칙이 있는데, 이것을 비즈니스에도 적용하고 있다.
첫째, 나는 모르는 일이나 투자처에는 손을 대지 않는다. 임직원과 회의를 할 때도 모르는 이야기가 나오면 내 의견을 말하지 않는 편이다. 이런 경우 임직원들 스스로 합리적으로 결정하도록 도와준다. 부동산도 그렇다. 학창시절 나는 전세 계약을 직접 하면서 부동산에 관심을 갖게 됐다. 부동산 공부를 하면서 터득한 투자원칙은 첫째도 입지, 둘째도 입지, 셋째도 입지라는 것이다. 나는 사람들이 일하고 싶고, 살고 싶은 곳에 투자하면 반드시 성공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나는 환경이 좋은 나라에 관심을 갖고 있다. 궁극적으로 은퇴 후에는 누구나 좋은 환경에서 살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호주나 미국의 캘리포니아 같은 지역이 은퇴 후에 사람들이 살고 싶은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2005년 1월, 경기도 기흥에 위치한 미래에셋 연수원 구입을 결정할 때도 '부동산은 겨울에 봐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 판단했다. 봄, 여름에는 꽃과 나무의 푸른 잎사귀가 부동산을 감싸기 때문에 실제 가치보다 좋아 보이는 경향이 있다. -30쪽

둘째,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한다.
미래에셋 펀드의 장기투자 성과는 미래에셋이 적립식 펀드시장의 강자가 되는 데 밑거름 역할을 했다. 미래에셋과 다른 화사들의 차이는 바로 '장기적 관점'에서 나왔던 것이다.
셋째, 어떤 유혹이 있을지라도 첫째와 둘째 원칙을 반드시 지킨다. 유혹을 느끼면 일단 '내가 잘 알고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해보고 '그렇다'라는 답변이 나오면 장기적 관점에서 생각한다. 일부 부침이 있더라도 장기적 흐름이 옳다고 생각하면 거기에 몸을 싣는다. 내가 지금까지 그나마 큰 실패를 하지 않고 투자와 사업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항상 이런 식으로 의사결정을 했기 때문이다.-32쪽

나는 결코 돈을 보고 일하지 않았다. 투자를 할 때도 돈을 좇지 않았다. 내가 좇은 것은 바로 성취감이었다. 투자와 비즈니스의 성공을 통해 느낀 성취의 희열감이 나를 지금의 자리까지 이끈 것이다. 나는 투자와 비즈니스에서 성공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얘기해주고 싶다.
"돈을 좇지 말고 일을 좇아라. 그리고 성취를 통한 희열감을 맛보기 위해 원칙을 지키며 자신을 절제하라. 그러면 돈은 저절로 따라올 것이다."-33쪽

그때 내가 연봉이나 자리에 얽매여 자리를 옮겼다면 오늘날의 미래에셋은 없었을 것이다. 인생에서 돈이나 자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꿈이다. 그리고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상황이 변하면 마음이 변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꿈이 있는 사람은 상황이 변해도 초심을 잊지 않는다. '과연 내가 내 꿈을 실현할 정도의 내공을 쌓았는가'라는 물음을 던지며 자기 자신을 돌아본다. 최소한 10년은 한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카우트 제안을 받았을 때, 나는 아직 내공이 쌓이지 않았었다. 더 정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내 작은 경험에 비춰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중 하나는 '돈에 자신의 꿈을 팔지 말라'는 것이다. 꿈은 소중하게 가꾸고 키워야 할 아름다운 꽃이기 때문이다.-75쪽

자산운용업을 하는 사람은 피아노 연주자와 같다. 건반 하나만 봐서는 안 되고 내가 지금 두드리는 건반이 전체 선율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가를 가늠해야 한다. 그것도 소수의 입장에서 바라봐야 한다. 따라서 자산운용업을 하는 사람은 외로울 수밖에 없다. 홀로 그 모든 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 외로움 속에서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운동에 매달린다. 거의 중독 수준인 것 같다. 나는 운동을 통해 머리를 비우고 피아노 연주자처럼 몰입하려 한다. 이런 몰입만이 큰 산을 보게 해 주기 때문이다. 그래도 가끔은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포장마차가 그립다.-112쪽

미래에셋의 일관된 전략은 차별화이다. 나는 항상 미래에셋 경쟁력의 원천은 무엇인지, 거것을 지속 가능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고민한다. 이런 고민을 통해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를 점검한다. 전략이란 '남과 다른 그 무엇을 만드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 하지 말아야 할 것은 하지 않는 것'이다.
유구한 자본주의 역사가 보여준 교훈은 기업이든 개인이든 차별화하지 못한 존재는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음식 장사를 보더라도 그렇다. 잘되는 식당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적어도 주인은 왜 자신의 식당에서 식사를 해야 하는지를 고객의 입장에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115쪽

'소수의 입장에서 따져볼 것', '균형감각을 유지하고 시장을 바라볼 것', '항상 기본에 충실할 것', 이 세 가지는 내가 펀드매니저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말이다. 이 원칙들은 자산운용업을 하는 사람이 반드시 지녀야 할 덕목이기도 하다.
이 세 가지는 서로 맞물려 있다. 소수의 입장에 선다는 것은 장기적 관점에서 사물을 파악한다는 것이다. 균형감각은 가치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는 창이고, 기본에 충실하다는 것은 모르는 것에 투자하지 않고 아는 것에 집중한다는 의미다. 세 가지 고리의 중심에는 소수의 입장에서 사물을 보는 시각이 자리 잡고 있다. 왜냐하면 투자든 비즈니스든 다수를 따라가면 마음은 편하지만 큰 수익이나 결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130쪽

나는 마치 강의를 듣는 듯한 느낌으로 책을 읽는다. 세계적인 석학들이 나 하나만을 위해 특강을 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책을 대하면 읽는 속도도 빨라지고 요점도 빨리 파악할 수 있다. 반면 약점도 있다. 저자 이름이나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억하지 못한다. 그래서 책은 내게 하나의 잔상으로 남는다. -137쪽

지금까지 수많은 의사결정을 하고 독서를 하면서 얻은 결론은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대로, 즉 교과서대로 하면 된다는 것이다. 선진 금융기법이란 현란한 그 무엇도 아니고 어려운 기술도 아니다. 일관성을 갖고 원칙을 지키는 게 바로 선진 금융기법이다.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138쪽

한국에는 부존자원이 거의 없다. 러시아는 사회주의 붕괴 이후 사회가 불안정하고 시스템이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낙후되어 있음에도 석유 같은 에너지 자원을 바탕으로 최근 고속 성장을 일구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러한 방식으로는 성장할 수 없다. 한국은 투자하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는 나라이다. 물론 그 투자 대상은 사람, 설비 그리고 새로운 성장 동력이어야 한다. 이것이 부존자원이 없는 나라가 선택할 수 있는 미래 성장 전략이며,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은 이런 과정을 통해 이뤄졌다.
70~80년대에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이끈 것은 정부 주도의 설비투자였다.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보기드문 압축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압축 성장의 후유증으로 외환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외환위기를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른 속도로 극복한 것은 과거에 투자한 힘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과잉 설비투자가 문제시되기도 했지만, 오히려 중국을 비롯해 30억 명에 달하는 아시아의 새로운 시장이 열리면서 이들 기업은 혜택을 보게 됐다. 만일 과거에 투자해 놓은 것이 없었다면, 이런 혜택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231쪽

성장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 90년대를 거치면서 세계적인 반도체 강국으로 우리나라가 거듭날 수 있었던 것도 투자의 결과다. 반도체 시장의 강자였던 일본이 90년대 경기 불황으로 투자를 주춤하던 사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 투자는 성장의 엔진이다.
미래에셋은 성장을 위해 투자하는 기업을 높게 평가한다. 기업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이유는 길게 보면 투자자들에게도 좋은 일이기 때문이다. 투자를 통한 성장은 장기적으로 주가의 상승으로 이어지는 법이다.
-232쪽

새로운 성장 동력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새로운 성장 동력의 대표적인 예는 바이오나 대체 에너지 분야이다. 인구가 고령화하면서 바이오 분야는 가장 유망한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미국, 영국 등 선진국들은 바이오 분야를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지정하고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대체 에너지도 빼놓을 수 없다. 중국과 인도의 급성장에 따른 세계적 차원의 에너지 수요 증대와 국제 정세 불안으로 석유 등 에너지 가격은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더욱이 지구 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전 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석유나 석탄 같은 화석 연료가 아닌 환경친화적 에너지 개발이 전 지구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2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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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요즘 박현주 기분은 어떨까?
    from 한 권 한 권, 내 영혼이 차오르는 소리 2009-02-04 20:36 
    이제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미래에셋의 영향력은 너무나 막강해져 버렸다.  워낙에 많은 돈을 주무르고 있으니   그들의 움직임에 시선을 가져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너무 커지니 이제 그들을 비판하는 책도 나오고 말야.  이렇게까지 키워낸 박현주,   대단해. 정말이지.  책을 읽다보면 아직까지 실패다운 실패 한 번도 없었다.  운까지 따르는 사람.&#